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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제가 했어요

이건은 말을 마치고는 이진의 곁으로 다가가 바닥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장작더미를 보더니, 상황을 바로 알아차렸다.

이건은 여자들의 뜨거운 눈빛을 무시하고는 곧장 이진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이진의 섬세한 피부를 매만지며, 때때로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이건의 따뜻한 눈동자에는 온통 이진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는데, 방금 설아를 경고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방금 그 장작들이 엄청 무거웠을 텐데 손이 아프진 않아?”

이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아파요.”

“여기는 내가 치울 테니까 먼저 가서 좀 쉬어.”

이건은 이진이 홀로 이렇게 무거운 장작을 옮기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이진은 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전 먼저 여자분들과 함께 밥을 해야 되니까, 좀 이따 밥 먹고 나서 쉬면 돼요.”

이때 옆에서 지켜보던 설아는 얼굴색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설아는 이 자리에 있는 여자들이 모두 부잣집 아가씨들이기에, 이건이 조금이나마 이진을 탓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건은 전혀 설아를 신경 쓰지 않은 채 이진을 보살피기만 했다.

설아가 질투심이 활활 타올라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며 안색이 어두워지자, 원래 그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여자들이 몰래 설아를 비웃었다.

그러나 설아는 남이 비웃는 것을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이진을 향해 소리 질렀다.

“누가 당신과 함께 밥을 한대요? 전 밥하겠다고 말한 적 없어요!”

이진의 매서운 눈빛은 날카로운 칼처럼 설아에게 꽂혔다.

“밥을 하지 않는다면 먹지도 마세요. 이곳에선 아무도 당신을 아가씨로 보지 않을 것이니, 밥을 하든 말든 당신의 선택이에요. 그리고 당신들도 마찬가지예요.”

이 말을 마치고 이진은 몸을 돌려 식재료를 운반하러 갔다.

그 아가씨들은 방금까지 설아를 비웃고 있었는데, 이진의 말을 듣자 모두 표정이 굳어졌다.

이건이 옆에서 차갑게 쳐다보자 그녀들은 놀란 나머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우물쭈물 이진을 따라갔다.

한바탕 소란을 겪은 후, 여자들은 더 이상 입을 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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