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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밀실

한시혁이 무시하자 유연서는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지고 목소리도 자기도 모르게 약간 처량함이 깃들었다.

이 말을 들은 이진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음속으로 냉소하였다. 이제서야 그녀가 말한 ‘마지막 기회’ 가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한시혁도 웃었다. 이번 웃음은 원하는 것을 얻은 후의 쾌활함이 더 많았다.

“이진아, 너 이 여자에게 속았어.”

한시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유연서의 긴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가정폭력으로 헤어진 거 아니었어.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차도 너를 위해 준비한 거야.”

“손에 그 상처도 널 속이기 위해 혼자 꼬집은 거고. 정말 독한 여자야!”

“내 말이 맞죠? 사랑하는 여친님?”

유연서는 그를 노려보았다.

“난 당신 여자친구 아니예요, 당신 같이 약속 어기는 남친을 둔 적 없어요!”

“저 사람 말 믿지 마세요, 난 다 저자가 시켜서 그런 거라고요!”

“허!”

한시혁은 자기 여자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쳐 쓰러뜨리고는 긴 다리를 벌려 이진을 향했다.

이진은 계속 뒷걸음질하였다. 그리고 더는 도망갈 길이 없어 벽에 몸을 기대였다.

그녀의 가운 눈이 갑자기 한칼처럼 남자의 얼굴을 쏘아보았다.

“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그녀는 머리를 빠르게 돌려 자구책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들어 그녀의 뒤쪽 벽에 있는 스텔스 스위치를 눌렀다.

작은 소리와 함께 밀실 문이 열렸다.

이진은 고개를 돌려 옆 밀실 안의 어두컴컴한 곳을 바라보며 속으로 조심성이 부족한 자신을 꾸중하였다. 이렇게 명백한 밀실 기관을 그녀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가 방심하는 틈을 타서 한시혁은 힘껏 이진을 밀실로 밀어 넣었고 곧이어 거대한 철제 새장이 천장에서 빠르게 떨어졌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이진은 철창 속에 갇혀 도망갈 곳이 없었다.

한시혁의 얼굴에는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먹빛 눈동자 속은 차갑기 그지없었고 웃음은 눈 밑까지 미치지 못했다.

“원래 그 차로 너를 쓰러지게 하고 밀실로 옮기려고 했는데, 그러면 너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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