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능 3대 거물의 우두머리 강천호!”이청아가 대답했다.“네? 천호 님요?”장 비서는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강능에서 강천호의 말이라면 뭐든지 다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조훈은 단지 동성구의 우두머리지만 강천호는 강능 지하세계의 진정한 우두머리이다. 권력이 하도 엄청나 안 되는 게 없었고 상업계, 정계, 군 사회까지 인맥이 널리 퍼져있었다. 만에 하나 강천호를 건드린다면 죽는 것보다 두려운 게 뭔지 느끼게 될 것이다.“대표님, 이 일에 천호 님도 나서는 건 아니겠죠?”장 비서가 침을 꿀꺽 삼켰다.“그건 모르지. 조훈은 강천호 씨가 예뻐하는 동생이야. 그런 동생이 갑자기 죽었으니 무조건 나서서 조사할 거야. 만약 정말 유진우의 짓이라면 큰일인데...”이청아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 드리워졌다.“그렇다고 해도 죗값을 받아야 하는 건 유진우 씨지, 우리랑은 아무 상관이 없잖아요?”장 비서가 떠보듯이 물었다.“그건 강천호 씨가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려있어. 만약 우리랑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도 피하지 못해!”이청아가 말했다.“네?”장 비서는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조훈 앞에서는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강천호 앞에서는 서 있을 용기도 없었다.“대표님, 우리 그냥 의성 도련님한테 부탁할까요? 안 회장님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주면 되잖아요.”장 비서가 머리를 굴렸다.“가뜩이나 양의성 씨한테 신세 많이 졌는데 더는 그러고 싶지 않아.”이청아가 머리를 저었다.“그럼 어떡해요? 만약 천호 님이 책임을 묻는다면 우리도 끝장이잖아요.”장 비서가 울상을 지었다.“괜히 호들갑 떨지 마. 난 지금 조신 그룹의 사업 파트너야. 내일 회사만 설립하면 조신 그룹이 내 뒤를 봐줄 테니까 강천호 씨도 어쩌진 못할 거야.”이청아가 말했다.“아 참, 조신 그룹이 있었죠, 정말.”장 비서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그늘이 금세 사라졌다.“개업식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돼요. 새 회사 설립을 발표하면 우린 조신
조훈이 살해당한 일이 아직 잠잠해지기도 전에 바로 그다음 날 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조신 그룹에서 사업 파트너를 결정했고 오늘에 새 회사 개업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축하 인사를 보내왔다.아침 8시, 스카이 빌딩 문 앞은 많은 고급 자동차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조선미는 제시간에 현장에 도착하지 않고 한 커피숍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셨다.“유진우 씨, 여기요.”유진우가 들어오자 조선미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오늘 회사 개업식 아니에요? 그런데 무슨 일로 날 부른 거죠?”유진우가 다가와 그녀 앞에 앉았다.오늘 조선미의 룩은 흰 셔츠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검은 머리를 정연하게 틀어 올려 성숙미가 흘러넘쳤다. 타이트한 옷은 그녀의 글래머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개업식이 뭐라고. 당연히 유진우 씨와의 약속이 더 중요하죠.”조선미가 두 눈을 깜빡였다. 매혹적인 붉은 입술을 한번 맛보고 싶은 충동마저 생겼다.“장난 그만하고 본론이나 얘기하죠, 조선미 씨.”유진우는 그런 그녀를 당해내기 버거웠다.“알았어요.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조선미가 방긋 웃어 보였다.“진우 씨, 조훈의 죽음이 혹시 진우 씨랑 관련이 있어요?”“왜 그렇게 묻는 거죠?”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냥 궁금해서요. 조훈이 미친놈인 건 맞지만 밑에 부하가 많아서 죽이긴 어려울 거란 말이에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유진우 씨라면 가능할 것 같더라고요.”조선미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하하, 날 너무 과대평가한 거 아니에요?”유진우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직접적으로 대답하진 않았다.“사실 조훈이 죽어도 강능에는 별로 영향이 없어요. 다만 가장 큰 문제는 조훈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죠.”조선미가 말했다.“강천호를 말하는 건가요?”“강천호는 단지 그중 하나예요. 그리고 강천호는 조훈 때문에 자신의 이익에 해가 되는 일을 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이런 사람은
“청아 씨가 널 초대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참 뻔뻔한 사람이란 말이지.”양의성이 코웃음을 쳤다.“유진우 씨는 내가 초대했어요. 왜요? 불만 있어요?”조선미가 갑자기 나서서 한마디 했다. 그녀의 엄청난 카리스마에 양의성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흥! 사내대장부가 여자 뒤에 숨기나 하고. 쓸모없어, 정말!”양의성이 하찮다는 듯이 입을 삐죽거렸다.“그리고 당신, 이런 못난 놈이랑 붙어있으면 언젠가 후회할 겁니다!”“내가 후회하든 말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내 앞에서 썩 꺼져요!”조선미는 차갑게 쏘아붙이고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유진우의 팔짱을 낀 채 성큼성큼 들어갔다.“재수 없는 여편네! 센 척하기는. 언젠가는 후회하게 할 거야!”양의성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꽉 깨물었다. 왜 능력도 없고 못난 유진우에게 여자 복이 이렇게나 많은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양의성, 너도 구경하러 왔어?”그때 화려한 옷차림의 한 남자가 마이바흐에서 내렸다.“어머, 도련님, 도련님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양의성의 두 눈이 삽시간에 반짝이더니 이내 쪼르르 달려갔다. 방금 도착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안 회장의 아들 안도현이었다.“조씨 가문에서 새 회사를 설립한다는데 당연히 참석해야지.”안도현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신분에 오늘 개업식에 참석하셨으니 조씨 가문의 체면을 제대로 살려주시겠네요.”양의성이 아부하기 시작했다.“그런 소리 하지 마! 조씨 가문의 상업 퀸 앞에서 우리 아버지도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데 내가 뭐라고.”안도현이 솔직하게 얘기했다.“참으로 겸손하시네요.”양의성이 멋쩍게 웃더니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그나저나 전 조신 그룹의 퀸을 아직도 뵌 적이 없어요. 정말로 소문대로 그렇게 아름다우신가요?”“강능의 4대 미녀 중에 조선미가 가장 예뻐! 그런데 만만치 않은 여자라 감당할 수 있는 남자가 별로 없어.”안도현이 아쉬워하며 말했다.“도현 도련님도 감당 안 돼요?”양의성이 살짝 놀란 눈치였다.“뭔 개 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많은 손님들이 축하 인사를 보냈다.연회장 안의 좌석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한창 멋진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고 무대 아래에는 손님들끼리 한데 모여 술을 주고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청아야, 여기 정말 괜찮구나. 앞으로 네가 바로 여기 주인이란 말이지?”장경화가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엄마, 전 단지 조씨 가문의 사업 파트너일 뿐이에요. 아무리 함께 새 회사를 설립했다고 해도 제2 주주예요.”이청아가 설명했다.“제2 주주도 대단한 거지. 조씨 가문과 한배를 타면 앞으로 걱정할 일이 없어.”장경화가 흐뭇하게 웃었다.“누나 사업이 나날이 번창해서 돈 꽤 많이 벌었지? 나 언제 좋은 차로 바꿔줄 거야?”옆에 있던 이현이 히죽 웃었다.“내가 너한테 매달 용돈을 얼마나 많이 주는데, 그걸로도 부족해?”이청아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무리 친동생이라고 해도 자꾸만 손을 벌리는 건 싫었다.“전에는 충분했는데 모은 돈을 전부 양씨 의약에 투자하는 바람에 지금은 일전 한 푼도 없어.”이현이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듯 말했다.“그럼 그냥 양씨 의약의 배당금이나 기다려.”이청아는 더는 그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돌아서던 그때 유진우와 조선미를 발견했다.“누나, 유진우도 초대했어? 재수 없게!”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던 이현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나 초대 안 했어.”이청아가 부인했다.“초대 안 했는데도 와? 정말 뻔뻔스럽기 짝이 없어.”이현이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조선미에게 닿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다.“어머... 유진우 옆에 있는 저 미인은 누구야? 너무 아름답잖아!”“미인은 무슨. 그냥 여우야!”장경화가 분노를 터뜨렸다.“지난번에 청성 그룹에서 난리를 친 게 바로 쟤야. 하마터면 나까지 때릴 뻔했다니까!”“아, 저 여자였어?”이현의 낯빛이 확 싸늘해졌다.“젠장, 유진우는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야. 오늘 엄청 중요한 자리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여자라고 경고했었다.“과찬입니다.”이청아가 예의 바르게 웃었다.“청아 씨, 좋은 소식 하나 더 알려줄게요.”그때 양의성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아까 도현 도련님이 그러는데 오늘 개업식에 조씨 가문의 아가씨도 직접 오신대요.”“그래요? 너무 잘됐네요!”이청아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기뻐했다. 계약을 체결하든 새 회사에 관한 일을 상의하든 전부 조신 그룹의 이사가 나서서 처리한 바람에 아직 조씨 가문의 아가씨를 만난 적이 없었다.물론 조선미의 이름을 들은 적은 있었다.조 어르신이 물러난 후로 그녀가 조씨 가문 전체를 책임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조씨 가문을 나날이 번창하게 했고 전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이루었다.어찌 보면 두 사람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그녀는 조선미를 자신이 따라잡아야 할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어 늘 아쉬웠다.그런 조선미가 오늘 직접 현장에 온다고 하니 저도 모르게 기대되었다. 상업 퀸의 카리스마가 어떤지 제대로 보고 싶었다.“누나, 조선미 씨가 강능의 4대 미녀 중 한 명이라던데 엄청 예쁘겠지? 두 사람 만나면 나한테 좀 소개해 줄 수 있어?”이현이 기대 가득한 얼굴로 쳐다보았다.“그래그래. 이현이 나이도 적지 않은데 장가갈 때가 됐어. 조씨 가문의 아가씨라면 데릴사위로 보낸다고 해도 좋아!”장경화는 정신이 번쩍 드는 것만 같았다.“엄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조선미 씨가 이현이를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있겠어요?”이청아가 가차 없이 딱 잘랐다.“무슨 말을 그렇게 해? 우리 이현이가 어때서? 젊고 힘도 세고 잘생겼잖아. 그 아가씨랑 딱이네, 뭐.”장경화가 또박또박 말했다.“그러니까 말이야. 내 몸매 좀 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내 근육질 몸매에 반했는지 몰라.”그러더니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다짜고짜 팔근육을 보여줬다.두 사람의 모습에 이청아는 어이가 없었다. 그들을 이곳에 괜히 데려온
“저 여자였어?!”무대 위로 올라온 조선미를 보자마자 이청아는 그대로 넋이 나갔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늘 만나길 기대했던 조신 그룹의 아가씨가 그녀와 맞서던 여자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엄마, 그 여우 년 아니야? 저 여자가 왜 올라가?”두 눈을 부릅뜬 이현이 아직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설... 설마... 저 여자가 바로 조신 그룹의 아가씨야?”장경화는 화들짝 놀란 나머지 입까지 파르르 떨었다. 눈앞의 여우가 조씨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왜? 왜 저 여자냐고!”그때 양의성도 벼락을 맞은 것처럼 낯빛이 사색이 되었고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유진우 옆에 있던 여자가 강능의 상업 퀸이자 많은 이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존재라는 걸 전혀 예상치 못했다.전에 자신이 저질렀던 짓이 뇌리에 스쳐 지나가면서 저도 모르게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어떡하지? 이미 조선미 씨한테 밉보였어.’“의성아, 전에 조선미 씨를 만난 적이 있었어?”그때 옆에 있던 안도현이 수상함을 눈치채고 물었다.“있... 있어요. 게다가 불쾌한 일도 있었어요.”양의성이 부들부들 떨며 침을 꿀꺽 삼켰다.“감히 조선미 씨를 건드려? 너도 참 대단하다!”안도현은 마치 곧 죽을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조선미가 오늘 이 자리에 앉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겠는가, 절대 만만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도련님, 전에는 제가 눈이 멀어서 아가씨를 건드리고 말았어요. 이따가 아가씨한테 제 말 좀 잘해주실 수 있어요?”양의성이 부들부들 떨며 안도현의 손을 덥석 잡았다.“양의성, 이런 일은 나도 못 도와줘. 스스로 살길을 도모해.”안도현은 양의성을 매정하게 뿌리치고는 자리를 떠났다. 한낱 볼품없는 사람 때문에 조선미를 건드린다는 건 바보나 할 짓이었다.“망했어...”안도현의 단호한 뒷모습에 양의성의 낯빛이 사색이 되었다.조선미가 넓은 아량으로 너그러이 용서해 주면 모를까, 만약 복수라도 한다면 말 한마디만으로도
“아주 좋아. 그럼 하루빨리 해결해. 더는 다른 예상치 못한 일이 있어선 안 돼!”강천호의 표정이 그제야 조금 풀렸다.“걱정하지 마. 내 두 제자가 직접 나서면 저 사람은 무조건 죽은 목숨이야!”방 선생이 덤덤하게 웃어 보였다. 그러고는 휴대 전화를 꺼내 문자를 보냈다.그 시각, 시끌벅적한 무대 아래와 달리 무대 위의 조선미는 무척이나 침착했다.“일단 저희 회사 개업식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조선미는 마이크를 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침착하고 엄청난 카리스마와 도도한 눈빛이 더해지니 한 나라를 다스리는 여왕과도 같았다.“다들 아시다시피 저희 조신 그룹에 새로운 사업 파트너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조신 그룹의 일부 사업은 새 파트너의 손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주변을 쭉 살피던 조선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조신 그룹의 새 파트너가 대체 누구인지 다들 궁금하시죠? 조급해하지 말아요. 곧 여러분께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청아 씨 무대 위로 올라와 주세요. 여러분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십시오!”조선미가 먼저 손뼉을 치기 시작하자 곧바로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청아야, 네 차례야!”가장 먼저 반응한 장경화가 그녀를 툭툭 쳤다. 이청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비록 조선미의 정체에 여간 놀란 건 아니지만 지금의 그녀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한 걸음 한 걸음 무대 위로 올라갔다.“어머! 또 미녀네? 오늘 안구 정화 제대로 하는구나!”“두 분 다 예쁘지만 스타일이 달라. 양쪽에 저런 여자를 끼고 잘 수만 있다면 수명 10년과 바꾼다고 해도 기꺼이 바꿀 수 있어!”“젠장! 어떤 남자여야만 저런 미인을 차지할 자격이 있을까?”이청아가 무대에 오르자 현장이 다시 한번 들썩거리기 시작했다.조선미만으로도 충분히 이목을 끄는데 이청아가 나타나자 현장 분위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두 미녀가 동시에 무대 위에 있는 모습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또 만났네요, 이청아 씨.”조선미가
무대 위 두 여인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당당하고 차분하게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몇몇 눈치 빠른 사람들은 두 사람이 몰래 기 싸움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두 여인은 마치 아름다움을 다투는 꽃처럼 아름다우면서도 날카로웠다.조선미와 비교하면 이청아의 신분이 한참 딸리긴 했지만 전혀 자괴감에 빠지거나 실망하지 않았고 오히려 투지가 더 불타올랐다.늘 도도한 그녀는 매사에 쉽게 지는 법이 없었다. 그 어떤 어려움이 닥치든 일일이 헤쳐 나가는 성격이었다.조선미면 어떠한가? 강능의 상업 퀸이면 또 어떠한가?언젠가는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고 심지어 그녀를 넘어설 거라고 다짐했다.“이청아 씨의 풍채를 다들 보셨죠? 이어서 여러분께 다른 젊은 인재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분은 저를 구해줬을 뿐만 아니라 저희 조신 그룹에 많은 도움을 준 귀인입니다.”그 순간 무대 아래가 다시 한번 들끓었다.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는 사람들의 표정에 경악과 호기심이 가득했다.조선미의 눈에 들고 귀인이라고 칭하는 사람이 대체 누구란 말인가?!“의성 도련님, 조선미 씨가 말한 귀인이 설마 도련님은 아니죠?”이현이 슬쩍 한마디 했다. 그는 양의성처럼 뛰어난 청년이어야만 조선미가 말한 인물과 매칭이 된다고 생각했다.“의성아, 네가 바로 조씨 가문의 귀인이었어? 정말 축하해!”장경화는 환하게 웃으며 그 귀인이 바로 양의성이라고 단정 지었다.말문이 막힌 양의성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이 상황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고작 그 주제에 조신 그룹의 귀인이라니,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만약 그런 재주가 있었더라면 회사도 부도 위기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다.“설마 그 자식은 아니겠지?”양의성의 뇌리에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이내 부정해 버렸다.‘아니! 그 자식일 리가 없어. 그 쓸모없는 놈이 어떻게 조신 그룹의 귀인이야?’긴장과 기대 가득한 눈빛 속에 잠깐 멈칫하던 조선미가 다시 입을 열었다.“자, 그만 뜸 들일게요. 유진우 씨를 무대 위로 모시
“이봐요 젊은이, 환자 병세도 보지 않고 치료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건 너무 자만하는 것 아닌가요?”마을 의사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그는 비록 마을 의사지만 어쨌든 십여 년의 의료 경험이 있어 많은 사람들을 치료했다.그도 속수무책인 병을 어떻게 햇병아리가 고칠 수 있을까?“환자의 외상은 13곳이며, 가장 심각한 것은 가슴과 등 관통상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신체 조건이 강해서 치명적이지 않죠. 가장 골치 아픈 점은 환자가 독극물에 중독되어 오장육부가 다양한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제때 해독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내일까지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유진우는 마치 집안의 보물을 세듯 바람의 병세를 자세히 말했다.“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마을 의사는 화들짝 놀랐다.그는 맥을 짚고 자세히 검사한 후에야 비로소 상응하는 결론을 얻었다. 근데 눈앞의 이 녀석은 어떻게 알았을까?“병을 많이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죠.”유진우가 덤덤하게 답했다.“뭐? 한눈에 알았다고?”“무슨 불치병도 아니고 한 번만 봐도 충분합니다.”유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답하자 마을 의사는 입가를 실룩거리더니 한동안 대답하지 못 했다.그의 침착하고 여유로운 기색으로 보아 정말 능력이 있을지도 몰랐다.“정말 고칠 자신이 있어요?”조강진이 떠보듯 물었다.“시도해보면 알지 않겠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좋아요. 그럼 수고하세요.”조강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리를 비켜 유진우를 앞으로 모셨다.바람의 상태를 보면 내일까지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병원으로 이송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고 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유진우는 병상으로 가서 먼저 해독약을 꺼내 바람의 입에 먹였다.그리고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슈우...”일렬로 늘어선 은침이 튕겨 나와 바람의 몸 곳곳의 주요 혈 자리를 정확히 찔렀다.은침이 몸에 들어가자 유진우는 다시 손을 흔들었다.“윙...”모든 은침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
“당연하죠! 이건 유리종 제왕녹이에요. 게다가 골동품이라 천금 같은 값어치예요!”진이수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천금이라고요? 역시 좋은 아이였어요!”중년 남자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옥 팔찌를 조심스럽게 챙겼다.“급하게 나오느라 다른 건 준비하지 못했어요. 이 옥 팔찌는 꽤 가치가 있으니 맘에 들었으면 합니다.”이청성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아가씨가 이렇게 성의를 보이니 나도 어쩔 수 없죠. 이장님께 말씀드리겠지만 이장님이 여러분을 만날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수 없어요.”중년 남자는 감히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없었다.“그럼 수고해 주세요.”이청성이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그래요. 잠시만 기다리세요.”중년 남자는 더 말하지 않고 마당으로 돌아섰다.3분 후, 중년 남자는 다시 집을 나서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우리 이장님이 아가씨를 만나겠대요. 하지만 안전을 위해 한 명만 데리고 들어오라고 하세요.”“진 대장님은 여기서 지켜주세요. 저와 유진우가 먼저 들어가 볼게요.”이청성은 당부 한마디 하고 유진우를 데리고 들어왔다.한편, 침실 안.바람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이장 조강진이 옆에서 마을 의사와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양 선생, 이 젊은이 정말 가망이 없는 건가?”조강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오아시스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으로서 바람의 가치는 매우 높았다.잘만 활용하면 마을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이장님, 이 사람은 중상을 입었고 게다가 체내에 맹독이 있어서 제 의술로는 전혀 치료할 수 없습니다.”마을 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는 작은 병을 치료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난치병을 만나면 완전히 속수무책이었다.“보아하니,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겠군.”조강진은 미간을 찌푸렸다.“이장님 저희 마을에서 도시 대형 병원까지 거리가 있어서 적어도 하루는 필요해요. 이 사람 현재 건강 상태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마을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어쨌든
“네? 누군가 나왔다고요?”그러자 이청성은 정신이 번쩍 들어 캐물었다.“그 사람이 누구죠? 지금 어딨죠?”그 기괴한 오아시스는 미지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무사히 탈출했다면 분명 직접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누구든지 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물을 찾는 성공률도 대폭 증가할 것이다.“바람이라는 자인데, 오행문의 제자로 둔술에 능하다고 합니다. 사흘 전 오아시스에 들어가 소식이 끊겼는데 방금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사막의 마을로 돌아왔고 이장의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합니다.”진이수가 답했다.“오행문의 바람?”서지석은 미간을 찌푸렸다.“그 사람은 강호에서 꽤 유명해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요. 실력은 이미 본투비 레벨의 후반에 접어들어 천재라고 할 수 있죠.”오행문은 서남 세력에 속하지 않지만 그 잠재력은 결코 금도문에 뒤지지 않았다.“아가씨, 이 사람들은 누구죠?”진이수는 서지석 일행을 보며 좀 이상하게 생각했다.“모두 금도문의 고수들이세요. 이제 막 알게 된 친구들이에요.”이청성이 답했다.“금도문이라고요?”진이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꽤 놀랐다.서남부 3대 문파의 금도문은 그들에게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청성이 금도문의 제자와 친구가 될 줄은 몰랐다.금도문의 보호가 있다면 이번 일정은 훨씬 안전할 것이다.“자, 우선 이런 얘기는 그만하고 나를 마을 이장님 댁에 데려가 주세요. 바람에게 직접 물어볼 말이 있어요.”이청성은 지체하지 않고 즉시 진이수에게 길을 안내하라고 하고 이장 댁으로 향했다.지금 바람은 핵심 인물이며 각 세력이 경쟁하는 인기 있는 인물이니 반드시 일찍 나서야 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면 곤란했다.5분 후, 몇 사람은 의기양양하게 이장 댁에 도착했다.마을 이장은 2층짜리 작은 양옥에 살고 있으며 둘레가 100m인 마당이 있었다. 마당에는 꽃과 풀도 심겨 있었다.마당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한
이청성은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었다.“자, 다들 사양하지 말고 오늘 마음껏 드시고 마시세요!”다양한 맛있는 음식을 보자 금도문의 제자들은 사양하지 않고 마구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술이 세 순배 돌고, 다양한 음식이 들어가자 양측도 어느정도 친해졌다.“두 분을 보아하니 현지인은 아닌 것 같은데 설마 보물을 찾으러 온 건가요?”서지석이 떠보듯 물었다.“맞아요. 죽음의 사막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말을 듣고 몇 명 데리고 와서 운을 점쳐 보는 김에 단련하려고요.”이청성은 부인하지 않았다.죽음의 사막에 나타났다는 건 대부분 다양한 보물을 위한 것이며 이는 다들 속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이렇게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여행 올 바보는 없었다.“제가 괜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죽음의 사막은 정말 위험합니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아무런 위험도 경험하지 못한 것 같은데 그런 험난한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아요.”서지석이 설득하자 이청성은 웃으며 거절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꼭 가야 할 이유가 있어요.”“만약 기어코 가시겠다면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럼 저희가 보살펴 줄 수도 있고요.”“지석 씨도 이번에 보물을 찾기 위해 사막에 가시는 건가요?”유진우가 물었다.“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우리 금도문의 이번 임무는 죽음의 사막에 갑자기 나타난 오아시스를 탐험하는 거예요.”“선배님! 말을 삼가세요!”이 말을 들은 금도문의 제자가 즉시 소리를 내어 일깨웠다.어쨌든, 이것은 그들 사문의 임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릴 수 없었다.“말 못 할 사정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진우는 캐묻지 않았다.“괜찮아요. 친구끼리 왜 감추겠어요?”서지석은 손을 흔들며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 “죽음의 사막에 최근 신비로운 오아시스가 나타났다는 것을 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이 오아시스는 마치 영적인 존재처럼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안에 어떤 놀라운 보물
연우혁의 위협적인 눈빛에도 유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방금 서지석이 막지 않았더라면 이 녀석은 땅바닥에서 자기 치아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파리 몇 마리를 쫓아낸 후, 조이준은 계속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서지석과 금도문 제자도 더 이상 큰 소리로 떠들지 못하고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그러자 이청성은 일어나서 서지석을 향해 주먹을 감싸고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방금 나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별것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서지석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로 말했다.“나는 멋대로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을 가장 혐오해요. 우리 금도문의 종지가 바로 불의를 보면 반드시 칼을 뽑아 돕는 것이거든요.”“금도문은 역시 명불허전이네요. 전부 의리가 넘치시는 분들이세요. 괜찮으시다면 저희와 함께 식사하면서 술을 마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마침 좋은 술 몇 병을 소장하고 있거든요.”이청성이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그렇다면 저도 사양하지 않겠어요!”좋은 술이 있다는 말에 서지석은 저도 모르게 눈이 번쩍 뜨였고 즉시 몇몇 제자들에게 두 식탁을 붙이라고 지시했다.“아저씨, 요리사에게 몇 가지 요리를 더 내오라고 하고 술도 몇 병 더 가져오세요.”자리에 앉은 후, 이청성은 하인에게 한 마디 분부했다.“네!”하인 왕씨 아저씨는 대꾸하고 곧 떠났다.잠시 후 좋은 술과 요리가 잇달아 상에 오르자 서지석은 사양하지 않고 먼저 술을 따라 단숨에 마셨다.“역시 좋은 술이네요.”술 한 잔이 입에 들어가자 서지석은 금방 취한 표정을 지으며 입맛을 다졌다.“내 추측이 맞다면 이건 아마 백 년 묵은 술이죠?”술을 좋아하는 서지석은 지금껏 다양한 좋은 술을 맛보았지만 이렇게 향긋한 술은 처음이었다.지난번에 사부님께 받은 50년 묵은 술은 이것만큼 맛있지 않았다.“선생님께서는 술을 잘 아시는군요.”이청성은 가타부타 웃었다.황실의 좋은 술, 그것도 진품이라 일반 사람들은 당연히 마실 수 없었다.“선생님이라니요! 서지석이라고 부르세요.”“지석 씨, 제
“사람을 너무 얕잡아 보네!”유진우의 조롱을 받은 포니테일 여자는 더욱 분노했다.그녀는 이미 양측의 실력 차이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갑자기 온몸의 내공을 동원하여 더 강력한 힘으로 찔렀다.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힘을 주어도 손에 든 검날은 좀처럼 나아가지 못했다.유진우의 손가락은 집게처럼 검날을 단단히 끼고 있었다.“자기 주제도 모르고 덤비네!”유진우는 콧방귀를 뀌며 손가락에 힘을 가했다.칭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의 장검은 곧장 부러졌고 강력한 반진동이 그녀를 2~3m 밖으로 날려버렸다.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그녀는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이 침침해졌다.“대선배님! 이 녀석이 날 괴롭혔어요!”포니테일 여자는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과감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건방진 놈! 감히 내 후배에게 손을 대? 죽고 싶어 환장했어?”매부리코 사내가 벌컥 화를 내며 검을 뽑더니 유진우를 혼내주려고 했다.“그만!”그때, 문 앞에서 큰 고함소리가 울렸다.곧이어 빨간 옷을 입고 보검을 멘 한 남자가 한 무리 사람들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남자는 짙은 눈썹과 큰 눈을 가지고 있으며 체격이 우람하고 분위기가 강렬하여 등장하자마자 모든 사람의 주의를 끌었다.건방지게 굴었던 매부리코 남자조차도 상대방을 보고는 얼굴을 찡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연우혁! 비설파는 정말 눈에 뵈는 것이 없구나! 대낮에 권세를 믿고 사람을 괴롭히다니. 정말 너희가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빨간 옷 사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서지석! 이 사람들이 우리 비설파에게 도발한 거다!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나가!”매부리코 남자, 연우혁이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흥! 너희가 이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 내가 방금 똑똑히 봤어. 나 서지석은 너희같이 건방진 녀석들이 제일 눈에 거슬려!”서지석이 분노하며 말했다.“괴롭히면 뭐 어때? 우리 비설파의 일에 금도문이 무슨 자격으로 나서?”연우혁이 버럭 화를 내자 서지석이
유진우와 이청성은 원래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포니테일 여자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화살을 두 사람에게 겨누자 잠시 반응이 없었다.“그래! 저 사람들은 열몇 가지 음식이 있고 전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아 보이잖아. 근데 우리 상에 올라온 건 전부 쓰레기야!”“당장 우리 음식도 바꿔줘! 그렇지 않으면 정말 화낼 거야!”많은 사람들이 소란을 피웠고 말하면서 식탁 위의 음식을 바닥에 힘껏 내던져 온통 엉망진창이 되었다.“죄송합니다. 저희 작은 가게 능력으로는 정말 저렇게 유명한 음식으로 바꿀 수가 없어요.”종업원이 울상을 지으며 난감해했다.“바꿀 수 없다고? 그 말은 우리가 저런 음식을 먹을 돈이 없다는 거야?”매부리코 남자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지금 사람을 차별 대우하겠다는 거야? 우리가 누군지 알아? 우리가 바로 강호에서 유명한 비설파 제자들이야. 만약 우리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이 가게는 오늘로 끝이야!”포니테일 여자가 흉악하게 소리쳤다.“오해, 모두 오해입니다.”종원은 화들짝 놀라며 설명했다.“저 유명한 음식들은 전부 손님이 직접 데려온 요리사가 요리한 겁니다. 저희는 그저 주방만 제공했을 뿐이에요.”“뭐? 요리사를 데리고 왔다고? 지금 장난쳐? 누가 요리사를 데리고 다녀?”포니테일 여자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죽음의 사막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보물을 찾으러 오는데 요리사를 곁에 두는 것이 말도 안 되었다.“정말입니다. 제가 직접 봤어요. 제가 어찌 감히 여러분을 속이겠어요.”종업원이 확신에 차서 말했다.그 말을 들은 비설파 제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더니 결국 유진우와 이청성에게 시선을 돌렸다.“이봐, 그 음식들 정말 그쪽 사람들이 만든 거야?”포니테일 여자가 앞으로 나서더니 위에서 내려다보며 물었다.“맞아요.”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밖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직접 요리사를 데리고 왔어요.”“그래?”포니테일 여자는 식탁 위의 요리를 자세히 보고는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새우 볶음, 쏘가리구
“에취!”여관에서 막 옷을 갈아입던 유진우는 갑자기 재채기하고 속으로 ‘도대체 누가 나를 생각하는 거지?'라고 중얼거렸다.유진우는 코를 비비고 방을 나와 여관 식당에 도착했다.이 여관은 초등학교를 개조했기 때문에 식당의 면적도 작지 않았는데 대략 이삼백 제곱미터였다.백여 명이 식사하기에 넉넉했다.“여기요!”유진우가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이청성이 손을 들어 흔드는 것을 보았다.앞으로 다가가 보니 테이블 위에 이미 십여 가지 맛있는 음식이 놓여 있었다.“이 음식들은 전부 우리 주방장이 만든 거예요. 안전하고 맛도 있으니 안심하고 드세요.”이청성이 설명하자 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조심성이 많으시네요.”그는 사양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집 밖에 나오면 조심하는 게 맞죠. 이곳은 죽음의 사막 경계지역으로 아주 혼잡해요. 경각심을 늦추면 언제 죽을지 몰라요.”이청성은 젓가락을 집어 들고 천천히 씹으며 우아하게 먹었다.두 사람이 밥을 먹고 있을 때, 청의를 입고 보검을 든 젊은 남녀들이 갑자기 들어왔다.이 사람들은 분위기가 강하고 눈빛이 날카로우며 압박감이 넘쳤다. 옷차림을 보니 강호의 문파 제자일 것이다.그중 선두주자는 마른 체구의 매부리코 남자로, 서른이 넘은 나이에 인상이 다소 험상궂어 좋은 사람 같지 않았다.“대선배님, 이곳은 너무 낡았어요. 그리고 더러운 물건도 많은데 어떻게 여기서 식사를 하겠어요?”포니테일을 한 여자가 사방을 둘러보며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어쩔 수 없어. 이번에는 상황이 열악하니 대충 때워.”매부리코 남자가 좋은 말로 달랬다.“그래요. 온 김에 대충 먹죠 뭐. 배고파 죽겠어요.”포니테일 여자는 그나마 깨끗한 자리를 찾아 앉더니 외쳤다.“종업원! 여기에서 가장 좋은 요리로 당장 준비해!”“네!”종업원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그리고 요리사에게 몇 가지 귀한 요리를 준비해서 먼저 내놓으라고 당부했다.그러나 포니테일 여자가 음식을 집어 한 입 먹자마자 곧바로 토했다.“퉤! 이
“전에는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달라요.”팀원들의 비웃음에 진이수는 부인하지 않았다.서로 생사를 함께한 형제자매들이라 못할 말이 없었다.“청성 아가씨는 정말 특별해요. 비록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분명 절세미인인 느낌이 들어요.”체격이 우람진 한 대머리 남자가 늠름하게 말했다.“황소야, 청성 아가씨는 대장님이 마음에 두신 여자야. 분수에 넘치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난 그냥 한 말인데 왜 내가 감히 대장님 여자를 뺏는 것처럼 말해?”대머리 남자가 멋쩍게 웃었다.“대장님, 모처럼 설레는 여자를 만났으니 너무 많은 생각하지 마시고 용감하게 행동하세요. 대장님의 남성적인 매력이라면 충분할 거예요!”단발머리 여자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왠지 한발 늦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진이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가씨 옆에 수행 경호원이 있는데 두 사람 같은 차에 타고 온 걸 보면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아. 난 아마 기회가 없을 거야.”전에 유진우를 겨냥한 건 질투심 때문이었다.게다가 이청성이 유진우를 옹호하는 태도를 보면 두 사람은 분명 평범한 친구 사이가 아닐 것이다.“대장님, 방법만 정확하면 넘어오지 않는 여자는 없어요.”단발머리 여자가 실눈을 뜨며 말했다.“그래?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진이수는 순간 흥미가 돋았다.“아주 간단해요. 아가씨 옆에 있는 그 경호원이 죽기만 하면 대장님에게 기회가 생기지 않겠어요?”단말 머리 여자가 놀라운 말을 하자 진이수는 안색이 굳어져서 좌우를 둘러보며 아무도 엿듣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는 목소리를 낮추었다.“은하야, 함부로 말하지 마. 행동에는 규칙이 있는 법이야. 우리는 탐험대이지 용병이 아니야.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훔치는 일은 일단 소문이 나면 앞으로 누가 우리를 찾겠어?”“저희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면 누가 알겠어요?”은하는 웃을 듯 말 듯 말했다.오랜 세월 강호를 누비며 서로 속고 속이며 생사를 걸고 싸웠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