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방금 뭐라고 했어?”미소를 머금고 있던 양의성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고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마저 들었다.“곧 부도나는 회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유진우가 다시 한번 말했다.“부도?”뭇사람들은 넋이 나간 채로 바로 반응하지 못했다.“헛소리 지껄이지 마!”화들짝 놀란 양의성이 연신 부정했다.“우리 양씨 의약의 하루 매출이 얼마인지 알기나 알고 이러는 거야? 한창 잘 나가는 기업이 부도나기는 왜 부도나? 그런 허튼소리로 괜히 다른 사람 놀라게 하지 마!”“허튼소리인지 아닌지는 네가 제일 잘 알겠지. 아무튼 난 양씨 의약이 가짜 약을 판 바람에 전격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어. 인제 망하는 건 시간 문제야.”유진우가 조곤조곤 말했다.“가짜 약을 팔아? 압수수색?”그 순간 사람들은 멍한 얼굴로 일제히 양의성에게 시선을 돌렸다.“헛소리야, 헛소리라고! 유진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양씨 의약이 얼마나 법을 잘 지키는데 압수수색이라니! 명예 훼손으로 고소할 수도 있어!”양의성이 강하게 밀어붙였다. 겉으로는 아닌 척 전혀 밀리지 않았지만 마음은 큰 물결이 치듯 하염없이 흔들렸다.양씨 의약이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도 사실이었고 곧 부도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여 상장한다는 구실로 투자를 끌어들여 돈을 모은 후 도망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물샐틈없이 막아놓았는데 유진우는 어떻게 안 것일까?“유진우, 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양씨 가문의 사업 규모가 얼마나 큰데 망한다는 게 말이 돼?”장경화가 호통쳤다.“그래! 양씨 의약의 자산이 탄탄하고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유언비어를 그만 퍼뜨려!”이현도 따라서 한마디 보탰다.누구 하나 유진우의 말을 믿는 이가 없었다. 어쨌거나 양씨 가문이 강능에서 뿌리가 깊고 칭송이 자자하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니 말이다.“방금 내가 한 말 다 사실이야. 이번에 주식을 발행하여 증자한다는 건 사
그 순간 사람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겨우 얻은 대박의 기회를 이대로 놓쳐서는 안 되었다.“의성아, 저 자식이 지금 너한테 샘이 나서 그러는 거니까 그냥 내버려 둬. 우린 아니야, 우린 널 믿어.”장경화가 재빨리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네네, 투자하는 거 절대 없던 일로 해서는 안 돼요. 아까 우리한테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양의성에게 아첨하던 그들의 시선이 유진우에게 닿는 순간 하나같이 사납게 변했다.“유진우! 경고하는데 우리 앞길 막지 마! 안 그러면 절대 가만 안 둬!”“그래! 계속 헛소리를 지껄일 거면 당장 꺼져!”뭇사람들이 너도나도 유진우를 질책하기 시작했다. 다들 유진우가 양의성을 일부러 모함하고 그들이 돈 벌 기회를 막는다고 생각했다. 정말 사람의 속내를 헤아리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다들 양의성을 이렇게 믿어요? 저 사람의 얘기가 전부 거짓말이면 어떡하려고?”유진우가 미간을 찌푸리고 되물었다.“너랑 무슨 상관인데? 우리 마음대로 할 거야!”이현이 두 눈을 부릅떴다.“그래! 사기당한다 해도 그건 우리 선택이지, 너랑 아무 상관 없잖아! 정말 오지랖도 넓어!”장경화가 불쾌한 기색을 고스란히 내비쳤다.그녀의 말에 유진우가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자신을 비웃는 것 같으면서도 그들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다들 돈 잃고 싶어서 안달이니 내 말은 그냥 못 들은 걸로 해요.”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좋은 마음으로 귀띔해줬지만 믿질 않으니 그도 어쩔 수 없었다. 돈에 눈이 먼 사람은 구제할 방법이 없다. 아무리 설득해도 자꾸만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지려 한다. 심지어 이들이 사기당한 후 어떤 표정일지 기대까지 되었다.“그 입 닥쳐! 재수 없게!”장경화는 바닥에 침까지 뱉었다. 이 어르신만 아니었더라면 유진우를 진작 내쫓고도 남았다.“그만들 해. 이 일은 그저 오해야. 진우가 주워들은 루머에 속았을 수도 있어.”이 어르신이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그래그래. 다 오해야!”이적이 히죽 웃더니 냉큼 화제
이튿날 이른 아침, 천호 리조트.강능의 최고 갑부 강천호가 한 삐쩍 마른 영감과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방 선생, 이번에는 정말 너무 아쉽게 됐어. 그 여편네가 어찌나 눈치 빠른지 약효가 나타나기 전에 가버렸어. 아니면 내가 오늘에 처리할까?”강천호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천호 씨. 걔 스스로는 절대 해독하지 못해. 죽고 싶지 않으면 무조건 먼저 찾아와서 빌 거야. 그때 마음껏 가지고 놀아도 돼.”방 선생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너무 잘됐군!”강천호의 눈빛이 반짝였다. 가시 달린 장미처럼 섹시하고 날카로운 조선미를 오래전부터 탐냈었다. 침대에서 뒹굴며 마음껏 가지고 놀 생각에 그는 도저히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천호 님...”그때 한 경호원이 갑자기 다가와 강천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뭐? 조훈이 죽었다고?”강천호의 낯빛이 저도 모르게 확 굳어졌다.“누구 짓이야? 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그의 오른팔인 조훈은 그를 대신해 못된 짓을 많이 해왔다. 그런 그가 갑자기 죽었으니 강천호에게도 꽤 큰 손실이었다.“조훈의 아들 조민의 짓이라고 들었어요. 하루빨리 그 자리에 앉으려고 조훈을 죽인 것 같아요.”경호원이 말했다.“조민?”강천호가 실눈을 뜨며 말을 계속 이었다.“그놈 참 독한 녀석이구나? 아버지까지 서슴없이 죽여?”“천호 씨, 이 일 뭔가 수상쩍어.”방 선생이 갑자기 의심하기 시작했다.“그래? 방 선생 혹시 뭔가 아는 게 있나?”강천호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어제 조훈이 나한테 전화 와서는 누군가를 처리해달라고 하더라고. 그 사람이 안병서랑 관계가 있는 것 같아. 원래는 오늘에 가서 물어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나 빨리 죽어버릴 줄은 몰랐네.”방 선생이 수염을 쓰다듬었다.“그러니까 방 선생 생각에는 그 사람이 조훈을 죽인 것 같다는 거야?”강천호는 눈치 하나만큼은 기막히게 빨랐다.“그럴 가능성이 커!”방 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사람이 안병서랑 관계가 있는 걸 보면
“강능 3대 거물의 우두머리 강천호!”이청아가 대답했다.“네? 천호 님요?”장 비서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강능에서 강천호의 말이라면 뭐든지 다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조훈은 단지 동성구의 우두머리지만 강천호는 강능 지하세계의 진정한 우두머리이다. 권력이 하도 엄청나 안 되는 게 없었고 상업계, 정계, 군 사회까지 인맥이 널리 퍼져있었다. 만에 하나 강천호를 건드린다면 죽는 것보다 두려운 게 뭔지 느끼게 될 것이다.“대표님, 이 일에 천호 님도 나서는 건 아니겠죠?”장 비서가 침을 꿀꺽 삼켰다.“그건 모르지. 조훈은 강천호 씨가 예뻐하는 동생이야. 그런 동생이 갑자기 죽었으니 무조건 나서서 조사할 거야. 만약 정말 유진우의 짓이라면 큰일인데...”이청아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 드리워졌다.“그렇다고 해도 죗값을 받아야 하는 건 유진우 씨지, 우리랑은 아무 상관이 없잖아요?”장 비서가 떠보듯이 물었다.“그건 강천호 씨가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려있어. 만약 우리랑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도 피하지 못해!”이청아가 말했다.“네?”장 비서는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조훈 앞에서는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강천호 앞에서는 서 있을 용기도 없었다.“대표님, 우리 그냥 의성 도련님한테 부탁할까요? 안 회장님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주면 되잖아요.”장 비서가 머리를 굴렸다.“가뜩이나 양의성 씨한테 신세 많이 졌는데 더는 그러고 싶지 않아.”이청아가 머리를 저었다.“그럼 어떡해요? 만약 천호 님이 책임을 묻는다면 우리도 끝장이잖아요.”장 비서가 울상을 지었다.“괜히 호들갑 떨지 마. 난 지금 조신 그룹의 사업 파트너야. 내일 회사만 설립하면 조신 그룹이 내 뒤를 봐줄 테니까 강천호 씨도 어쩌진 못할 거야.”이청아가 말했다.“아 참, 조신 그룹이 있었죠, 정말.”장 비서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그늘이 금세 사라졌다.“개업식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돼요. 새 회사 설립을 발표하면 우린 조신
조훈이 살해당한 일이 아직 잠잠해지기도 전에 바로 그다음 날 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조신 그룹에서 사업 파트너를 결정했고 오늘에 새 회사 개업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축하 인사를 보내왔다.아침 8시, 스카이 빌딩 문 앞은 많은 고급 자동차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조선미는 제시간에 현장에 도착하지 않고 한 커피숍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셨다.“유진우 씨, 여기요.”유진우가 들어오자 조선미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오늘 회사 개업식 아니에요? 그런데 무슨 일로 날 부른 거죠?”유진우가 다가와 그녀 앞에 앉았다.오늘 조선미의 룩은 흰 셔츠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검은 머리를 정연하게 틀어 올려 성숙미가 흘러넘쳤다. 타이트한 옷은 그녀의 글래머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개업식이 뭐라고. 당연히 유진우 씨와의 약속이 더 중요하죠.”조선미가 두 눈을 깜빡였다. 매혹적인 붉은 입술을 한번 맛보고 싶은 충동마저 생겼다.“장난 그만하고 본론이나 얘기하죠, 조선미 씨.”유진우는 그런 그녀를 당해내기 버거웠다.“알았어요.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조선미가 방긋 웃어 보였다.“진우 씨, 조훈의 죽음이 혹시 진우 씨랑 관련이 있어요?”“왜 그렇게 묻는 거죠?”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냥 궁금해서요. 조훈이 미친놈인 건 맞지만 밑에 부하가 많아서 죽이긴 어려울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유진우 씨라면 가능할 것 같더라고요.”조선미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하하, 날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니에요?”유진우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직접적으로 대답하진 않았다.“사실 조훈이 죽어도 강능에는 별로 영향이 없어요. 다만 가장 큰 문제는 조훈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죠.”조선미가 말했다.“강천호를 말하는 건가요?”“강천호는 단지 그중 하나예요. 그리고 강천호는 조훈 때문에 자신의 이익에 해가 되는 일을 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이런 사람은
“청아 씨가 널 초대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참 뻔뻔한 사람이란 말이지.”양의성이 코웃음을 쳤다.“유진우 씨는 내가 초대했어요. 왜요? 불만 있어요?”조선미가 갑자기 나서서 한마디 했다. 그녀의 엄청난 카리스마에 양의성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흥! 사내대장부가 여자 뒤에 숨기나 하고. 쓸모없어, 정말!”양의성이 하찮다는 듯이 입을 삐죽거렸다.“그리고 당신, 이런 못난 놈이랑 붙어있으면 언젠가 후회할 겁니다!”“내가 후회하든 말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내 앞에서 썩 꺼져요!”조선미는 차갑게 쏘아붙이고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유진우의 팔짱을 낀 채 성큼성큼 들어갔다.“재수 없는 여편네! 센 척하기는. 언젠가는 후회하게 할 거야!”양의성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꽉 깨물었다. 왜 능력도 없고 못난 유진우에게 여자 복이 이렇게나 많은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양의성, 너도 구경하러 왔어?”그때 화려한 옷차림의 한 남자가 마이바흐에서 내렸다.“어머, 도련님, 도련님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양의성의 두 눈이 삽시간에 반짝이더니 이내 쪼르르 달려갔다. 방금 도착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안 회장의 아들 안도현이었다.“조씨 가문에서 새 회사를 설립한다는데 당연히 참석해야지.”안도현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신분에 오늘 개업식에 참석하셨으니 조씨 가문의 체면을 제대로 살려주시겠네요.”양의성이 아부하기 시작했다.“그런 소리 하지 마! 조씨 가문의 상업 퀸 앞에서 우리 아버지도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데 내가 뭐라고.”안도현이 솔직하게 얘기했다.“참으로 겸손하시네요.”양의성이 멋쩍게 웃더니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그나저나 전 조신 그룹의 퀸을 아직도 뵌 적이 없어요. 정말로 소문대로 그렇게 아름다우신가요?”“강능의 4대 미녀 중에 조선미가 가장 예뻐! 그런데 만만치 않은 여자라 감당할 수 있는 남자가 별로 없어.”안도현이 아쉬워하며 말했다.“도현 도련님도 감당 안 돼요?”양의성이 살짝 놀란 눈치였다.“뭔 개 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손님들이 축하 인사를 보냈다.연회장 안의 좌석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한창 멋진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고 무대 아래에는 손님들끼리 한데 모여 술을 주고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청아야, 여기 정말 괜찮구나. 앞으로 네가 바로 여기 주인이란 말이지?”장경화가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엄마, 전 단지 조씨 가문의 사업 파트너일 뿐이에요. 아무리 함께 새 회사를 설립했다고 해도 제2 주주예요.”이청아가 설명했다.“제2 주주도 대단한 거지. 조씨 가문과 한배를 타면 앞으로 걱정할 일이 없어.”장경화가 흐뭇하게 웃었다.“누나 사업이 나날이 번창해서 돈 꽤 많이 벌었지? 나 언제 좋은 차로 바꿔줄 거야?”옆에 있던 이현이 히죽 웃었다.“내가 너한테 매달 용돈을 얼마나 많이 주는데, 그걸로도 부족해?”이청아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무리 친동생이라고 해도 자꾸만 손을 벌리는 건 싫었다.“전에는 충분했는데 모은 돈을 전부 양씨 의약에 투자하는 바람에 지금은 일전 한 푼도 없어.”이현이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듯 말했다.“그럼 그냥 양씨 의약의 배당금이나 기다려.”이청아는 더는 그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돌아서던 그때 유진우와 조선미를 발견했다.“누나, 유진우도 초대했어? 재수 없게!”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던 이현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나 초대 안 했어.”이청아가 부인했다.“초대 안 했는데도 와? 정말 뻔뻔스럽기 짝이 없어.”이현이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조선미에게 닿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다.“어머... 유진우 옆에 있는 저 미인은 누구야? 너무 아름답잖아!”“미인은 무슨. 그냥 여우야!”장경화가 분노를 터뜨렸다.“지난번에 청성 그룹에서 난리를 친 게 바로 쟤야. 하마터면 나까지 때릴 뻔했다니까!”“아, 저 여자였어?”이현의 낯빛이 확 싸늘해졌다.“젠장, 유진우는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야. 오늘 엄청 중요한 자리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여자라고 경고했었다.“과찬입니다.”이청아가 예의 바르게 웃었다.“청아 씨, 좋은 소식 하나 더 알려줄게요.”그때 양의성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아까 도현 도련님이 그러는데 오늘 개업식에 조씨 가문의 아가씨도 직접 오신대요.”“그래요? 너무 잘됐네요!”이청아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기뻐했다. 계약을 체결하든 새 회사에 관한 일을 상의하든 전부 조신 그룹의 이사가 나서서 처리한 바람에 아직 조씨 가문의 아가씨를 만난 적이 없었다.물론 조선미의 이름을 들은 적은 있었다.조 어르신이 물러난 후로 그녀가 조씨 가문 전체를 책임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조씨 가문을 나날이 번창하게 했고 전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이루었다.어찌 보면 두 사람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그녀는 조선미를 자신이 따라잡아야 할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어 늘 아쉬웠다.그런 조선미가 오늘 직접 현장에 온다고 하니 저도 모르게 기대되었다. 상업 퀸의 카리스마가 어떤지 제대로 보고 싶었다.“누나, 조선미 씨가 강능의 4대 미녀 중 한 명이라던데 엄청 예쁘겠지? 두 사람 만나면 나한테 좀 소개해 줄 수 있어?”이현이 기대 가득한 얼굴로 쳐다보았다.“그래그래. 이현이 나이도 적지 않은데 장가갈 때가 됐어. 조씨 가문의 아가씨라면 데릴사위로 보낸다고 해도 좋아!”장경화는 정신이 번쩍 드는 것만 같았다.“엄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조선미 씨가 이현이를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있겠어요?”이청아가 가차 없이 딱 잘랐다.“무슨 말을 그렇게 해? 우리 이현이가 어때서? 젊고 힘도 세고 잘생겼잖아. 그 아가씨랑 딱이네, 뭐.”장경화가 또박또박 말했다.“그러니까 말이야. 내 몸매 좀 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내 근육질 몸매에 반했는지 몰라.”그러더니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다짜고짜 팔근육을 보여줬다.두 사람의 모습에 이청아는 어이가 없었다. 그들을 이곳에 괜히 데려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