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시우는 우수한 반사신경으로 입술이 닿는 그 순간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2층으로 도망갔다. 아니면 오늘 무조건 식중독이다.달리는 과정에서 무슨 생각을 한 그는 다시 서재로 옮겼다.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사이라 민시우는 윤이건이 좋은 술은 꼭 이 방에 놓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책장 옆에 있는 와인 홀더에서 이미 개봉한 와인을 보았다.출산지도 그렇고, 연도를 따져봐도 그렇고, 좋은 술이 틀림없다.못된 웃음을 지으며 아래층으로 달려가 모든 사람의 컵을 가득 따랐다.윤이건도 와인 한 병으로 뭐라고 할 사람이 아니고, 이진이가 정희, 혜란과 함께 웃으며 얘기 나누는 것을 보고 그저 기쁠 뿐이다. 이렇게 마음 편한 이진도 오랜만이기 때문이다.마지막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도 셰프가 만든 음식으로 갈아치웠다.좋은 술과 좋은 요리, 그리고 좋은 친구, 모두가 흡족하는 저녁이였다.그리고 그 동안 이진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민시우가 거의 온 저녁 정희만 챙기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 눈빛에 담긴 정서도 이전과 달랐다. 분명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녀 또한 좋게 보고 있었다.그날 저녁, 이 작은 모임이 끝난 후 이진은 사람을 시켜 혜란을 숙소로 데려다 주었다.이미 반취 상태인 정희는 민시우가 책임지고 집에 데려다 주었다.그리고 둘만 남았을 때 이진은 윤이건의 온화한 모습을 보고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웃었다.어떤 일은 말할 필요 없이 그녀가 마음속에 기억해둘 것이다.이튿날 아침, 이진은 변함없이 일찍 문을 나섰다. 다만 목적지는 진강의 회사였다.그녀가 차를 몰고 회사 앞에 도착했을 때, 헤란과 회사의 홍보팀 직원들이 모두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서로 아침 인사를 나눈 후 홀까지 재빨리 걸어갔다.이전에 이미 약속해 두었기에 프론트에서 크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다들 엘리베이터에 오르고 다시 엘리베이터에서 진강 사무실로 가는 과정에 딱 한 명의 ‘지인’을 만났다.“어머, 오늘 진 대표가 약속이 있다고 해서 만나
상황을 보고 이진은 냉소하며 뒤에 있는 사람을 향해 손가락을 꼬집었다.뒤이어 일행은 진강의 사무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아니나 다를까, 이 여자가 두 손으로 책상을 받치고 큰 소리로 고소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비록 진강은 여전히 상황 밖이지만 애인을 아끼는 마음은 정말이다.한창 듣고나서 고개를 들으니 마침 사무실 문밖에 서있는 이진을 보았다.비록 이진은 그에게 비즈니스 상대이기는 하나 애인이 이렇게 말한 이상 그녀의 기분도 고려해 주어야 했다.그보다 진강은 이진이 처음 목적을 갖고 자기를 접촉하였다는 사실에 대해 좀 불쾌함을 느꼈다. 더욱이 클럽에서 그렇게 협박을 당했으니 말이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책상을 냅다 치고는 버럭 화를 냈다.“이 대표! 보아하니 우리 이번 계약은 진행되지 못할 걸 갖네요!”“못하겠다.”이진은 진강이 이렇게 과감하게 자신과 계약 관계를 끊을 줄은 몰랐다. 생각밖으로 그 애인을 꽤 아끼는 것 같았다.그러나…….“진 대표님이 생각이 그렇다면 저도 어쩔 수 없네요. 근데 한가지는 분명히 합시다.”말을 하다가 구수는 주머니에서 자신의 명함 두 장을 꺼냈다.하나는 GN 그룹이고, 하나는 AMC 그룹이다.“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이 두 회사 대표 다 저예요. 근데 아쉽게도 진 대표님이 손을 잡을 의향이 없으시니…….”이진이 갑자기 신분을 밝히자 진강의 얼굴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심지어 헤란도 많이 놀라고 있었다. 그녀는 이진이가 AMC의 회장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럼 이대로 발걸음을 끊읍시다.”진강과 애인에게 더는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이진은 사람을 데리고 나갔다.진강 회사에서 나온 후 이진의 얼굴은 굳어졌다.상간녀에게 모욕당하고도 참을 만한 도량은 그녀에게 없다.차에 앉은 사람 모두 이진의 불쾌함을 느끼고 그녀의 차가운 기세에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하였다.회사에 돌아온 이진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고 생각한 후 승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진강, 내가 최근에 연락한 사람인데 그자의 회사
지난번 유연서가 GN 그룹 주식을 이진에게 넘긴 다음부터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고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워낙 바쁘다 보니 이진도 그녀의 의도를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다만 유연서가 떠난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진은 이전의 생각을 더 확고히 했다.이 여자가 드러내는 모든 호의는 표면적은 행동에 불과할 뿐 만약 진정 그러하다면 필연코 다시 그녀를 찾아오게 될 것이다. 사실의 일부분은 확실히 이진이가 생각해낸 그대로이다.다만 생각과 달리 유연서는 이진을 찾아오지 않았다.오래 전부터 유연서와 이영은 서로 공모하였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 사이도 더욱 가까워졌다.심지어 지난번 GN 그룹 연회에서 이영이가 이진에게 칼을 찌른 것도 유연서가 짠 판이다.이 무명의 소식을 받았을 때 이영은 유연서가 남긴 코드명이 떠올랐다.그래서 앞뒤 퍼즐을 맞추고 보니 이것이 바로 유연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녀는 바로 옷을 입고 가방을 들고 두 사람이 만나는 장소로 달려갔다.유연서가 정한 이곳은 외딴 곳은 아니지만 결코 떠들썩한 곳도 아니다.조금 썰렁한 커피숍인데 가게에 들어서 핸드폰에 알린 룸 번호에 따라 들어갔다.문에 들어서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유연서가 소파 위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것을 보았다.다만, 지난 만남에 비해 유연서라는 이 사람의 분위기 전체가 바뀐 것 같았다.이런 변화는 마치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이라도 된 기분이다.“오랜만이야.”유연서의 살짝 꼬인 입꼬리에는 아무런 웃음기도 없었다.지금 이영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커피 주문했는데 그렇게 서서 나와 얘기할 거니?”유연서 말속의 조롱을 알아차리고 이영은 눈을 뒤집고 자리에 앉았다.앞에 있는 커피잔을 보고 몇 초 동안 망설였지만 들지 않았다.두 사람 공모하는 사이기는 하나 서로가 어떤 사람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여 속으로 유연서가 그녀에게 독을 쓰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조심하여 나쁠 것은 없다.이영의 긴장한
“아빠! 지금 이영 그년이 우리를 이렇게 짓밟고 있는데 언제까지 참아야 돼?”이기태의 어두워진 표정을 보고 이영은 그 화를 모두 털어놓으려는 기세였다.“아빠가 이것저것 생각하고 두려워하니까 반항도 못하고 있는 거 잖아, 아니야?”그녀의 고함치는 소리를 듣고 이기태의 마음은 더욱 괴로웠다.이영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꼭 이기태를 설득하려는 표정이다.“아빠, 이진을 그렇게 놔둬도 되는 거야? 이렇게 계속 살거야!”이 말을 듣고 이기태는 곧게 펴진 허리의 힘을 천천히 풀었다.일종 타협의 자세이다. 이영은 이기태가 승낙했음을 알았다.그리고 부녀 둘이 의논한 다음 날.이때 이진은 AMC의 지사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당시 이문권이 대표로 있었을 때 남긴 구멍이 너무나 많아 지금 그녀라도 한동안은 정돈이 필요하다.그러나 회의 진행도중에 펑하는 소리와 함께 회의실 문이 열렸다.다들 고개를 돌려 보니 임만만이 허둥지둥 달려오는 모습이다.“대표님! 속보입니다!”이 말을 들은 이진은 이마를 찌푸렸다.임만만의 이런 불안한 표정은 처음이다.불길한 예감이 든 이진은 임만만의 핸드폰을 받아 보았고, 보는 순간 그녀는 꽉 주먹을 쥐었다.[충격! GN 그룹 대표, 이씨 가문 핏줄 아님!][본 사이트는 이미 해당 출처를 확보하고 진실임을 입증하였습니다!]해당 소식을 발표한 매체 모두 업계에서 신뢰를 갖고 있는 매체들이기에 네티즌들을 더욱 놀라웠다.이진의 신분은 인터넷에서 비밀이 아닐 뿐만 아니라 연예계와 금융에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이러한 문자적인 설명뿐만 아니라 그 뒤를 이어 직접 인터뷰 영상을 게재했다.이 인터뷰의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닌 이기태이다.카메라 속의 이기태는 보기에 더욱 늙고 수척해 보였다. 분명히 동정심을 얻기 위해 화장을 한 것이 분명하다.“지금 이진 씨가 딸이 아니라는 소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기자의 소리가 들리고 이기태는 크게 숨을 들이켠 뒤 카메라를 보고 입을 열었다.“사실 오래된 일이라 별로 말하고
윤이건이 뉴스를 본 순간 모든 일을 버리고 회사에서 달려왔다.조급한 마음에 다른 일을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이진의 출생에 대해 윤이건은 크게 묻지 않았고 물어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만약 이진이 말하기를 원한다면 들으면 되는 거고, 설령 아무 말도 없어도 괜찮다, 그가 마음에 둔 것은 단지 그 사람일 뿐이다.그래서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았을 때 윤이건은 진실이라고 생각하고는 이렇게 달려왔다.회사에 도착한 윤이건은 이진의 작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분노로 가득한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하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 사무실에 누가 있는지 전혀 관여치 않았다.“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정담에 대해 윤이건은 익숙하지 않았다.그러나 이런 간단한 말 한 마디가 이진의 마음을 위로해줬고 그녀도 점차 정신을 차렸다.윤이건의 차가운 기운이 이진의 머리를 뚫었다. 이진은 눈을 감고 그 익숙한 품에 안겨 숨을 들이켜고 윤이건의 품속에서 나왔다.“오늘 회의는 이만하고 다들 돌아가시죠.”임직원들은 이 말을 듣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는 나가버렸다.회의실이 조용해지자 이진은 천천히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핸드폰을 꽉 잡았다.전에 없던 분노와 억압이다.머릿속은 방금 본 그 화면과 눈에 거슬리는 글, 그리고 이기태의 파렴치한 거짓말들로 가득 차 있다.이기태와 이영은 그녀뿐만 아니라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에게도 상처를 주었다.어머니의 평생 명예는 이기태의 그 가벼운 말에 먹칠 당하였다.손바닥으로 주목을 꽉 쥐고 이진은 손톱이 손바닥을 찌르는 아픔도 느끼지 못하였다.이씨 그 사람들 정말 얄미웠다.“이진아…….” 이때 윤이건은 이진의 곁에 서서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손으로 잡으며 위로를 해주려고 했다.그러나 때로는 그 위로가 미움 받을 정도로 힘없다.회의실 안은 조용해졌고, 윤이건은 이진의 기분이 조금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이건 씨…….”얼마 후인지 이진은 갑자기 입을 열고 윤인건에게 고개를 돌렸다.기분은 좀
이렇게 위협해오자 기자는 자신의 앞가림부터 챙길 수밖에 없었다.기자는 그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에 놀랐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에 받았던 메일을 열었다.“바로 이거예요. 그런데 익명으로 보내온 거라 누구 짓인지는 저도 잘 몰라요. 저 이제 놔주시는 거죠?”이진은 지금 다른 일들을 돌볼 겨를이 없었기에 바로 핸드폰 위에 적힌 메일 주소를 적어 승연에게 보냈다.그러자 몇 분 뒤에 승연이 구체적인 주소를 이진에게 보냈다.게다가 임대 정보도 함께 보내왔는데 그건 분명히 임시적인 장소일 뿐이다.장소를 확인한 후 이진은 핸드폰을 끄고 사무실을 나서려 했지만 윤이건이 그녀를 막았다.“같이 가.”“제가 제정신이 아닐까 봐 그래요?”윤이건이 눈에 띄게 긴장한 표정을 보자 이진은 콧방귀를 뀌었다.그녀가 지금 화가 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그러자 윤이건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는 분명 그녀의 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두 사람은 이렇게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결국 서로 조금씩 타협했다.결국 임만만이 이진을 따라 그 장소에 가기로 결정했다.가는 길에 그들은 이 거처에 머물렀던 사람이 이영이라는 걸 알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임만만을 데리고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대표님, 안 그러면 저희 먼저…….”“여기서 기다리면 돼.”임만만이 걱정되어 한 말이라는 걸 이진은 알고 있었다.이진은 명함 하나를 꺼내 문이 잠긴 곳을 몇 번 긋더니 잠긴 문이 바로 열렸다.임만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얼른 이진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은 꽤나 어수선했는데 여러 가지 흔적을 보았을 때 이곳은 분명 이영이 지내던 곳이었다.깊은 밤이 되고서야 이영은 한 술집에서 나와 아파트로 돌아왔다.이때의 이영은 이미 조금 취한 상태라 몸을 제대로 겨눌 수 없었다.심지어 문을 밀고 들어갈 때도 방문이 열린 상태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이영은 외투와 가방
결국 이 일은 알려진 지 하루가 되기도 전에 반박되고 말았다.네티즌들은 이씨 가문 사이의 깊은 원한에 대해 혀를 내두르는 반면 이진의 해결 속도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리고 한 비밀스러운 아파트에서 유연서는 인터넷에 공개된 녹음 펜을 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역시 이영은 쓸모없는 년이야.”유연서는 이영이 잘난 척하며 담보하던 모습을 떠올리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한참 후 유연서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그년이 이럴 줄 알아 한 수 남겨둬서 다행이야.’유연서는 이진과 여러 번 싸워본 적이 있어 이진의 능력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씨네 부녀가 인터넷에 글을 올릴 때 이미 이영의 아파트 앞에 모니터를 설치했었다.물론 그 모니터를 자신의 컴퓨터에 직접 연결했다.전날 CCTV 영상을 뒤져보자 선명하게 보아낼 수 있었다.먼저 이진이 임만만을 데리고 이영의 아파트로 찾아갔고 그 뒤로는 더 이상 인기척이 없었다.그리고 깊은 밤이 되자 술에 취한 이영이 영상에 나타났는데 10분 정도 지나자 이진과 임만만이 다시 아파트에서 나왔다.전 과정을 다 본 유연서는 CCTV 영상을 편집한 뒤 남자의 모습으로 화장하고는 집을 나섰다.그녀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와 얼마 정도 떨어진 곳에서 PC 방을 찾은 뒤 동영상을 업로드했다.[아무리 사실이 발각됐다고 해도 이렇게 급히 증명할 필요가 있나요?]대충 아이디를 하나 만든 뒤 유연서는 글과 영상을 올리고 흔적을 지웠다.PC 방을 떠난 뒤 유연서는 다시 자신의 핸드폰으로 사이트를 열어보았다.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올린 영상은 불과 몇 분 만에 뜨거운 열기를 가지게 되었다.[세상에! 이진이 이런 사람인 줄을 정말 상상도 못 했어!][그러게! 무단 침입한 것도 모자라 때려서 굴복시켰겠지!][아침에 녹음이 발표되었을 때는 이진을 믿었는데 이렇게 된 일이라니!]이때 누군가가 동영상을 임만만이 발표한 그 녹음과 함께 올렸다.그중 분명한 것은 녹음 속의 이영의 목소리는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윤이건의 눈은 몇 초 사이에 이미 붉어졌고 핸드폰을 잡고 있는 모습은 무척 다급해 보였다.한쪽에 서있던 이 비서는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누구 관한 일인지는 알 수 있었다.이 짧은 시간 내에 윤이건을 이렇게 흥분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이진 하나뿐이다.“여러분, 오늘 회의는 이만합시다. 다들 제 자리로 돌아가시죠.”이 비서가 입을 열자 회의실 안의 직원들은 서로 몇 번 쳐다본 뒤 잇달아 자리에서 일어났다.한편 윤이건은 임만만이 말한 것들을 듣자 미치기 직전이었다.전화를 끊은 뒤 윤이건은 이 비서를 보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오후의 회의와 상담을 모두 취소하고 당장 변호사부터 불러와!”윤이건의 말을 듣고 이 비서는 바로 회의실을 뛰쳐나가 변호사를 찾으러 갔다.30분 후에 윤이건은 변호사를 데리고 이진을 수감한 경찰서에 나타났다.단지 조사에 협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진은 그저 취조실에 앉아있기만 했다.규정에 따르면 현재 면회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았지만 경찰들은 결코 윤이건과 같은 사람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그저 간단히 주의사항을 당부한 뒤 경찰들은 문을 열고 윤이건을 안으로 들여보냈다.취조실 안에 있던 이진은 윤이건이 들어온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다행히 임만만 이 계집애가 내 말을 알아들었나 보네.’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윤이건을 보게 되자 이진은 뜻밖에도 조금 억울하다고 느꼈다.“괜찮아? 밖에 있던 사람들이 괴롭히진 않았지?”윤이건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자 이진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들은 그저 신고를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관례대로 공무를 처리해야 하겠죠. 게다가 그들이 감히 저를 괴롭힐 리는…….”결국 아무도 쉽게 그들 부부를 건들지는 못할 거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마음이 조금이나마 놓이자 윤이건은 이진의 손을 잡고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면회를 허락한다고 해도 너무 오래 머물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진이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는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