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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큰 눈이 여전히 펑펑 내리고 있었다.

어두운 밤, 거센 비바람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허겁지겁 달아나고 있었다.

간격을 두고 상처에서 피가 뚝뚝 떨어져 눈 덮인 땅 위에 장미꽃처럼 붉게 피어났다.

“망할 놈의 황동해!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 다행히 내게 혈패대법이 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야.”

블랙지존은 이를 악물고 질주했다.

아무도 쫓아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그는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창백한 얼굴에는 아직도 겁을 먹고 있었다.

황동해가 마지막으로 공격한 그 강기는 그야말로 극에 달했다.

몇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그의 호체강기를 격파했을 뿐만 아니라, 옷 속의 자금보갑도 깨뜨려 그의 등에 뼈가 깊게 보이는 상처를 입혔다.

사실 자금보갑이 없었다면 방금 그 강기는 충분히 그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었다.

‘5대 마스터, 과연 무섭군.’

다행히 그는 살아남았고 놀라운 소식도 얻었다.

콜록콜록...

블랙지존은 피를 뱉어내고 중상을 입은 몸을 억지로 지탱하며 은신처로 달려갔다.

10분 뒤, 블랙지존은 뜰의 담을 넘어 은밀한 작은 뜰에 들어갔다.

“누구야?”

막 땅에 떨어지자마자 어둠 속에서 갑자기 복면을 한 여자 몇 명이 나타났다. 저마다 손에 쇠칼을 들고 살기등등했다.

“나야.”

블랙지존은 망토를 벗고 정체를 드러냈다.

“사부님?”

몇 사람이 보자마자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연홍은?”

블랙지존이 나직이 물었다.

“연홍선배는 홀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한 여자가 답했다.

“계속 경계해! 조심해!”

한 마디 던지고는 블랙지존은 빠른 걸음으로 홀로 향했다.

그 시각, 홀 안.

빨간 옷을 입은 설연홍이 물동이에 정신을 집중하여 보고 있었다.

물동이 안에서 독한 전갈 한 마리가 지네와 서로 물어뜯으며 공격하고 있었다.

그녀는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

“연홍아!”

그때 문이 열리고 온몸이 피로 물든 블랙지존이 비틀거리며 들어왔다.

설연홍은 안색이 변하고 급히 다가가 부축했다.

“사부님! 왜 이렇게 다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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