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68화

겸손하게 조언을 구하는 손명호의 모습에 진서현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넋을 잃은 채 자리에 서 있었다.

고상한 태도에 거만한 성격을 가진 손명호에게 이런 겸손한 면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유진우한테 말이다.

“제가 어떻게 감히 선생님께 조언할 수가 있겠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같이 대화를 나눠봐요.”

“그래요... 일단 여기부터.”

손명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방에서 책을 꺼냈고 그렇게 현장에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음... 이건 생각보다 쉬워요. 예를 들어, 항아리에 해충 백 마리를 집어넣어 서로 싸우게 만들고 한 달 뒤에 다시 항아리를 열어보면 살아남은 해충은 어마무시한 독을 갖고 있게 돼요. 이런 방법은 주로 독으로 다른 한 가지의 독을 치료하는 데 사용됩니다. 그리고 이건 해독 방법에 관한 설명이에요. 감초를 검게 구워 콩과 함께 섞어서 나온 즙을 사람이 복용하면 독을 제거할 수 있어요. 물론 이건 아주 평범한 독에만 가능해요. 그리고 이건...”

유진우는 버벅거림 없이 손명호의 질문에 대해 하나씩 답변했고 흥미롭게 듣고 있던 그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하하하... 진우 씨는 정말 천재예요! 설명이 아주 귀에 쏙쏙 들어오네요.”

손명호는 흥분하며 말을 이어갔다.

“참...”

진서현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기지 않아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기억 속의 손명호는 감히 넘볼 수조차도 없는 명의인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초등학생으로 보였다.

‘독충술은 또 뭐야? 손명호가 이걸 왜 배우려고 하는 거지?’

“선생님, 궁금한 점 있으면 나중에 천천히 대화 나눠요. 지금은 일단 발표회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이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본 조선미는 옆으로 다가가 말을 끊었다.

“네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손명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가씨,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봐요.”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그냥 단상에 앉아계시면 됩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