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중 누구라도 마시고 싶으면 마셔요. 어차피 난 안 마실 거니까.”유진우는 얼굴 하나 변하지 않고 위협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흥, 마시든 말든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없어요. 여봐라, 술을 먹여!”“네!”두 명의 부관은 듣자마자 사람을 불러 강제로 술을 먹이려 했다.“꺼져.”유진우는 손바닥을 뒤집어 두 명의 부관을 바닥에 쓰러뜨렸다. 두 사람은 맞아서 코피가 났고 이가 날아갔으며 일어서지 못했다. “저 놈이 감히 사람을 때리다니?”이 광경을 보고 사람들은 놀라고 분노했다.공연히 부관을 구타하는 것은 작은 죄가 아니다. 필요하다면 총까지 쓸 수 있다.“네이놈,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부관이 맞은 것을 보고 조일명은 마침내 화를 냈다.불쑥 손을 내밀어 주먹을 유진우의 얼굴로 향했다. 범표사의 고급 장교로서 그의 무도 조예는 자연히 낮지 않았다. 지금은 본투비 초기 수준이다. 또래 중에서 단연 으뜸이라고 할 만하다.조일명의 공격에 유진우는 몸을 사리지 않고 왼손을 등에 지고 오른손을 내밀어 조일명의 주먹을 덥석 잡았다.“탁.”잠잠한 소리만 들린다.조일명은 공세를 잠시 멈추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유진우가 뜻밖에도 그의 주먹을 받을 줄 몰랐다.비록 그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지만 선천무사로서, 아무렇게 날린 주먹은 천근만큼 무거워 결코 일반인이 무리하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로부터 상대방은 무술에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좀 치네. 어쩐지 날뛰더라니, 그렇다면 오늘 본때를 보여주겠어.”조일명은 천천히 자신의 외투를 벗었다.비록 유진우가 그의 주먹 한 방을 받았지만, 그는 여전히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선미 씨의 체면을 봐서라도 당신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요. 만약 당신이 계속 욕심을 부리면 나를 탓하지 마세요.”유진우가 쌀쌀하게 말했다.“날 다치게 한다고? 허허... 정말 웃기는군!”조일명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네가 좀 주먹질한
“술에 약을?”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하여 눈빛이 일제히 조일명을 바라보았다.만약 그렇다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무슨 헛소리야!”조일명은 눈꺼풀을 튕기며 침착한 척 말을 이었다.“내가 어떤 신분인데 당신에게 약을 넣을 수 있지? 이건 분명 모함이야.”유진우가 어떻게 알아챘는지 모르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그는 당연히 인정을 할 수 없었다.“맞아요, 내 동생이 당신에게 술 한 잔 권했는데, 당신이 안 마시면 그만이죠, 여기서 죄를 뒤집어씌우고 모함까지 하다니, 정말 욕심이 과하네요.”조윤지가 일부러 분노했다.“흥, 내가 보기엔 누군가 일부러 여기서 소란을 피우는 것 같아요.”“장교를 비방하는 건 죄악이 극악무도하다.”“제가 보기엔 유진우를 그냥 내쫓는 게 나아요. 정말 괘씸해요.”모두들 이러쿵저러쿵 비난하기 시작했다. 선입견 때문에 그들은 조일명을 더 믿었다.“진우 씨, 일명이가 약을 넣었다고 했잖아요. 증거 있어요?”조군수가 소리 내어 물었다.“맞아요, 아무 증거도 없이 함부로 지껄이지 마요.”일부 조씨 가문 사람들이 승복하지 않았다.“증거요? 간단하죠.”유진우는 잔을 들어 조일명에게 직접 건네며 말했다.“당신이 약을 넣지 않았다고 했으니 그럼 이 술을 마셔요.”말을 들은 조일명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이걸 마시면 똥오줌을 싸게 되는 것 아닌가?“당신이 말하면 마셔야 돼요? 당신이 뭔데요?”조윤지가 조일명을 도와주기 시작했다.“맞아, 당신이 뭔데 나한테 술을 마시라는 거야?”조일명은 낯가죽이 두껍게 말했다.“왜요? 못 마시겠어요?”유진우가 피식 웃었다.“조일명, 네가 약을 안 넣었으니 마신다 해도 무슨 상관이야?”조선미는 웃는 듯 아닌 듯하며 말했다. 그녀는 조일명이 분명히 술에 손을 댔고 결국 유진우가 그 자리에서 간파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셈이었다.부끄럽고 분한 나머지 성을 냈고 양측의 갈등이 폭발했다.“일명 도련님, 우리는 당신이 결백하다고 믿습니다. 술 한 잔일 뿐이
“이렇게 그냥 끝내는 건가?”조선미는 조금 달갑지 않았다.자기 남자가 괴롭힘을 당하면 그녀는 자연히 화를 참지 않으려 한다.“선미야, 큰 것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돼. 자리에 앉아.”조군수는 눈짓을 하고 일행을 데리고 조씨 가문의 전용좌석에 앉았다.연회장의 맨 앞에 있는 열 테이블은 모두 조씨 가문의 핵심 인물들과 몇몇 권력가들의 자리이다. 일반 손님은 뒷줄에 앉는다. “여보, 사실무근하게 누명을 썼으니 나중에 내가 꼭 기회를 봐서 화풀이를 해줄게요.”조선미는 이를 깨물었다.“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나 신경 쓰지 말고 당신 아버지 곁으로 가요.” 유진우가 싱긋 웃었다.조선미의 말만으로도 충분했다.“왜요? 나랑 같이 안 앉아요?”조선미는 눈썹을 찡그렸다.“아니요, 손님과 주인의 질서가 있으니 나는 여기 앉으면 돼요. 게다가 조일명과 너무 가까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에요.”유진우는 고개를 저었다.맨 앞자리는 사람의 주목을 받는데 유진우는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을 싫어했다.“알았어요.”여기까지 말이 나오자 조선미도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 몇 명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한 후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유진우 씨, 만약 내가 당신이라면, 즉시 가서 조일명에게 사과할 것이에요. 조일명 같은 그런 교만한 사람은 당신이 미움을 살 수 없어요.”조선미가 떠난 후, 나동수는 불쑥 한 마디를 내뱉었다.“그래요? 글쎄요...”유진우는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서 대충 몇 마디 얼버무렸다.“흥, 나중에 알게 될 거예요.”나동수는 차갑게 웃으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유진우의 이런 안하무인적인 태도는 조만간 큰 손해를 볼 것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 점점 더 많은 하객이 찾아와서 축하해 주기 시작했다.연회장은 온통 시끌벅적했다.“어... 저 사람은 풍산그룹의 허 회장님이지? 듣자 하니 광산계에서 손꼽히는 수조 원대 재산가라고 하던데.”“어? 옥석거물 이 사장도 오셨어.”“저기 봐! 저분은 제왕각의 장 어르신
한편, 선우 가문의 부저 안, 선우희재는 서재에 앉아 병서를 조용히 연구하고 있었다. 한 글자도 빠짐없이 집중하여 읽고 있었다.“똑똑똑.”이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냐?” 선우희재는 돌아보지 않았다.“도련님, 시간이 됐습니다. 출발해야 할 시간입니다.”나이가 들어 보이는 목소리가 문 밖에서 들려왔다. 선우희재는 병서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옷을 정돈하고 나서 비로소 문을 열고 나갔다.문 밖에 한 명의 집사가 고개를 숙이고 기다리고 서 있었다.“조씨 가문은 어떤 반응이지?”선우희재는 아무런 표정 없이 물었다.“조씨 가문은 혼인준비를 하지 않고, 대신에 생신 축하연을 열었습니다.”집사는 머리를 숙인 채 말했다.“생신 축하연?”선우희재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건 나에게 압박을 주려는 건가? 조금 흥미롭네.”“도련님, 우리가 나중에 다시 신부를 맞이하는 건 어떤가요?” 집사는 떠보며 물었다.“혼인 약속이 오늘이라면, 미룰 수 없어.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해야 해.” 선우희재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리고 관재 하나를 준비해 줘. 그 관재를 바로 조씨 가문에 가져다 놔.”“관재요?”집사가 약간 놀라며 말했다. “도련님, 그게 왜 필요하시죠?”“나는 꽃가마로 신부를 맞이하고, 관재에는 사람을 실어. 만약 조씨 가문에서 혼인을 수락하면 꽃가마를 쓰겠지만, 거절하면 그 사람들을 관재에 눕힐 거야.”선우희재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말을 듣자, 집사는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도련님은 언제나 내뱉은 말은 무조건 지킨다는 것을.만약 조씨 가문이 정말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면, 이는 정말로 큰 재앙이 될 것이다.“왜 아직도 멍하니 서 있어? 빨리 처리해.” 선우희재는 눈을 흘겼다.“네.”집사는 감히 머뭇거리지 못하고 재빨리 떠났다.“흥, 감히 나한테 수작을 부려? 그렇다면 내 천군만마들도 막을 수 있을지 보겠어.”선우희재는 차갑게 웃었다.그는 조씨 가문이 수작을 부리는 것에
정건우는 이에 맞장구쳤다. “유진우, 당신에게 조언 하나 해 주죠. 가능한 빨리 선미를 떠나는 게 좋을 거예요. 아니면 스스로 굴욕을 자초하는 꼴이에요.” 이에 대해 유진우는 신경도 쓰지 않고 차만 마시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거만한 태도가 여러 사람을 더 화나게 했다.“흥, 방금까지 거만하지 않았어요? 왜 지금은 말을 못 하는 거죠? 이 정도밖에 안 되나요?” 주하늘이 비웃었다.그녀가 보기에 상대방은 분명히 자신을 부끄러워했다.“됐어, 누군가의 체면 좀 살려주자. 아니면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게 돼 있어.”나동수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주먹질 좀 하는 루저라고 생각하며 그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응? 저분은 또 누구야? 정말 잘생겼고 또 품격이 남다르네.”이때, 주하늘은 뭔가를 본 듯 현관 쪽을 가리켰다.몇 사람은 목소리를 따라가 보았다. 그곳에는 한 남자가 부채를 들고 당당하게 걸어들어오고 있었다.남자는 미소를 띠며 품위 있게 걸어왔고 그의 모든 동작 하나하나가 귀티가 났다.“아니! 저분은 황보 가문의 황보걸 도련님 아닌가! 황보걸도 올 줄이야.”남자를 보고 정건우는 깜짝 놀랐다.“황보걸? 그 유명한 남성 10 공자 중 한 명 아닌가?” 주하늘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맞아! 바로 그 사람이야!”정건우는 머리를 세게 끄덕였다. “황보걸은 서울에서 가장 최상등의 집권자야. 그 신분과 지위는 조일명보다 한 단계더 높아.”“호호호... 정말 대박이야! 여기서 황보걸을 만나다니, 오늘은 정말 운이 좋네.” 주하늘은 놀라고 기뻐했다.황보 가문은 탑쓰리 중의 하나이다. 종합적인 실력으로 보면 조씨 가문을 완전히 압도한다. 황보 가문의 도련님은 자연히 신분이 더 높다.“솔직히 말할게, 나는 황보걸과도 꽤 친분이 있어.” 이때 나동수가 불쑥 말을 꺼냈다. “뭐라고? 네가 황보걸을 알아?” 그 말에, 주하늘 등 몇 명은 다시 얼굴색이 변했다.“물론이지, 우린 함께 식사도 했고 골프도 쳤다고.” 나동수는 자랑스러
“응?”유진우에게 정중하고 공손한 황보걸을 보고 나동수 몇 사람은 놀라 멍해졌다.하나 둘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을 수가 없었다.‘버젓한 황보 가문의 도련님이자 남성 10 공자 중 한 명으로 최고의 권세로 알려진 황보걸이 어떻게 루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맞이할 수 있지?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지?’“뭐, 뭐야. 유진우가 황보걸이랑 아는 사이라니?”주하늘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황보걸이 나동수를 보고 온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상대의 목표는 유진우였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는 꽤 가까운 것 같았다.“저 녀석이 어떻게? 황보걸과 아는 사이라니?” 정건우는 깜짝 놀랐고 질투심이 더 커졌다.루저가 어떻게 최상등 귀족과 이야기를 나눌 자격이 있겠는가?“어떻게 그럴 수 있지?”나동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놀란 얼굴로 쳐다보았다.황보걸에게 무시당하면 그만이지만 자신보다 신분이 높은 사람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존재가 뜻밖에도 유진우에게 공손하게 대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저 녀석 한낱 이름 없는 의사 아닌가? 어떻게 이런 큰 인물을 아는 거지?’“보아하니 선미 남자친구는 역시 만만치 않은가 봐.”지켜보던 현미리가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며 궁금증이 더해졌다.“도련님, 다 지나간 일입니다. 게다가 그 일은 도련님과 상관이 없지 않습니까.”유진우가 담담하게 말을 꺼냈다.황백이 맞은 일로 황보 가문은 이미 직접 사과했고, 황보곰도 대가를 치렀다. 더 이상 분쟁을 일으키면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진우 씨는 역시 도량이 크시네요. 우리 할아버지는 당신 같은 호걸을 매우 좋아하세요. 시간이 있으면 황보 가문에 방문해 주셨으면 해요.”황보걸은 미소를 지으며 러브콜을 보냈다.“네, 시간이 나면 반드시 황보 어르신을 찾아뵙겠어요.”유진우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황보용명 맹주에 대해 유진우는 여전히 마음속으로 존경하고 있었다. 실력뿐만이 아니라 의협심이 강하고 은혜와 원한을 분명히 하시는 분이다.“도련님께서 이렇게 오셨는데 마중을 못
“자, 제가 먼저 여러분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조군수는 두 손으로 술잔을 들고 여러 사람을 향해 일일이 보고는 단숨에 들이켰다.이를 보고 사람들도 일어나 잔을 들어 답례했다.한 차례의 인사말이 끝난 후, 곧 선물코너에 들어섰다.“어르신, 이것은 제가 어르신을 위해 공들여 만든 금말입니다. 원기왕성하고 모든 일을 다 성취하시기를 바랍니다.”“어르신, 이 옥패는 조선시대의 전유물입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합니다.”“족장님, 이 그림은 중국 당백호의 진품입니다. 저는 족장님의 몸이 건강하고 웃음이 항상 활짝 피기를 바랍니다.”하객들이 하나둘씩 선물을 들고 나타나 축하 인사를 건넸다.현장에는 부자들이 많고 권력자들이 모여 있었다. 선물을 주는 이 코너는 은근히 서로 겨루어 보는 뜻이 숨겨져 있었다.준 선물이 귀중하고 희귀할수록 크게 나타낸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씨 집안과 친해질 수 있다. 그래서 선물을 주는 사람마다 거의 갖은 방법을 생각했다. 보물이거나 신기한 물건 등이다. 그리고 많은 보물들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었다.“그래요... 여러분, 애 많이 쓰셨네요.”조군수는 미소를 지으며 선물을 주는 사람마다 응답했다.현장에 기쁨이 가득 넘칠 때, 종소리 같은 큰소리가 갑자기 공중에서 터졌다.“선우 가문에서 왔습니다!”말이 끝나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 쪽으로 향했다.만인의 주목 속에 잘생긴 얼굴에 기세가 드높으며 몸집이 큰 남자가 하인을 데리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남자의 얼굴은 차갑고, 칼 같은 눈빛에 놀라운 카리스마, 온몸에는 스산한 기운이 짙게 풍겨 사람을 추위에 떨게 해 감히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선우희재? 선우희재라니?”“헉, 조씨 가문의 체면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네. 호풍장군인 선우희재가 직접 찾아와 축하하다니!”선우희재를 보고 현장은 순식간에 술렁거렸다.선우희재의 이름을 남성 전체에서 누가 모르는가? 선우희재는 공인하는 천재이다. 나이가 서른도 안 되
“무슨 상황이지?”꽃가마가 문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서로 쳐다보면서 속삭였다.오늘이 조군수의 50번째 생신잔치 아닌가? 선우희재가 꽃가마를 들고 온 건 무슨 뜻이지? 일부러 행패를 부리는 건가?“선우희재 씨, 이건 무슨 뜻입니까?”조군수가 미소를 천천히 걷혔다. 그는 상대방이 이렇게 단호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나타나자마자 거두절미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줄 몰랐다.“혼약에 따라 오늘 저는 조선미를 제 아내로 맞이할 것입니다.”선우희재는 담담하게 말했다.“혼약? 아내로 맞이?”“뭐? 설마 선우희재와 조선미가 이미 약혼한 건가?”“두 사람은 잘 어울리니 약혼을 하는 것쯤이야 정상이야. 그런데 신부를 맞이하는 방식이 너무 당돌하네.”뭇사람들은 의아해하고 의심이 되고 호기심도 많았으며 지어는 질투하기까지 했다.생신 잔치 당일에 신부를 맞이하려 하다니, 이건 아마 사상 초유의 일이다.“선우희재 씨, 혼약은 나중에 다시 의논해요. 오늘이 제 생일인데 체면을 세워주실 수 없겠습니까?”조군수는 얼굴 하나 바뀌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 “안 됩니다, 제가 한 결정은 누구도 바꿀 수 없습니다.”선우희재는 단칼에 거절하고 조금도 거리낌이 없이 말했다. “제가 오늘 여기에 왔으니 무조건 사람을 데리고 돌아가야 합니다. 선미 씨, 가마에 오르세요!”이 말이 나오자 장내가 떠들썩해졌다.아무도 선우희재가 이렇게 강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바로 데려가려 하다니. 이건 신부를 맞이하는 게 아니라 분명 결혼을 강요하는 것이다.“선우희재 씨, 너무한 거 아닌가요?”조군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결혼이란 원래 두 사람의 마음이 맞아야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결혼을 강요하면 비웃음을 받을까 두렵지 않나요?”“나 선우희재는 평생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았어요. 오늘 부탁하든 강요하든, 나는 꼭 선미 씨를 신부로 맞이해야겠어요.”선우희재는 목소리를 높였다.“내 딸이 시집을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