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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유공권은 2층 문을 걸어 잠그고 제 자리에서 배회하다 결국엔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은 이미 철저하게 봉인되어 있었다. 철제문이요, 방범 문이요, 감시카메라, 경보기, 없는 것이 없었다.

그 철통같은 방어는 가히 파리 한 마리도 들어갈 구멍이 없다고 해도 좋았다.

몇 겹의 자물쇠를 열고나서야 유공권은 3층에 올라설 수 있었다.

3층은 아주 어두웠다. 대부분의 방에는 사람의 눈을 속일 잡동사니들이 놓여있었다. 유독 가장 안쪽에 있는 방만은 정갈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그와 같은 시각, 방안의 병상에는 한 빼빼 마른 중년 남성이 누워있었다.

남자는 이미 정신을 잃은 지 오래였고, 호흡은 미약했다. 숨을 쉬어도 몸에 거의 기복이 없을 만큼 쇠약해, 마치 이미 죽은 시체와도 같았다.

유공권은 남자의 침대 곁으로 와 습관적으로 맥을 짚어 보고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하……이제 10년이야. 자네는 대체 언제 눈을 뜰 수 있는 건가?”

“명의 유공권의 이름을 갖고서도, 자네의 병을 고칠 수 없다니. 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유공권은 연신 머리를 저었다. 그리고 단약을 하나 꺼내 남자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 모습은 불쌍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장장 10년을 사철수를 보살펴왔다.

10년 동안, 셀 수 없는 고서를 찾아 읽고,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시도해 봤으나 시종 사철수를 깨어나게 할 수는 없었다.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목숨만 간신히 이어가는 것이었다.

“은인, 전할 말이 있소.”

“오늘 유진우라는 젊은이가 자네를 찾아왔다오. 하지만 그 속을 다 알 수 없어 다시 돌려보냈다네.”

“그 젊은이가 쉬운 인물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다네. 혹시 그자가 원수 집안이라면 우리는 좋게 넘어지지 못할걸세.”

“그자가 수소문해서 이곳까지 찾아냈다면 필연 철저히 준비가 되어있었을 터.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구세당도 당신을 감출 수 없을지도 모르오.”

“은인이여…… 내 말이 들린다면 제발 빨리 눈을 떠주시오.”

유공권은 한편으로는 사철수의 몸을 안마하며, 다른 한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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