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아, 너 언제부터 남자 친구 있었어, 왜 얘기 안 했어?”최우영이 유진우를 바라보는 눈빛은 극도로 불친절해졌다.“남자 친구가 있으면 너한테 다 보고해야 돼? 네가 뭔데?”조아영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그녀가 이미 수십 번이나 최우영을 거절했었지만 최우영은 지금까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녀를 따라다니며 귀찮게 했다.“네가 속을 가봐 걱정돼서 그러지. 요즘 세상에 사기꾼이 얼마나 많은데.”최우영은 음흉하게 말했다.“진우 오빠는 사기꾼이 아니야!”남궁은설이 급하게 나서서 변명했다.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자, 그녀는 뭔가 생각난 듯 즉시 입을 닫았다.“은설 씨, 앞에 향 주머니는 뭐예요?”유진우가 이상함을 발견하고 물었다.“무슨 문제가 있어요?”남궁은설은 향 주머니를 둘러보면서 물었다.“버려요. 불길한 물건이에요.”유진우는 고개를 저었다.“무슨 말씀이세요. 이건 수면을 도와주는 향 주머니에요. 왜 불길해요?”옆에 있던 도윤진은 기분이 상했다.“사실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린 거예요.”“모르면 가만히 계세요. 아는 척하지 말고요.”도윤진은 사정없이 말했다.“언니!”남궁은설은 입을 삐쭉거리며 불만을 표했다.“됐어,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그래. 자자, 앉아서 술이나 마시며 노래하자.”조아영은 남궁은설을 끌어당겨 자리에 앉히며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유진우는 옆으로 밀려났다.“흠!”도윤진은 유진우를 힐끗 노려보았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유진우만 보면 불쾌했다.“누님, 이 사람 뭐 하는 사람이에요?”최우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출신은 별 볼 거 없고 그냥 의사야. 굳이 말하자면 암살스킬을 잘 다루는 사람!”도윤진은 냉정하게 말했다.“무슨 거물인 줄 알았더니 그냥 의사였군요.”최우영은 차갑게 웃으며 얼굴에는 경멸을 드러냈다.“유진우 씨, 경고하는데 우리 모임은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데가 아니니까, 눈치가 있다면 빨리 떠나는 게 좋겠네요.”“맞아요. 당신 같은 사람은 우리 아영이랑
“기습 공격하다니!”최우영은 피가 나는 코를 막고 우두머리를 노려보았다.“싸우면서도 정신 집중하지 않다니, 죽고 싶은 건 확실하네.”우두머리는 최우영을 비웃었다.“너 나를 성공적으로 도발시켰어. 지금 무릎 꿇고 빌 수 있는 기회를 한번 줄게. 기회를 놓치면 진정한 실력이 뭔지를 보여줄 거야.”최우영의 말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는 말하면서 다리로 허공에 차는 모습까지 보였다.“죽음을 자초하다니!”우두머리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고, 나머지 십여 명의 부하들과 함께 달려들었다.“최우영 씨 조심해요.”소녀들은 걱정돼서 소리쳤다.“주제도 모르고 덤비다니!”최우영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특기를 펼치기 시작했다.앞으로 차고, 뒤로 차고, 양옆으로 차고, 휘둘러 차면서 발차기로 위풍을 뽐내더니 우두머리는 물론이고 모든 킬러들을 쓰러뜨렸다.지금 이 순간 최우영은 천하무적이였다.“젠장! 제법인데!”“다리 기술이 장난 아닌데요?”“역시, 대단하네요.”구경을 하고 있던 사람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풍경을 보고는 하나같이 구세주를 본 듯 눈에서 빛났다.“그냥 좀도둑일 뿐이에요.”최우영은 무심한 듯 손을 뒤로 가져가고 어깨를 으쓱 폈다.그리고 조아영 쪽을 힐끔 쳐다보며 마치 자기를 숭배하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최우영, 대단한데. 너의 옆에 있으면 안전감이 넘치겠다.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너의 여자 친구는 정말 행복하겠어.”노란 옷을 입은 여자는 최우영에 대한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별거 아니야.”최우영은 겸손하게 웃으며 말했다.“남자가 여자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나는 비겁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위험이 있을 때 여자 뒤에 숨는 그런 인간은 되지 말아야지?”말하면서 그는 일부러 유진우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봤다.“유진우 씨, 아까 말은 잘하더니 왜 가만히 보고만 있었어요? 갑자기 벙어리가 됐어요?”노란 옷을 입은 여자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비웃었다.“내가 보기에는 그냥 입만 살아있는 거야. 정작 일이 생기면 꼼짝
침묵.룸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소녀 팬들은 하나둘씩 눈만 크게 뜬 채 얼굴에는 충격으로 가득 찼다.그 누구도 위풍당당하던 최우영이 한순간에 바닥에 쓰러져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이 대머리 너무 강력한가 봐!“당신들, 감히 나한테?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최...”“집어치워!”청색 옷을 입은 대머리는 분노하며 최우영의 다리를 밟았다.“악!”최우영은 비참한 비명을 질렀다.“너희들 당장 이름 대!”최우영은 눈가에 사나운 기운을 가득 머금고 얼굴을 찡그렸다.“잘 들어, 내 이름은 송산이고 이분은 둘째 형 송해야!”청색 옷을 입은 대머리가 큰 소리로 말했다.“송산, 송해? 그럼 4대 악인이란 말인가?!”최우영는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얼굴에 두려움이 가득했다.“4대 악인?!”모두가 충격을 받았다.4대 악인은 흉악하기 그지없었고 남성 지역에서는 제멋대로 날뛰는 존재였다.이들은 사악하고 보복심이 강하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형적인 무법자였다!그들이 가는 곳마다 길거리 개들도 꼼짝 못한다고 한다.남성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유명 인사들이 이들 때문에 잠을 이루고 못하고 벌벌 떠는지 모른다.두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된 소녀들은 두려움에 꼼짝을 못 했다.“큰일이다!”도윤진은 미간을 찌푸렸다.네 명의 악당들은 모두 내공 고수들이었고 송산과 송해의 실력은 송강보다도 훨씬 강하다.한 명도 감당하기 힘든데 두 명이 동시에 나타나다니, 그야말로 설상가상이었다.만약 혼자라면 그나마 도망칠 기회라도 있을 텐데 문제는 얼마 전에 부상까지 당했던 남궁은설을 보호해야 했다.지금 상황에서 두 명의 악당과 맞선다는 건 이길 가능성이 조금도 없는 싸움이다.“송산, 경고하는데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 아니야. 함부로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최우영은 여전히 뻔뻔스럽게 소리쳤다.“함부로 하면 어쩔 건데? 네까짓 게 어쩌려고?”송산는 최우영을 축구공처럼 걷어찼다.최우영은 사람들 쪽으로 튕겨가서 부딪치며 비명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 있지?!”최우영의 입은 크게 벌어졌고 얼굴에는 믿기지 않는 표정이 가득했다.4대 악인의 실력은 그도 겪어봐서 알고 있다.악인 두 명 중 누구든지 모두 그를 아주 쉽게 죽일 수 있다.그런데 그렇게 강한 고수들이 유진우한테 이렇게 쉽게 당하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이 자식이 어떻게 이런 실력이 있는 거지?”도윤진도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았다.유진우가 암살 스킬만 잘 쓸 뿐 현장 실력은 하나도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의 실력은 사실상 상급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녀를 훨씬 초월했기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진우 오빠, 최고예요!”남궁은설의 눈에서 빛이 났다.최우영의 소녀 팬들도 유진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유진우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송산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이제 말해봐, 누가 보냈어?”“오늘은 우리가 졌어.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송산은 이를 갈며 말했다.“너희들 죽여서 뭐하겠어? 누가 시켰는지 말만 하면 살려줄게.”“말하면 우리는 죽어.”송산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뱃속에 있는 거미 독충 때문인 거지?”유진우는 눈썹을 치켜들고 갑자기 황금 침을 꺼내더니 송산의 복부에 찔렀다.그러자 송산은 무언가가 뱃속에서 몸부림치는 듯이 배를 끌어안고 심하게 뒹굴더니 몇 번의 심호흡 후 평온해졌다.유진우가 황금 침을 뽑아내자 그 위에는 검은 혈액이 묻어 있었다.“독충이 죽었으니 이제 말할 수 있겠지?”“너... 너 어떻게 한 거야?”송산의 얼굴은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4대 악인들은 실제로 독충 술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었는데 저항할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면 죽음보다 더 심한 형벌을 받았었다.그들은 독충을 제거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고통만 더 심해졌다.그런데 지금 그들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침구 한방으로 해결해 주었다. 이건 정말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믿기지 않는 일이다.“
뺨을 맞고 얼굴이 부어오른 홍진호를 바라보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유진우가 감히 홍진호의 뺨을 이 정도로 때릴 줄은 몰랐다.홍씨 가문은 서울 5대 가문 중의 하나였고 그 세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게다가 홍진호는 가문의 종손으로써 홍씨 가문을 계승할 인물이었다.그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한테 중심으로 받들렸고 아무도 감히 그를 공개적으로 모욕하지 못했으며 게다가 그의 뺨을 때린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이 사람 미친 거 분명해!“너, 너 감히 날 때려?”홍진호는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얼굴 표정이 일그러졌다.“때릴 뿐만 아니라, 너의 손도 부러뜨릴 거야!”유진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홍진호의 손목을 직접 밟아 부러뜨렸다.“악!”홍진호는 고통에 식은땀을 흘렸다.뭔가 해보려고 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그만해요!”도윤진이 외쳤다.“유진우 씨, 미쳤어요? 홍진호가 누군지 몰라요? 어떻게 이 정도로 만들어요?”“누군지 상관없어요. 나를 건드렸으면 맞아야죠.”유진우는 무심하게 말했다.“조하영 씨, 방금 뺨 맞았죠? 이리 와서 열대 때려요.”“좋아요!”조아영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홍진호의 위에 올라타더니 ‘팍 팍 팍...’하고 거칠게 뺨을 내리쳤다.“감히 나를 때려? 오늘 본때를 보여주지!”조아영은 이를 악물고 때리면서 분노를 토로했다.“그만해!”도윤진이 또 말렸다.“비켜요!”유진우는 아무 표정 없이 도윤진의 뺨도 때렸다.“당신... 어떻게 날 때려?”도윤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얼굴을 가렸다.“잘못 때렸어요? 몇 번이고 살려줬는데 당신은 조금도 감사해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홍진호가 나를 모함할 때도 가만히 있었고, 조아영이 뺨을 맞았을 때도 못 본 것처럼 하더니, 홍진호가 맞으니까 오히려 나서서 우리를 제지시켜요? 도씨 가문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 집안의 가풍인가 봐요?”“그건...”유진우의 질문에 도윤진은 얼굴색이 붉어지며 아무 말도 못 했다.남궁은설도 아무 말 못 하고 침묵했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진... 진짜 독충이야?”홍진호가 뱉어낸 붉은 뱀을 본 순간 사람들은 저마다 넋을 놓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앞날이 창창하고 위풍이 넘치는 홍씨 가문 도련님이 이런 비겁하고 사악한 방법으로 구애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홍진호! 당신 이런 인간이었어?”도윤진은 놀랍기도 하면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까지 그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두터웠는데 그게 다 거짓이었다니! 게다가 하마터면 그와 한패가 되어 공모할 뻔했다.“그게...”홍진호는 낯빛이 사색이 된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이 눈앞에 펼쳐져 있으니 아무리 변명해 봤자 의미가 없었다.“흥, 다행히 진우 씨의 안목이 예리해서 너의 속셈을 꿰뚫어 봤기에 망정이지, 안 그러면 설이한테 큰일이 날 뻔했어!”조아영이 그를 경멸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녀는 이런 비겁하고 파렴치한 남자를 가장 극혐했다.‘여자 마음을 얻지 못하는 남자들이 꼭 이런 비열한 수단을 쓰더라? 정말 역겨워 죽겠어!’남궁은설은 아무 말 없이 홍진호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에 혐오와 경계심이 섞여 있었다.“그래! 사랑의 뱀은 내가 한 짓이다, 그런데 뭐? 나도 설이를 좋아하는 마음에 그런 거라고!”꽤 큰 충격을 받았는지 홍진호가 갑자기 포효했다.“남성 전체에서 설이랑 어울리는 남자는 나밖에 없어. 아저씨도 줄곧 날 훌륭한 사위로 여겨왔고. 난 단지 두 집안의 결혼을 서두르려고 했을 뿐이야. 그게 잘못됐어?”“퉤! 위선자 같으니라고! 비겁하고 파렴치한 짓을 해놓고 말은 또 번지르르하게 하네? 정말 토가 다 나올 지경이야!”조아영이 바닥에 침을 뱉었다.“네가 뭘 안다고 그래? 나 말고 설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홍진호가 분노를 터뜨렸다.“진심?”유진우가 갑자기 피식 웃었다.“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사람이 은설 씨를 납치해?”“이 자식아! 너 지금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홍진호가 흉악스럽게 말했다.“은설 씨가 두 번이나 습격당했는데 매번 타이밍이 아주 이상하리만큼 절묘했어.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버지가 홍진호를 아끼는 마음이 꽤 커서 결국에는 흐지부지될 거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재벌은 한순간의 기쁨보다 가문의 이익을 더욱 중요시 한다.“알았어. 아저씨가 널 얼마나 끔찍이 아끼시는데. 절대 억울하게 내버려 두지 않으실 거야.”조아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는 추궁하지 않았다.“하영 씨, 시간도 늦었는데 그만 집에 가요.”유진우가 입을 쩍 벌려 하품하더니 황금 침을 정리하고 떠나려 했다.“도망가려고?”그때 홍진호가 험상궂은 얼굴로 벌떡 뛰어오르더니 유진우가 한눈을 판 사이에 그의 앞으로 달려가 칼을 빼 들었다.“죽어!”홍진호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날카로운 칼로 유진우의 등을 찌르려 했다.“조심해요!”조아영과 남궁은설의 낯빛이 확 변했다. 다른 이들도 갑자기 발끈하는 홍진호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기습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뭐야?”유진우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미치광이 같은 홍진호의 두 눈과 딱 마주쳤다.“날 죽이려고?”“죽이면 안 돼? 너 같은 쓰레기는 죽이고 싶으면 죽여도 돼!”홍진호가 흉악스럽게 웃더니 칼을 쥔 손에 힘을 가했다. 그런데 곧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아무리 힘껏 찔러도 칼이 몸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다.“날 죽이려 해? 그럼 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지.”유진우는 홍진호의 목을 덥석 잡아 냅다 위로 들어 올렸다.“으악...”순간 홍진호는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어 얼굴이 시뻘게졌다. 두 다리로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유진우 씨, 당장 내려놔요!”강렬한 살기를 느낀 도윤진이 굳은 얼굴로 소리쳤다.“날 죽이려 했는데 그럼 가만히 내버려 둬요?”옆으로 힐끗 쳐다보는 유진우의 눈빛이 얼음장같이 차가웠다.“그건 내 알 바가 아니에요! 아무튼 홍진호를 다치게 해선 안 돼요. 안 그러면 진우 씨는 우리 세 가문 공공의 적이 될 겁니다.”도윤진이 위협했다.“맞아요! 당장 진호 형을
“다음 생에는 제발 똑똑하게 살아.”유진우는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홍진호를 마치 쓰레기 버리듯 옆으로 휙 던져버렸다.“쿵!”굉음과 함께 홍진호의 무거운 몸이 도윤진 일행의 발밑에 떨어졌다.사람들은 충격에 빠진 얼굴로 멍하니 서 있었다.홍진호는 죽어서도 유진우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자신을 죽였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으악...”발밑에 축 늘어진 시체를 보며 사람들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얼이 빠져 우두커니 서 있을 뿐 한참이 지나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두려움이라곤 모르던 재벌 집 도련님이 그냥 이렇게 죽었다고? 말도 안 돼!’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방 전체가 순식간에 발칵 뒤집혔다.“유진우 씨, 당신 미쳤어요? 감히... 홍진호를 죽여요?”도윤진이 충격의 도가니에 빠진 얼굴로 말했다. 유진우가 홍진호를 죽인 건 거지가 왕을 죽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미친 짓이었다.“당신 이제 정말 끝났어요! 진호 형님을 죽였으니 앞으로 세상 어디에도 발붙일 자리가 없을 겁니다. 홍씨 가문의 보복을 끊임없이 당할 거라고요.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가족, 친구 모두 홍씨 가문의 보복 대상이 되어서 남은 인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갈 거예요.”최우영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연신 포효했다.“미쳤어, 미쳤어! 저 자식 미쳤어!”“홍씨 가문은 무사 가문이고 세력은 남성 전체에 퍼져있어. 게다가 제자도 수없이 많은데 그런 홍씨 가문을 건드렸으니 수많은 고수와 적이 된 거나 마찬가지야!”“제 주제도 모르는 놈이 감히 진호 도련님을 죽여? 이젠 그 누가 와도 널 구하지 못해!”현장이 초토화가 돼버렸다. 유진우가 겁도 없이 진짜로 홍진호를 죽일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건가?“남이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남을 건드리지 않아. 홍진호가 날 죽이려 했는데도 살려두라고?”싸늘하기 그지없는 표정과 달리 그의 말투는 무척이나 덤덤했다.“미쳤어, 정말 미쳤어. 당신 꼭 후회할 거예요!”도윤진이 노발대발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