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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그는 비연단의 처방전을 무슨 일이 있어도 손에 넣어야만 했다.

“날 오해했군. 난 그런 뜻이 아니었어.”

손기태가 싸늘하게 말했다.

“네?”

여동남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 방금 무슨 뜻이었어요?”

“두 사람 오늘 나한테 돈 빌리러 왔지?”

손기태는 그의 질문을 가볍게 무시한 채 되물었다. 그러자 여동남이 멋쩍게 웃었다.

“우리 여씨 가문이 요즘 자금 문제가 생겨서 회장님께 부탁드리러 왔어요.”

“얼마나 필요한데?”

“대략 6천억이요.”

“6천억?”

손기태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미안한데 그 돈 못 빌려줘.”

“못 빌려준다고요?”

여동남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6천억이면 회장님께는 아무것도 아닐 텐데 왜 못 빌려준다는 거죠?”

“정확히 말하면 난 그 돈을 진우 씨한테 빌려줬어. 당신들이 빌리고 싶으면 진우 씨한테 부탁해.”

손기태가 조롱 섞인 얼굴로 말했다.

“네? 유진우 씨한테 빌려줬다고요?”

그의 말에 두 부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6천억이나 되는 큰돈을 저 쓸모없는 유진우한테 빌려줬다고? 말도 안 돼!’

“회장님, 지금 장난하시는 거 아니죠? 그 큰돈을 저 사람한테 빌려주셨다고요?”

여동남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러게 말이에요, 회장님. 그 돈을 저 사람한테 빌려주면 저희는 어떡해요?”

여호준도 경악하긴 마찬가지였다.

“당신들이 어떡하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손기태는 그들의 사정 따위 전혀 봐주지 않았다.

“회장님,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 잊었어요? 저런 사람한테 돈을 빌려줄지언정 우리한테는 빌려주지 않겠다니, 정말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우리 여씨 가문의 체면이 저 사람보다 못하단 말입니까?”

여동남이 불만을 토로했다. 어쨌거나 여씨 가문은 명문가였다. 세력으로 보나 인맥으로 보나 유진우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주제가 못 되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둘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는 다 알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똑똑히 얘기하는데 난 당신들이랑 아무 친분이 없어. 내 돈을 내가 빌려주고 싶은 사람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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