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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뒤에 있던 건장한 사내들이 대놓고 희롱했다. 하나같이 건방지고 음흉한 표정이었다.

“큰 아가씨, 우리 그냥 갈까요?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황백이 주눅이 든 얼굴로 나지막이 설득했다.

“뭘 그렇게 당황해해요? 여긴 조씨 가문인데 설마 이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겠어요?”

황은아가 두 눈을 부릅떴다. 아버지의 이런 소심하고 겁이 많은 모습이 그녀는 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이 일어났다 하면 무서워 움츠러드는 게 무슨 남자란 말인가?

“내가 아직 화를 내기 전에 멀리 꺼지는 게 좋을 거야.”

조선미의 표정이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어! 성깔도 있네? 마음에 들어.”

텁석부리 남자는 아래턱을 어루만졌다.

“이봐, 예쁜이. 네 옆에 있는 저 두 겁쟁이는 널 지켜주지 못해.”

그러고는 유진우와 황백을 힐끔거렸다. 한 사람은 기생오라비이고 다른 한 사람은 순종적인 늙은이기에 전혀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나 혼자서도 너희들을 상대할 수 있어.”

황은아가 갑자기 상을 탁 치면서 일어났다. 요 며칠 유진우의 가르침을 받은 덕에 그녀의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자신감도 넘쳤다.

“예쁜이가 오빠와 놀겠다면 거절할 이유가 없지. 하지만 침대 위가 가장 좋지 않을까?”

텁석부리 남자가 음흉하게 웃었다.

“너!”

수치스러움과 분노가 한꺼번에 밀려온 황은아가 손을 쓰려던 그때 황백이 그녀를 말렸다.

“은아야, 충동적으로 움직여선 안 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지.”

“아빠는 왜 매번 이러세요? 밸도 없어요?”

황은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난 그저 네가 다칠까 봐 그러지.”

황백이 멋쩍게 말했다.

“절 신경 쓸 필요 없으니까 저리 비켜요.”

황은아는 아버지를 밀어내고 텁석부리 남자를 향해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 이참에 색을 밝히는 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펑!

그런데 황은아가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뻗었지만 굉음과 함께 텁석부리 남자에게 손쉽게 잡혀버리고 말았고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다.

“뭐야?”

황은아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제야 이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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