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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아니 할아버지, 왜 또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들인 거예요?” 유성신이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스레 말했다.

“성신아, 그게 무슨 예의냐!”

유공권이 얼굴을 굳혔다. “이 젊은 청년은 방금 우리 구세당을 구한 은혜로운 분이다. 차라도 대접하는 게 도리지 않겠냐.”

“저자가 뭘 도우면 뭘 도왔다고 그래요?” 유성신은 유진우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의심이 가시지 않는 듯 되물었다.

“우리 성심당에서 의료사고가 날뻔했다. 이 청년이 도와줬기에 망정이지, 간판을 뜯어 내야 했을지도 모른다.” 유공권이 엄격한 투로 말했다. 혹시나 안씨 가문 아가씨가 구세당에서 죽기라도 했으면 간판을 뜯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았을 것이 뻔했다.

“할아버지, 농담도 정도껏 하세요. 저희 구세당에 의사가 얼마나 많은데 어떤 병인들 못 고친다고 바깥사람이 돕는다고 하시는 거예요?” 유성신은 전혀 믿을 생각이 없었다. 구세당은 명성이 자자해 큰 병원에서 보낸 환자를 치료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유진우의 나이가 고작 얼마나 된다고 천하의 구세당의 의사보다 더 실력이 좋단 말인가?

“성신아, 사람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다. 유진우는 나이는 어리나 의술만은 절대 너에게 지지 않을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유공권이 말했다.

“매번 같은 말만 하시잖아요. 됐어요, 두 분이 대화하세요, 전 방에 돌아갈게요.”

유성신은 더 이상 말하기도 귀찮다는 듯 유진우를 곁눈으로 훑고 방으로 돌아갔다.

“청년, 내가 손녀를 평소 곱게 키우다 보니 예절을 잘 모르는 것 같네. 이해해 주게나.” 유공권은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괜찮습니다. 아가씨가 솔직한 것이지요.” 유진우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 이리 앉아서 말하게.”

유공권은 안내한 자리에 유진우가 앉는 것을 확인하고는 차를 따랐다. “그래 청년, 나를 찾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구세당에 오는 사람은 두 종류밖에 없었다. 하나는 병을 보이러 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승을 모셔 의술을 배우러 오는 것이다.

그는 내심 상대가 후자이기를 기대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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