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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조선미의 성격이라면 충분히 도망치고도 남았을 것이다. 조씨 가문 송년회가 곧 코앞이라 그 어떤 실수가 있어서도 안 되었다.

“됐어요, 됐어요. 그냥 여기 있어요, 그럼.”

그녀와 따지고 싶지 않았던 조선미는 유진우와 함께 연못 가운데 있는 정자로 향했다.

오씨 아주머니가 따라나서려 하자 조아영이 그녀를 말렸다.

“이봐요, 아주머니. 아빠가 아주머니한테 그냥 지켜보라고만 했지, 가깝게 따라다니라고는 하지 않았잖아요. 커플이 사적인 얘기를 하겠다는데 아주머니가 끼어들어서 뭐 하게요?”

오씨 아주머니는 잠깐 생각하더니 결국 발걸음을 멈추었다. 어차피 눈에 보이는 범위 내에 있어 두 사람이 수상쩍은 움직임을 보인다고 해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여보,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요? 우리 아빠 성격에 절대 물러서지 않을 텐데.”

정자 안에서 조선미가 먼저 질문을 던지면서 차를 두 잔 따랐다.

“선미 씨 아버님 목숨을 살려드리고 그 조건으로 선미 씨랑 만나게 해달라고 했죠.”

유진우는 숨김없이 일의 자초지종을 간단하게 말했다. 그의 얘기를 듣고 난 조선미는 살짝 화난 눈치였다.

“아빠는 정말 고집이 세네요. 죽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니.”

“그래서 이 일 어찌하면 좋을지 얘기하려고 찾아온 거예요.”

유진우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요 며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요. 이 결혼을 막으려면 두 가지 선택밖에 없어요. 아빠를 설득해서 생각이 바뀌든지, 아니면 선우 가문에서 먼저 파혼하자고 하든지.”

조선미가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을 이었다.

“우리 아빠는 고집불통이라 가족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칠 분이거든요. 그런 아빠를 설득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가 아빠의 근심거리를 없애준다면 모를까.”

“근심거리요? 그게 뭔데요?”

유진우는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조선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천천히 말했다.

“아주 오래전에 조씨 가문이 블랙지존이라는 사람을 건드렸거든요. 그 사람은 악랄하고 잔인한 데다가 수단까지 괴이해서 막으려야 막을 수가 없어요. 그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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