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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유공권은 여전히 흉흉한 눈으로 유진우를 노려보았다. 그의 표정에서 일말의 실마리를 찾아내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그러나 그는 어떠한 단서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경계하는 말투로 물었다. “내가 왜 자네를 믿어야 하지?”

“유명의, 제가 만약 복수를 하러 온 것이라면, 당신 둘을 처리하는 건 먼지 털듯 수월했을 겁니다.”

유진우가 말하는 새에 손가락 사이로 튕긴 원기가 폭발하듯 뿜어나갔다.

찰나에, 창가에 둔 꽃병은 ‘펑’하는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

“어엇?”

유공권은 눈꺼풀을 꿈적하더니 차츰 얼굴을 굳혔다.

원기만으로 손끝 하나 대지 않은 채 꽃병을 부수다니, 무도의 고수일게, 분명하다.

혹여나 살인할 마음이 있었다면, 그의 힘으로는 확실히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그에게 다른 선택은 있을 수 없었다.

“유명의, 실례가 많았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유진우가 다시 한번 공수했다.

“좋다! 자네가 은혜를 갚으러 왔다는 건 한번 믿어보겠어. 하지만 이미 늦었다네.”

유공권은 자리를 비켜 병상위의 사철수를 바라보았다. “사철수는 10년 전에 이미 불구가 되어 여태 한 번도 일어나지 못했다네. 수없는 방법을 써봤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어.”

“유명의, 제게 기회를 주십쇼. 저는 몇 가지 기문 의술을 쓸 수 있습니다.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유진우가 병상 앞에 섰다.

“자네가?”

유공권은 머리를 저었다. “젊은이, 내가 자네를 무시하는 게 아닐세. 사철수의 병은 절대 자네가 생각하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네. 그자의 몸에는 강력한 원기가 도사리고 있어, 여태 풀어낼 수 없었지. 약 끊음으로 간신히 목숨만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오.”

10년 전, 사철수는 심한 상처를 입어 원기를 크게 다쳤다. 그탓에 신체기능은 거의 전멸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아무리 애를 써서 목숨을 이어간다 한들, 병의 근원을 처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

제일 큰 관건은 사철수의 몸 안에는 하나의 무시무시한 원기가 끊임없이 그의 칠경팔맥을 파괴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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