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붙겠다 이거지?”달려오는 경비원들을 보며 장 어르신이 흉악하게 웃었다.“얘들아, 3분 줄게. 가서 몸 좀 풀어!”“네!”강린파 제자들이 바로 흥분하기 시작하더니 손바닥을 비비면서 정면으로 맞섰다.악당파 당주인 장 어르신이 이끄는 부하들은 전부 블랙 프리즌에서 나온 살벌한 사람들이었는데 강린파에서 나름 전투력이 있는 엘리트였다.특히 유진우의 특훈을 받은 후에는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고 혼자서도 백 명을 거뜬히 상대할 정도였다.일반적인 경비원이 아니라 세간에서 이름 있는 파벌과 맞서도 그들은 전혀 겁먹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양측이 맞붙자마자 실력 차이가 확 났다.강린파 중 하나인 악당파 제자들은 아주 가볍게 게다가 압도적으로 모든 경비원을 해결했다. 3분도 안 되는 시간에 이삼십 명에 달하는 경비원들이 바닥에 쓰러져 꼼짝도 하질 못했다.“쓸모없는 것들!”그 광경에 나승엽은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 경비원들이 한동안은 버틸 줄 알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전부 자빠지고 말았다.‘하나도 도움이 안 되는 쓰레기들!’“계속 엎어! 싹 다 엎어버려!”장 어르신은 일말의 머뭇거림이라곤 없이 강린파 제자들을 지휘했다. 물론 천향루만 망가뜨렸지, 무고한 사람은 해치지 않았다.“빌어먹을 것들, 감히 내 천향루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죽고 싶어서 환장했지? 딱 기다려!”나승엽은 휴대 전화를 꺼내 구원병을 부르기 시작했다. 유진우는 그저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 말리지 않았다.‘내가 좋게 좋게 말할 때 억지를 부렸으니 이젠 내가 억지 부릴 차례야.’“유진우 씨, 지금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그때 줄곧 옆에서 지켜만 보던 이청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너무하다니요? 모르겠는데요?”유진우가 어깨를 들먹였다.“천향루는 나 사장님 거예요. 손님을 받든 내쫓든 그건 사장님의 자유죠. 비록 말이 다소 거칠긴 했지만 여기서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어떡해요? 결과도 책임지지 못할 거면서.”이청아가 경고를 날렸다. 상대가 잘못했든 안 했든 나승
‘저 자식 고집이 왜 이렇게 세?’이청아가 좋게 좋게 설득하고 도와주기까지 하겠다고 했지만 상대는 그녀의 호의를 전혀 받지 않았다.“흥, 제 발로 불구덩이에 뛰어들겠다는데 뭐 어쩌겠어. 청아야,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둬.”장경화는 팔짱을 끼고 이따가 재미난 구경이나 하려 했다.“언니는 다 좋은데 마음이 너무 착해서 문제야. 저 사람들이 우리 룸을 빼앗았는데도 도와주고 싶어? 그럴 필요까진 없어, 언니.”단소홍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그래, 청아야. 어떤 사람은 쓴맛을 좀 봐야 제 주제를 알아.”장홍매가 하찮다는 표정을 지었다.“됐어요. 당신들 일이니 알아서 해요.”이청아는 싸늘한 표정으로 옆으로 물러섰다. 어찌 된 영문인지 유진우가 거절하니까 되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말 아무런 조짐도 없이 말이다.‘나 왜 이러지? 그냥 몇 번 만난 사람을 왜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거야?’“인마! 청아 씨가 너한테 준 기회를 스스로 차버려?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군. 이따가 내 구원병이 오면 그땐 후회해도 늦었어.”나승엽은 차갑게 웃으면서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했다. 이청아가 직접 나서서 도와주겠다고 한 건 엄청난 영광이자 은혜였다. 남들은 받고 싶어도 못 받는 걸 유진우는 단칼에 거절해버렸다. 정말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격이었다.“흥, 조금만 더 나대봐. 이따가 아주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줄게.”유혜지는 뒤에 서서 씩씩거리며 살벌한 눈빛으로 째려보았다.더는 그들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던 유진우는 조선미 등 일행과 함께 천자 3호룸으로 들어가 착석했다. 그러고는 차를 마시면서 천향루를 부수는 강린파 제자들을 지켜보았다.“마음껏 부숴버려. 나중에 열배 백배 배상해야 할 거야!”나승엽은 어두운 얼굴로 소리치면서 마음속의 분노를 가까스로 참았다.“누가 감히 천향루에서 소란을 피워?”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우람한 체격의 한 무리 사나이들이 살기등등하게 쳐들어왔다.맨 앞에 화려한 옷차림의 젊은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다. 왼쪽에 서 있
“꽃이요?”선우장훈의 말에 나승엽은 어안이 벙벙했다.‘유진우가 잘생기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남자인데 꽃과 무슨 상관이야? 형님한테 다른 취향이 있었나?’그 생각에 나승엽은 갑자기 가슴이 움찔했다.“아주 좋아. 여기서 예쁜 두 꽃을 다 보다니, 오늘 운이 좋네.”선우장훈은 아래턱을 어루만지면서 음흉한 눈빛으로 조선미와 조홍연을 번갈아 보았다.한 사람은 요염했고 다른 한 사람은 도도한 스타일이었다.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두 절세미녀가 가만히 앉아있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예술 작품이 따로 없었다. 마치 쓰다듬어주면서 사랑을 주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눈앞의 아름답고 완벽한 예술 작품에 비교하면 그가 예전에 놀았던 모델과 연예인은 정말 너무도 평범했고 이젠 쳐다보고도 싶지 않았다.이런 절세미녀를 평소 한 명만 봐도 운이 좋은 건데 오늘 동시에 둘이나 만나서 선우장훈은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제대로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형님, 저 둘을 말하는 겁니까?”나승엽은 그의 시선에 따라 고개를 돌렸다가 바로 알아챘다.“아니면 누구겠어?”선우장훈이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그러고는 넥타이를 정리하고 멋진 웃음을 지으면서 성큼성큼 다가갔다.“두 분 이름이 어떻게 돼요?”“유진우입니다. 무슨 일이시죠?”유진우가 앞에 나서면서 선우장훈의 음흉한 시선을 가려버렸다.“넌 뭔데 끼어들어? 너한테 물었어?”선우장훈이 두 눈을 부릅뜨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어디서 튀어나온 놈이기에 내 앞을 막아? 내가 누구고 우리 형이 누군지 알아?”‘X발, 미녀를 감상 중이었는데 웬 놈이 튀어나와서는. 재수 없게.’“당신이 누구든, 당신 형이 누구든 상관없으니까 그 더러운 생각 거두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가만 안 둬.”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요놈 봐라? 너 뭔데 이딴 식으로 나한테 말해?”선우장훈이 선글라스를 벗고 두 눈을 부릅떴다.“형님, 천향루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놈이 바로 이놈이에요.”나승엽이 선우장훈의 귓가에 대고 낮은
“인마, 한 번만 더 기회를 줄게.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저 예쁜 두 여자를 나한테 넘기면 용서해줄 수 있어. 하지만 따르지 않으면 아주 처참하게 죽을 거야!”선우장훈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협박했다.‘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무슨 자격으로 저런 미녀를 데리고 있어? 나처럼 권력 있는 사람이야말로 데리고 놀 자격이 있지.’“나도 한 번만 기회를 줄게. 지금 당장 안 꺼지면 네 다리를 확 부러뜨리는 수가 있어.”유진우가 냉랭하게 말했다.“이게 죽으려고!”선우장훈이 발끈하더니 다짜고짜 주먹을 들고 유진우의 얼굴을 가격하려 했다. 선우 가문의 자제인 그는 어릴 적에 무술을 제대로 배우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본기는 대충 배웠다. 다름이 아니라 단지 여자 앞에서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제 주제도 모르는 놈.”유진우는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선우장훈의 따귀를 후려갈겼다. 그 바람에 선우장훈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머리가 어지러워 일어나지도 못했다.“뭐야?”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사람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유진우가 선우장훈을 때릴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선우장훈이 누구인가? 선우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자 호풍장군 선우희재의 친남동생이었다. 게다가 서울에서도 엄청난 권력을 지닌 존재였다.그런 거물에게 손찌검을 하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건가?“너... 지금 날 때렸어?”선우장훈이 비틀거리면서 일어나더니 자신의 코를 어루만졌다. 피범벅인 손을 보자마자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너 인제 죽었어!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 너뿐만이 아니라 저 두 년도 내 노리개로 만들어버릴 것이야!”퍽!유진우는 선우장훈의 복부를 가차 없이 발로 걷어찼다. 선우장훈이 처참한 비명을 지르더니 시뻘건 피를 토하면서 마치 폭탄처럼 날아갔다. 벽에 세게 부딪히고 나서야 멈춰 선 선우장훈이 연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다들 가만히 서서 뭐 해? 저 자식 죽여버려!”선우장훈이 흉악한 얼굴로 고함을 질렀다. 그런데 말하면서 또 시뻘건 피를 토해냈다.“X발, 감히 우리
송재림의 리드로 선우 가문 부하들은 반격하기 시작했고 이젠 강린파 제자들이 힘을 못 쓰고 물러나기 시작했다.송재림의 실력은 이상하리만큼 강했다. 악당파의 몇몇 선천무사마저도 그의 상대가 아니었다. 마치 탱크처럼 밀고 들어오는 송재림을 아무도 막지 못했다.“그래, 잘한다! 싹 다 죽여버려!”그 모습에 선우장훈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미친 듯이 포효했다. 송재림이 옆에 있었기에 망정이지, 오늘 하마터면 이 자리에서 죽을 뻔했다.“승엽 오빠, 저 사람 누구야? 누군데 저렇게 강해?”화들짝 놀란 유혜지가 참다못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송재림이라는 사림인데 연경에서 금방 훈련받고 와서 실력이 엄청 강하대. 천하회의 엘리트 제자라고 들었어.”나승엽이 존경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천하회? 연경에서 제일 강하다는 그 파벌?”유혜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용국에 3대 세력이 있었는데 바로 천하회와 주술교, 그리고 역외 검종이었다. 그들 모두 엄청난 존재들이었고 심지어 국가 기관과도 직접 연락했으며 일정한 권한까지 있었다.“맞아!”나승엽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송재림은 천하회의 제자일 뿐만 아니라 강남 무도 연맹의 맹주 송만규의 친조카야. 저게 다 송만규 맹주님한테서 전수받은 거야.”“뭐? 송 맹주님의 친조카라고?”유혜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녀가 무인은 아니었지만 송만규의 명성을 들어본 적은 있었다.강남 무도 연맹의 맹주이자 5대 마스터의 리더였고 강남 전체에서 가장 강한 존재였다. 그런 거물에게서 전수받았기에 송재림의 실력이 이토록 대단하지.“허허... 유진우 저 자식 오늘 매운맛 좀 보겠네요.”단소홍은 입꼬리를 씩 올리면서 매우 고소해했다.“흥! 쟤는 죽어도 싸. 여자한테나 빌붙는 기생오라비 주제에 저렇게 나대다니. 스스로 제 무덤을 판 꼴이지, 뭐.”장경화는 팔짱을 낀 채 구경했다.“맞아요! 선우 가문의 둘째 도련님을 건드렸으니 대가를 치러야죠.”장홍매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이청아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조용히 지
고작 30대 초반밖에 안 된 송재림은 벌써 본투비 대원만 레벨에 도달했다. 이 정도 천부적인 실력이라면 강남이 아니라 연경 전체의 젊은 세대 중에서도 거의 따라올 자가 없었다.“영감도 나쁘지 않아.”송재림은 저릿해진 팔을 움직이면서 흉악스럽게 웃었다.“전국 팔도에 내 주먹을 당해내는 사람이 거의 없거든.”“젊은 나이에 실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쉽게도 아직 멀었어.”장 어르신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만약 지금이라도 그만두면 고통의 맛을 보진 않겠지만 계속 덤비면 더는 봐주지 않아.”“하하... 영감탱이야, 진짜로 날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송재림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주먹을 꽉 쥐고 차갑게 웃었다.“방금은 그냥 몸만 푼 거야. 진심으로 싸운다면 당신 따위 바로 해결할 수 있어.”“흥! 건방진 놈!”장 어르신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제 주제를 모르니까 이참에 제대로 가르쳐야겠군!”그가 발을 내딛자 마치 활처럼 튕겨 나가더니 송재림의 가슴팍을 가격하려 했다.“폭명권!”송재림은 피하지 않고 소리를 지르면서 주먹을 뻗었다.치익!양측의 거리가 고작 50cm 정도 남았을 무렵 송재림의 옷소매에서 갑자기 대량의 하얀 가루가 뿜어져 나왔다. 화들짝 놀란 장 어르신이 눈을 감고 피하려 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온 얼굴에 맞고 말았다.그 순간 비틀거리면서 뒷걸음질 친 장 어르신은 머리가 무거워지는 걸 느꼈고 온몸에 힘이 쫙 빠졌다. 하얀 가루가 그저 횟가루인 줄 알고 눈만 감았는데 알고 보니 마취약이었다. 게다가 진기로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한 마취약이었다.“내 주먹맛 좀 봐!”장 어르신이 맥을 못 추는 틈을 타서 송재림은 그의 복부를 힘껏 가격했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장 어르신은 수 미터 정도 밀려났고 진기마저 흩어졌다. 게다가 코와 입에서도 피가 멈추지 않았고 비틀거리면서 제대로 서지조차 못했다.“비... 비겁한 놈 같으니라고!”장 어르신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더니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땀을 뻘뻘 흘렸다.
“날 죽이겠다고?”송재림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 크게 웃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도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마음껏 조롱했다.“저 자식 미친 거 아니야? 감히 송재림 씨한테 저딴 식으로 말해? 죽음이 두렵지도 않은가 봐.”유혜지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흥!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송재림 씨한테 도발해? 아주 명을 재촉하는구나.”나승엽이 싸늘하게 웃었다.송재림이 누구인가? 천하회의 엘리트이자 송만규 맹주에게 직접 전수받은 사람이었다. 이런 거물이 기생오라비 하나 죽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 아니겠는가?“송재림 씨는 혼자서도 거뜬히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그런 사람을 어떻게 막아? 유진우 저 자식은 기회가 있을 때 도망가지 않고 되레 죽음을 자초하네.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어.”단소홍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마치 죽은 사람을 보듯 했다.“흥, 주먹 좀 쓸 줄 안다고 저렇게 건방을 떨어? 저런 놈은 죽어도 싸!”장경화는 팔짱을 낀 채 고소해했다.“젊은 사람이 제 주제도 모르고 날뛰네. 이따가 얻어터지고 나면 상대의 실력을 알겠지.”장홍매도 나서서 유진우를 비웃었다.조금 전 송재림의 대대적인 학살을 아무도 당해내지 못한 걸 그들은 똑똑히 목격했다. 하여 유진우가 덤비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송재림! 저 자식이 널 업신여기는데 가만히 있을 거야? 그냥 죽여버려!”뒤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선우장훈의 눈빛이 매우 살벌했다. 조금 전 유진우에게 걷어차여 아직도 피를 토하고 있었다. 마음속의 원한이 그야말로 극에 달했다.“인마, 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알기나 해?”크게 웃던 송재림의 표정이 갑자기 서늘해졌다.“난 천하회 제자야. 저 영감마저도 내 상대가 아닌데 네가 뭔데 끼어들어?”“난 아무것도 아니지만 널 죽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야.”유진우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날 죽이겠다고? 흥, 너 아주 눈에 뵈는 게 없구나.”송재림이 실눈을 뜨고 말했다.“못
“X발, 저 기생오라비가 이렇게나 강했어? 송재림 씨마저 상대가 아니야?”나승엽은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천하회의 제자가 이름도 없는 놈한테 졌다는 게 말이 돼?”유혜지는 어안이 벙벙했다.“쓸모없는 놈! 보기에는 강한 것 같더니 어쩜 저것도 못 버티냐.”장경화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유진우 저 자식 비열한 수단을 쓴 건 아니겠죠?”단소홍은 의심에 찬 눈빛으로 장홍매와 눈빛을 주고받았다.조금 전 송재림은 그야말로 기세가 넘쳤고 아무도 당해내지 못했다. 유진우가 무조건 참패를 당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런 결과일 줄은 전혀 몰랐다.유진우가 강한 걸까? 아니면 송재림이 겉만 번지르르할 뿐일까?“어때? 인제 항복해?”유진우는 한쪽 다리로 송재림의 어깨를 짓밟은 채 내려다보면서 물었다.“너... 너 대체 누구야?”송재림이 이를 꽉 깨물고 일어서려 애를 썼지만 유진우의 무게가 천근처럼 느껴져 꿈쩍도 할 수가 없어 결국 얌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내가 누군지 상관하지 말고 항복하는지만 대답해.”유진우가 한쪽 다리에 힘을 점점 가하자 뚜두둑 소리가 들려오더니 무릎과 닿은 바닥이 쪼개지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피범벅인 무릎이 차마 눈 뜨고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지고 말았다.“항복하긴 개뿔!”송재림이 성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내가 누군지 알아?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뼈도 못 추리는 수가 있어.”“그래?”유진우가 싸늘하게 웃더니 갑자기 발에 힘을 가했다.쿵!송재림의 무릎이 더 밑으로 내려갔고 고개도 들지 못했다. 머리에는 땀이 흥건했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으며 피도 계속 토해냈다.“멈춰!”그때 보다 못한 나승엽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이 자식아, 경고하는데 송재림 씨를 당장 풀어줘. 안 그러면 큰 화를 입게 될 거야!”“그래! 송재림 씨는 천하회 제자야. 함부로 했다간 천하회의 적이 된다고.”유혜지도 나서서 아우성쳤다.“천하회?”그 소리에 유진우는 눈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