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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꺼져요!”

조선미의 대답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조금 전까지 환하게 웃던 청풍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조선미가 그의 체면을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청풍은 무극문의 수석 제자이자 사람들이 인정한 무도 천재다. 평소 어딜 가든 사람들이 치켜세우기에 바빴고 그를 무시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런 그가 오늘 먼저 혼담을 꺼냈는데 단칼에 거절당했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선미야, 무례하게 굴어선 안 돼.”

조군수가 바로 호통치더니 미안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

“청풍 씨, 우리 딸이 충동적으로 막말을 한 것이니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어쨌거나 상대는 무극문의 수석 제자이기에 체면을 어느 정도 세워줘야 했다.

“족장님, 전 얼굴도 잘생겼고 능력도 뛰어나서 조씨 가문의 사위가 될 자격이 충분하지 않나요? 오늘 제가 진심으로 혼담을 꺼냈는데 고작 이런 태도인가요?”

청풍이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오해했어요, 청풍 씨. 사실 제 딸에게는 이미 결혼할 남자가 있거든요. 두 사람 아무래도 인연이 아닌가 봐요.”

조군수가 고개를 내저었다.

“결혼할 남자가 있다고요? 그게 누군데요?”

청풍이 잠깐 멈칫했다.

“여기요. 바로 이 젊은이 유진우 씨입니다.”

조군수는 손을 내밀어 소개했다.

그 순간 모든 이들의 시선이 전부 유진우에게 쏠렸다. 유진우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진짜든 가짜든 절대 까발려서는 안 된다.

“유진우?”

청풍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사실 그는 들어온 순간부터 유진우를 주의 깊게 봤었다. 원래는 그저 조씨 가문의 일반 제자인 줄 알았는데 조선미의 약혼남이라는 소리는 정말 뜻밖이었다.

자세히 훑어보니 얼굴이 좀 잘생긴 것 말고는 딱히 눈에 띄는 점이 없어 보였다. 옷차림이나 분위기도 평범했고 무사의 강한 기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청년이 지녀야 할 활기마저 없어 보였다. 정말 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 같았다.

“족장님, 저 사람은 무슨 자격으로 족장님의 따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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