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방금 우리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누군가가 사도현이 아서원에서 밥을 먹는 것을 봤다고 해요. 엄마와 이모는 이미 서둘러 갔으니 우리도 빨리 가요.”단소홍이 대답했다.“사도현? 이 사기꾼이 감히 나타나다니?”이청아는 눈썹을 찡그렸다. 얼마 전, 부도난 건물의 그 땅이 하마터면 이청아의 가족을 파산시킬 뻔했지만, 결국 호구인 유진우가 다 뒤집어썼다.그래서 사도현에 대해 그녀는 유달리 불쾌했다.“유진우, 멍하니 있지 말고 당장 운전해. 오늘 반드시 사도현이 사기 친 돈, 전부 돌려받을 거야!”단소홍은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씩씩거리며 말했다.“부도 건물은 이미 내가 인수했고 너희들은 손해를 본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거야?”유진우가 좀 이상해하며 물었다.“허, 무슨 소리하는 거야? 사도현 같은 사기꾼은 처벌받아야 돼. 우린 하늘의 뜻을 받아들여 정의를 행해야 해.”단소홍은 엄숙하게 말했다.“그래?”유진우는 웃기만 할 뿐 단소홍의 의도를 간파하지 않았다.하늘의 뜻을 받아들여 정의를 행하는 것은 당연히 허튼소리이다. 아마도 사기를 당한게 내키지 않아 사도현에게서 돈을 좀 얻으려고 하는 것 같다.차를 갈아타고 세 사람은 재빨리 아서원으로 향했다....아서원은 환경도 좋고 서비스도 좋으며 음식도 맛있지만 가격이 비싼 중식당 집이었다.이때, 아서원의 어느 VIP룸에서 번쩍번쩍한 차림의 사도현이 몇몇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도현아, 내가 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게.”이미 술을 먹은 지 좀 된 동그란 얼굴의 한 남자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최근 들은 내부소식인데, 부도 건물 쪽 땅을 곧 중점적으로 개발한다고 해. 그래서 지금 값어치가 점점 오르고 있대.”“뭐라고? 중점 개발?”그러자 사도현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아민아, 농담이지? 그 땅은 방치된 지 몇 년인데 어떻게 정부가 중점 개발을 할 수 있겠어?”“진짜야.”동그란 얼굴의 남자는 진지하게 말했다.“우리 아버지가 정부 쪽 사람이야. 이 소식은 이미
“사기꾼, 돈 갚아!”장경화는 들어서자마자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안색이 매우 흥분하였다.그녀는 더욱 기세를 올리기 위해 덩치가 크고 허리가 둥근 무지막지한 여자 몇 명을 청했다.“당신들이 왜 여기에 있어요?”사도현의 안색이 변하더니 왠지 제 발이 저렸다.‘밥 한 끼 먹는데 누가 문을 막다니.’“흥, 우리가 오지 않으면 어떻게 너 같은 사기꾼을 잡을 수 있겠어?”장홍매는 눈을 부릅떴다.“맞아, 우리 돈을 사기치고 여기서 먹고 마실 낯짝이 있다니,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네.”장경화는 두 손으로 허리를 짚었다.“도현아, 이 아줌마들은 누구야? 내가 대신 쫓아낼까?”몇몇 친구들은 좋지 않은 얼굴을 했다. 지금 사도현은 그들의 돈줄이니 당연히 잘 보여야 했다.“괜찮아, 아는 사람이야.”사도현은 눈동자를 굴리다가 무슨 생각이 난 듯 급히 말했다.“너희들 먼저 돌아가, 난 사적인 일을 처리할 게 있으니 다음에 너희들에게 밥 사줄게.”말을 하고 사람들을 돌려보냈다.“사도현, 무슨 수작을 부리든 돈부터 빨리 갚아!”장홍매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아줌마, 할 말 있으면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요. 왜 이렇게 화를 내세요?”사도현은 미소를 지으며 내친김에 그녀들에게 차를 한 잔씩 따랐다.“수작 부리지 마, 이 사기꾼아!”장홍매는 가차 없이 찻잔을 뒤집었다.“아줌마, 이해가 안 되네요. 제가 뭘 속였다는 거죠?”사도현이 짐짓 의혹을 제기했다.“왜, 이제 와서 변명할 셈이냐?”장홍매가 눈을 부릅떴다.“사도현, 시치미 떼지 마. 그럼 다시 기억나게 해 줄게. 일주일 전에 네가 우리더러 부도 건물 땅을 사게 하여 총 2백억이 넘는 돈을 사기 쳤잖아. 자, 이제 기억났지?”장경화가 예의 주시했다. 부도 건물 쪽 땅은 하마터면 본전을 잃을 뻔했고, 지금까지도 장경화는 밤에 악몽을 꿨다.“아줌마, 두 분 다 오해했네요.”사도현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일부러 애원했다.“그건 모두 제 친구가 한 짓이에요. 부도 건물로 말할 것 같으면 사실 저도 피
그녀들이 기세등등하게 나타난 것은 빚을 독촉하기 위해서였고, 심지어 폭력적인 방법으로 빚을 강요할 각오까지 되어 있었다.사도현이 감히 수작을 부리기만 한다면 그녀들은 방망이로 때릴 생각이었다.하지만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했을 뿐 아니라 말끝마다 손해를 메꾸어주겠다는 말을 할 줄은 몰랐다.두 사람은 잠시 동요하지 않을 수 없었다.‘설마 사도현이 정말 결백하다는 말인가?’“사도현, 네가 피해자라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이 생겨나 빚을 갚을 수 있겠어?”장경화가 의혹을 제기했다.“돈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빌려줄 사람이 있어요.”사도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나갔다.“제가 서울에서 인맥이 좀 있는 편이라 친구들을 많이 알고 있어요. 아까 그 사람들 다 봤죠? 제가 그 사람들에게 밥을 사준 것도, 돈을 빌려 당신들이 받은 손해를 갚아주기 위해서예요.”이 말을 듣고 두 사람은 마침내 감동의 표정이 역력했다.돈을 빌려서라도 빚을 갚는다니, 이 인품은 정말 말할 것도 없다.보아하니, 확실히 그녀들이 오해한 것 같았다.“도현아, 그럼 돈은 빌렸니?”장홍매는 말투가 누그러져 떠보며 물었다.“빌렸어요. 때마침 당신들이 사기당한 돈을 갚을 수 있어요.”사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우리도 급하지 않아. 돈이야, 너만 괜찮으면 천천히 갚아도 돼.”장홍매는 멋쩍게 웃었다.“맞아 맞아, 방금 우리가 충동적으로 너를 오해했네,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장경화도 덩달아 좋게 말했다.“아니에요, 다 제 탓이죠. 당신들까지 힘들게 했으니. 남자라면 책임져야죠, 지금 바로 계좌이체 해줄게요.”사도현은 말하며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냈다.“에헤이, 가족끼리 뭘 그렇게 서둘러?”장경화는 싱글벙글 웃었다.“내 은행 계좌 번호는 622700030...”“잠깐만요!”비밀번호를 절반 입력하다가 사도현이 갑자기 멈추고 언뜻 깨달은 듯이 말했다.“아줌마들, 돈은 돌려드릴 수 있지만, 부도 건물 땅의 소유권은 저에게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그걸 왜 원하
“어,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그 바보가 벌써 왔네.”장경화의 말이 막 끝나기 무섭게 아서원 입구에서 세 사람이 마침 걸어 들어왔다.바로 유진우, 이청아, 단소홍 세 사람이다.“사도현!”단소홍은 문을 들어서자마자 사방을 둘러보더니 곧 룸 안의 사도현을 보고 분노한 표정으로 앞으로 달려나갔다.“소홍아, 내 말 좀 들어봐...”사도현이 웃으며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단소홍이 뺨을 후려갈겼다.사도현은 멍하니 얼굴을 가리고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딸, 왜 사람을 때리고 그래?”장홍매는 소리를 내어 꾸짖었다.“엄마, 왜 아직도 저 녀석을 감싸요? 이 사기꾼은 맞아도 싸지 않아요?”단소홍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자신을 꼬시면 그만이지, 감히 돈까지 사기 치다니, 그야말로 매를 버는 격이다.“오해야, 도현이는 사기꾼이 아니야.”장홍매는 얼른 사람을 옆으로 끌어당겼다.“사도현이 사기꾼이 아니라고요? 그럼 내가 거짓말쟁이라는 거예요? 엄마, 정신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어떻게 저 녀석을 감쌀 수가 있어요?”단소홍은 화가 풀리지 않았다.“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내 말 좀 들어봐...”장홍매는 머뭇거리지 않고, 급히 방금 사도현이 한 말을 자세히 반복했다.그 과정은 이치를 따지는 방식으로 말했고, 감정이 충만한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감동시킨다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사도현의 억울하다는 표정까지 더하면 더 그럴듯했다.“뭐라고요? 오빠는 죄가 없다고요? 그럼 내가 방금 사람을 잘못 때린 거 아니에요?”말을 들은 단소홍은 순간 설득당했고, 이내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그러니까, 네가 너무 충동적이었어. 얼른 도현이에게 사과해.”장홍매가 꾸짖었다.“오빠, 미안해. 내가 방금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얼굴 아직도 아파? 내가 주물러줄까?”단소홍은 방금의 무지막지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몹시 애틋한 표정을 지었다.“난 괜찮아, 내가 전에 제대로 말하지 않아서 오해하게 했네.”사도현은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사실 이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남자, 진정한 영웅이다!“유진우, 오늘 운이 좋네. 오빠가 너의 부도 건물을 사려고 하는데, 빨리 오빠에게 고맙다고 해.”단소홍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고마운 건 됐어. 다 친구잖아. 나도 유진우가 상처받는 걸 차마 볼 수 없어. 재산권을 가져와, 우리 현장에서 거래하자.”사도현은 미소를 지으며 반말하기 시작했다.“내가 당신과 거래한다고 말했었나?”유진우가 불쑥 말을 내뱉었다.“응?”사도현은 어리둥절해졌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단소홍과 몇몇 사람들도 놀라고 이유를 몰랐다.‘이 녀석 정말 미친 건가? 돈을 가지지 않고 그딴 쓰레기를 가져서 뭐 하는 거지?’“유진우, 방금 내 말을 잘 듣지 못했어? 부도 건물, 값어치도 없는데, 네가 가지고 있어도 소용없으니, 차라리 나한테 파는 게 어때?”사도현이 설득했다.“그럼 값어치도 없는 걸 가져서 뭘 하려고?”유진우가 되물었다.“나야 당연히 유진우 너를 위해서지.”사도현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결국 이 일은 모두 다 내가 사람을 대하는 것에 서투른 내 잘못이에요. 하지만 당신들을 휘말리게 할 수는 없으니 무슨 대가가 있으면 모두 내가 책임질게요.”“넌 정말 좋은 사람이네.”유진우가 살짝 웃음을 지었다.“호의를 베풀어줘서 고맙지만 난 팔지 않겠어.”“왜?”사도현이 잠시 멍해졌다.“친구 사이인데 나도 네가 손해를 보는 건 원치 않아.”“괜찮아, 손해 보는 거 두렵지 않아.”“하지만 내가 두려워서 그래. 그러니 그만둬.”“안 돼! 만약 내 성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내가 돈을 더 줄 수도 있어.”“돈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야. 아까 네가 말했다시피 사람으로서 도덕과 원칙을 지켜야 해.”“너.”사도현은 하마터면 화가 나 피를 토할 뻔했다.‘시발, 왜 이렇게 들어 처먹지 않는 거야? 온갖 좋은 말을 다해줬는데 완전 고집불통이네. 진짜 미치겠네!’“됐어요, 시간이 늦었네요. 아직 회사에 일이 있어서 나랑 청아 씨는 먼저 갈게요. 천천히 얘
돌아가는 길에 이청아는 몇 번이나 말하려다 멈추었다.눈에 밟히자 유진우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 숨기지 말고.”“아까 사도현이 부도 건물을 사려고 하는데 왜 동의하지 않은 거야?”이청아는 끝내 참지 못하고 물어봤다.“그 땅은 손에 쥐고 있어 봤자 아무 가치도 없는 걸 모두 알고 있어. 그러니 차라리 팔아서 손실을 만회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비록 전에 맹세코 유진우의 일을 상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상대방이 기회를 놓치는 것을 보면 여전히 안타까웠다.“다들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왜 사도현은 사려고 하는 걸까?”유진우가 한마디 되물었다.“당신이 방금 말하지 않았어? 다들 친구니까 속이고 싶지 않다고.”이청아가 대답했다.“허허... 사도현이 진짜 호의를 베풀 거라고 생각해?”유진우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만약 사도현이 정말 책임감이 있었다면 그전에 갑자기 사라지지 않았을 거야.”“그건...”이청아는 눈썹을 살짝 비틀며 생각에 잠겼다.사도현의 인품에 대해 처음에 그녀는 확실히 의심을 했다. 하지만 상대방의 진실된 모습과 심지어 부도 건물까지 다시 인수한다고 해서 조금 더 믿었다.“솔직히 말할게, 사도현이 부도 건물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가 아니라 그 땅의 가치가 오를 걸 알고 있기 때문이야.”유진우가 싱긋 웃었다.“가치가 오른다고? 10년 가까이 아무도 건드린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갑자기 가치가 오를 수 있는 거야?”이청아는 좀 이상했다.“불가능은 없어. 내가 전에 말했듯이, 정부에서 그 땅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려고 해. 사도현이 갑자기 마음을 돌린 것은 분명 내부소식을 알아낸 것이 틀림없어. 그렇지 않으면 사도현이 어떻게 호의적일 수 있겠어?”유진우는 웃는 듯 마는 듯했다.“그럼 부도 건물 그 땅은 지금 가치가 얼마나 되는데?”이청아가 떠보며 물었다.“아마도 4천억 이상은 될 거야.”“4천억?”이청아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한 푼의 가치도 없던 땅이,
“괜찮아, 아줌마는 작은 집에서 살 수 있어. 너희 같은 젊은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 어른인 우리가 당연히 부담을 덜어줘야지.”“전 부담 같은 거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두 사람은 전화로 주고받으며 밀당을 하면서 진실만을 말하지 않았다.장경화는 유진우를 호구로 여겼고, 유진우는 일부러 멍청한 척했다. 오히려 조수석에 앉은 이청아가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그녀는 그제야 철석같이 유진우의 말을 믿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가 이렇게 열정적이지 않았을 것이다.속죄라느니, 스트레스를 덜어준다느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전에 사람을 속일 때는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더니 이제는 손해를 본 것을 알고 진실을 말하기는커녕 오히려 정의를 내세워 제값에 받으려고 한다. 정말 욕심이 끝이 없다.“이봐, 너 왜 말을 안 들어? 아줌마는 다 널 위해서야. 얼른 부도 건물을 나에게 팔아!”말을 하다가 장경화는 자기도 모르게 약간 조바심을 냈다.돈 때문이 아니라면, 그녀가 쓸데없는 말을 할 리가 있겠는가? 바로 욕부터 퍼부었을 것이다.“아줌마, 부도 건물을 인수하려고 그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뭐예요?”유진우가 다시 물었다. 이건 그가 장경화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이다.만약 상대방이 진실을 말한다면, 그는 이익의 일부를 양보할 생각이다.“아줌마가 분명히 말했잖니. 네가 손해를 보는 것을 차마 볼 수 없다고, 무슨 스트레스가 있으면 아줌마가 혼자 짊어질게!”장경화의 말투가 계속 강경했다.“엄마! 그만해!”이때 이청아는 끝내 참지 못하고 한소리 했다.“일이 이렇게 됐는데 아직도 남을 속이고 싶어?”“얘는,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사람을 속였다고.”장경화는 소리 높여 말했다.“흥, 사실대로 말할게. 진우 씨는 이미 진실을 알고 있어. 현재 부도 건물이 4천억의 가치가 있다는 걸. 엄마가 원가로 되찾고 싶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이청아가 소리쳤다.“뭐?”장경화는 잠시 주춤하더니 제 발이 저렸다.“너희들 다 알고 있었어? 왜 진
해질녘 어느 지하 카지노 안.텍사스 포커를 즐기고 있는 이현의 옆에는 섹시한 단발머리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테이블 위의 칩 양으로 볼 때 두 사람은 분명히 많이 이겼다.“난 피단 한 쌍, 빨리 열어.”그때 맞은편에서 매부리코 남자가 카드를 뒤집었다.“그까짓 피단 한 쌍을 가지고 감히 나를 도전하는 거야? 눈 크게 뜨고 잘 봐, 나 세 개!”이현은 씩 웃다가 카드를 뒤집었다. 두 장의 6이었다.공통 카드 5장 중 한 장에 6이 써져 있어 마침 3장의 6 즉 트리플이었다.텍사스 홀덤의 규칙은 간단하다. 공유하는 5장의 공용 카드와 개인별로 받은 2장의 카드를 임의로 조합하여 5장 카드로 홀덤 족보를 완성하여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다. 로얄 플러쉬가 가장 크고 그다음으로 스트레이트 플러쉬, 포카드, 풀하우스, 플러시, 스트레이트, 트리플, 투페어, 원페어, 하이카드 순이다.“오빠, 또 이겼어, 정말 대단해!”단발머리 여자는 환호성을 지르며 숭배하는 얼굴이었다.“허허허... 텍사스 홀덤은 운만 따지는 게 아니라 실력도 있어야 해. 그까짓 수단을 진작에 간파했는데, 어떻게 안 이길 수 있겠어?”이현은 득의양양했다.“오빠, 오늘 칩 보니까 2억은 땄지?”단발머리 여자는 두 눈을 반짝였다.“비슷하지. 자, 이건 너에게 주는 상이야.”이현은 웃으며 4백만 원짜리 칩 한 장을 꺼내 그대로 여자의 품에 넣었다.“고마워, 오빠!”단발머리 여자는 싱글벙글 웃다가 내친김에 이현의 얼굴에 뽀뽀까지 했다.“가자, 오늘 이 오빠가 너를 데리고 놀러 갈게.”이현은 손을 뻗어 여자의 턱을 감쌌다.돈도 땄으니 가서 좀 쉬어야겠다.“오빠, 오늘 끗발이 이렇게 좋은데 승승장구해야지, 좀 더 놀까? 한번 많이 이겨봐.”단발머리 여자가 좀 만족해하지 않았다.“인마, 요까짓 돈을 따고 도망가다니, 정말 못났네. 배짱이 있으면 나와 더 대결해보지 않겠어?”맞은편 매부리코 남자가 도발했다.“오빠, 분명 오빠한테 떠먹여 주는 거야, 절대 기회를 놓치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