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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유진우는 조선미와 만난 후 바로 떠나지 않고 조군수의 병을 치료한다는 이유로 조씨 저택에 머물렀다.

오씨 아주머니는 혹시라도 유진우와 조선미가 도망이라도 칠까 봐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두 사람을 따라다녔다. 두 사람이 조금이라도 친밀한 행동을 보인다 싶으면 바로 말리곤 했다.

특히 해가 지고 난 후에는 두 사람을 절대 만나지 못 하게 했다. 유진우는 이런 상황이 어이없기만 했다.

밤새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이튿날 오전, 조씨 가문 송년회가 막을 열었다.

조씨 가문의 직계 가족과 방계 가족들이 잇달아 현장에 도착했다. 수억 원대의 고급 자동차들이 광장에 즐비해 있었다.

5대 재벌 중 하나인 조씨 가문은 대가문답게 자손들이 아주 많았다. 직계와 방계 모두 합하면 적어도 백여 명은 될 것이다.

사실 조씨 가문 자제 외에도 회사의 중요 인사나 귀빈도 송년회에 초대받았다. 하여 송년회 당일 조씨 저택은 그야말로 시끌벅적했다.

족장인 조군수는 유진우가 놓은 침을 맞고 나서 안색이 눈에 띄게 많이 좋아졌다. 아직 몸이 쇠약하긴 했지만 앉고 서서 걷는 건 별문제 없었다.

“조씨 가문 송년회에 매년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오나요?”

연회장 안으로 들어가는 손님들을 보며 유진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요!”

옆에 앉아있던 조아영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

“우리 조씨 가문이 사업을 크게 하다 보니까 인맥이 넓거든요. 그래서 매년 송년회에 아주 많은 손님들이 축하해주러 와요.”

“우리가 선우 가문이랑 사돈을 맺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잘 보이려고 찾아왔을 뿐이에요.”

조선미가 코웃음을 쳤다.

과거의 송년회는 절대 오늘처럼 이렇게 시끌벅적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어떤 이들은 선우 가문 때문에 온 것이다.

“어이, 유진우! 너 왜 아직도 여기 있어?”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고개를 돌아보니 어제 만났던 젊은 여자와 조준서가 마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젊은 여자는 섹시한 몸매가 돋보이는 레드 드레스를 입었고 정교하고 요염한 얼굴이 아주 유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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