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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벽의 그림

이진은 얼른 벽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 작은 오두막에 이렇게 많은 기구가 들어있다는 건 분명 이곳에서 끔찍한 일들이 발생했다는 거다.

온몸에 상처투성이고 2000만 원짜리 치마를 입고 있었던 여자를 떠올리자 이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 여자는? 왜 안 보이는 거지?”

정희는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혹시 가해자한테 끌려간 거 아니야?’

이런 생각에 정희는 또 마음이 불안해졌다. 이진은 정희의 마음을 알아차리고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

“누구 있어요?”

아무도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진은 멀지 않은 곳의 침대가 조금 흔들리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피해자들이 나쁜 사람을 피하기 위해 가장 많이 숨는 곳은 침대다.

이진은 심지어 여자가 침대 밑에서 끊임없이 떨고 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천천히 앞으로 나가자 아니나 다를까 여자가 제대로 숨기지 못한 치마는 그녀가 화원에서 본 것과 똑같았다.

이진은 내색하지 않은 채 정희를 향해 사람이 침대 밑에 있다는 눈짓을 보냈다.

정희도 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는데 두 사람은 함께 몸을 살짝 숙였다.

그리고 손을 뻗어 침대 밑에 있는 여자를 잡은 뒤 밖으로 끌어냈다.

여자는 심하게 발버둥 치기 시작했는데 여자는 몇 번이나 정희의 손에서 벗어났다.

“얼른 끌어내!”

이진은 여자의 팔을 꼭 잡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를 끌어내려고 했다.

정희가 온 힘을 다하자 두 사람은 힘을 합쳐 여자를 침대 밑에서 끌어냈다.

여자는 끌려 나오자마자 횡설수설하다가 결국은 울음을 터뜨렸다.

“아니, 싫어, 오지 마!”

여자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손발을 휘저었는데 심지어 눈앞의 이진과 정희를 다치게 만들 뻔했다.

정희 역시 어쩔 줄 몰랐는데 우선 이 여자를 어떻게 진정시켜야 할지가 문제였다.

이진은 차분하게 쪼그리고 앉아 여자 옆에서 그녀의 등을 가볍게 다독였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요. 저희는 당신을 구하러 온 거예요.”

이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자를 위로했다.

여자는 여전히 무서워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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