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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필요 없어.”

유진우가 단칼에 거절했다.

“필요 없다고?”

그의 말에 이서우는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도 그가 거절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죽는 게 두렵지도 않단 말인가?

“진우 씨! 너무 감정적으로 그러지 마!”

이청아가 그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다급하게 설득했다.

“당신이 무슨 죄를 지었든 일단 사는 게 중요해. 이씨 가문이 군부대에 인맥이 넓어. 지금 당신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서우 언니밖에 없어.”

“저 여자도 날 구하지 못해. 그리고 날 구할 필요도 없고.”

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차량 번호와 깃발을 보니 강남의 군부대에서 온 자들이라 강북 쪽에서는 아예 손을 쓸 수가 없다. 그리고 강천호가 관계까지 동원하여 일을 크게 벌였는데 유진우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었다.

“흥! 죽을 때가 됐는데도 입만 살아서는!”

이서우는 턱을 들고 하찮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

“너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구나. 우리 이씨 가문의 도움 없이는 너 평생 못 나와!”

“진우 씨,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서우 언니가 하라는 대로 해.”

이청아는 애가 타서 안절부절못했다.

민간인은 고위급 간부와 싸워서 절대 이기지 못한다. 군부대의 고위급 간부가 일반인을 상대하기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이다. 어쩌면 단 한마디 말로 쥐도 새도 모르게 그를 없앨지도 모른다.

“걱정하지 마, 그냥 가서 차나 한잔 마시다가 금방 나올 거야. 먼저 돌아가 있어.”

유진우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군부대까지 출동했으니 체면 정도는 봐줘야 했다.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데려가!”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장교가 명을 내리자 부하가 유진우에게 수갑을 채우고 차에 태웠다. 그들은 다시 위풍당당하게 떠났다.

전체 과정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고 머뭇거림이라곤 없었다.

이청아는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어 애가 타기만 했다. 그녀의 인맥으로는 군부대의 고위급 간부를 만날 수도 없었기에 유진우를 구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문득 뭔가 떠오른 이청아는 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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