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친 후, 남지훈은 남가현에게 마음을 좀 진정시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아이들과 한참 놀아주다가 그제야 음식들을 포장한 후 집을 나섰다.병원에 도착했을 땐 병실 앞엔 중년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송태수였다.남지훈을 발견한 송태수는 웃으면서 말했다.“지난번에 빈손으로 온 게 마음에 걸리더라고요.”남지훈은 입만 벙긋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송태수가 자기한테 다른 볼일 있는 줄 알았다.그는 음식들을 테이블 위로 올려두고 최선정에게 저녁을 먹으라고 한 후 송태수에게 따뜻한 물을 떠다 주었다.남지훈은 송태수가 J 도시의 송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송태수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란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지난번에 그가 찾아왔을 때 그에게 그런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송태수가 남긴 명함을 어디에다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명함에 적힌 번호를 기억하고 있었고 명함의 디자인도 기억하고 있었다.명함은 화려한 장식이 없이 간결하게 그저 이름 하나와 전화번호만 적혀있었다.두 번씩이나 찾아온 송태수를 보며 남지훈은 그가 아주 넉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또다시 선물들을 들고 찾아오겠는가?남지훈이 입을 열었다.“이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어르신을 구했을 거예요. 다만 전 그저 어르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었을 뿐이죠.”남지훈은 다시 한번 그에게 말해주었다.김명덕이라는 문제를 해결했으니 그는 마음이 아주 편안하게 느껴졌다.아무리 송태수가 보답으로 무언가를 해주겠다고 해도 남지훈은 거절할 생각이었다.아버지의 회복 상태도 아주 좋았기에 그는 아버지가 퇴원한 후 다시 무엇을 할지 결정하기로 했다.아까 신정우의 말을 들은 그는 정신이 들었다.그에겐 아직 보살펴야 할 부모님이 있었고 부모님을 평생토록 모셔야 했다.돈이 없으면 무엇으로 부모님을 모시겠는가?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알아간다는 건 자신에게 또 다른 인맥을 만들어 주는 것
소연의 이름을 불러봤으나 대답이 없었고, 방문 손잡이를 살짝 돌리니 문이 열렸다.만약 방안에 소연이 있었다면 방문은 잠겨 있을 것이다.소연이 어제 양아치 무리들을 때려눕힌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린 남지훈은 다소 걱정되었다.양아치들이 소연이를 찾아가 곤란하게 한 것은 아닐까 걱정되었다.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차 키를 챙겨 들고 S 그룹으로 달려갔다!한 편!S 그룹의 고위직 임원들은 아직도 퇴근하지 못한 상태였다.회의실의 분위기는 아주 심각했다.“성진구의 재개발 건은 저희가 반드시 따낼 수 있습니다!”소연은 한 무리의 고위직 임원들을 보면서 말했다.“하지만 이런 변고는 여러분도 생각하지 못하셨을 거 아닙니까. 이틀 전에 제가 송 어르신을 뵈러 갔을 때 아예 저를 못 알아보시는 것 같더군요.”“성진구의 땅문서 이전은 송 어르신의 사인이 필요합니다. 송태수 씨가 제안한 프로젝트는 저희 쪽 손실이 너무 크고요. T 그룹에서 다 해 먹고 나면 저희에게 떨어지는 것이 없습니다.”“하지만 전혀 기회가 없는 건 아닙니다. 송 어르신께서 정신이 들어오셨을 때를 기다리면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그러니 이 성진구 프로젝트는 아직 포기할 수 없습니다.”그녀는 오늘 하루 아주 바빴다.성진구 재개발 프로젝트는 소씨 가문에서 아주 심혈을 기울여 투자를 해왔고 게다가 일찌감치 준비도 마쳤다.당시 송 어르신은 소연에게 약속한 바가 있었다. 땅문서를 S 그룹으로 이전해주겠다고 송 어르신은 그녀에게 말했었지만, 갑작스러운 치매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송 어르신의 입원으로 S 그룹의 업무에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하루 종일 그녀는 아직 기회는 있으니 이 프로젝트를 포기하면 안 된다고 임원진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S 그룹은 소연이 혼자서만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었다.“소연아.”한 남자가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이 건에 대해 너무 여유를 부린 것 같구나. 송 어르신이 약속했을 때 계약서를 받아냈어야 했어. 지금 송 어르신께서는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면서? 내가
소한진도 남지훈을 발견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소연에게 말했다.“매제가 널 데리러 왔나 보네. 그럼 난 둘 사이를 방해하지 않을게. 이제 매제랑 같이 본가로 와. 할아버지랑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도 너희 둘 사이에 엄청 관심을 보이고 계시니까.”소연은 입을 삐쭉 내밀었다.그녀는 남지훈이 회사로 찾아와 이렇게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가자, 집으로.”소연은 조수석에 앉으면서 말했다.남지훈은 떠나가는 소한진의 뒷모습을 보며 시동을 걸었다.“밥은 먹었어?”남지훈이 물었다.그는 바보스러운 물음에 다소 후회를 했다.이렇게 늦은 시각, 밥을 안 먹었을 리가 없었다.그러나 소연은 고개를 저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분이 안 좋아?”남지훈이 물었다.소연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다음부터는 내가 답장을 안 해도 신경 쓰지 마. 이렇게 회사까지 와서 데리러 오지 않아도 돼.”그 말을 들은 남지훈은 피식 웃었다.“그래, 알았어. 넌 그렇게 해도 되고 난 안 된다는 거지?”그는 자신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몰랐지만 어쨌든 그는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소연은 남지훈을 흘겨보며 말했다.“첫 번째, 네 말에는 문제가 있어. 난 그런 말을 한 적 없어. 두 번째, 계약서에 똑똑히 썼잖아. 너도 동의했으니까 사인을 한 거고.”“세 번째, 계약에서 갑은 나야. 을은 너고. 계약 해지권도 내 손에 있어.”어안이 벙벙해진 남지훈이 그녀의 말에 대꾸하였다.“너 이거 갑질이야.”“싫어도 별수 없지.”소연의 한 마디에 남지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남지훈은 살짝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 주동권은 전부 소연에게 있다는 것을 그는 그제야 깨달았다.스카이 팰리스로 돌아오자마자 남지훈은 소연에게 계란 볶음밥을 해주었다.확실히 배가 고팠던 소연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녀는 숟가락을 입에 욱여넣고 말했다.“최근 우리 회사에서 성진구 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어. 그런데 아주 귀찮은 일이 생겨버렸지.”“말하자면 내 탓이기도 해. 송
“누나, 왜 그래?”남지훈이 물었다.남가현은 행복해 보이는 아이들과 자신의 엄마의 모습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우린 밖에 나가서 얘기하자.”복도로 온 남가현이 말했다.“어제 네 매형 결국 외박했어. 어떤 회사에서 밤까지 새며 야근하니?”남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아무리 일이 많다고 해도 급박한 일만 아니라면 회사에선 잠까지 못 자게 할 수는 없었다. 남가현이 계속 입을 열었다.“어제 내가 인터넷에서 변호사를 찾아 상담해보기도 했었어. 내가 네 매형이랑 이혼하면 집이랑 재산을 절반 정도 가져갈 수 있대. 하지만 난 직장이 없어서 아마 아이들을 데리고 오긴 힘들 거래.”“누나.”남지훈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아직은 누나 추측일 뿐이잖아. 왜 벌써 그런 것까지 알아 본 거야? 절대 먼저 이혼하자는 말 꺼내지 마.”남가현은 씁쓸하게 웃었다.“여자의 직감은 아주 정확해. 그리고 반년간 네 매형의 행동을 봐. 분명 다른 여자가 생긴 거야.”“다만 아직 나에겐 확실한 증거가 없을 뿐이지.”그 말을 들은 남지훈은 한숨만 나왔다.증거를 찾는 일을 그는 할 수 없었다.더군다나 그는 자신의 누나와 매형이 다시 잘 지내길 바랐다.이혼하면 아이들이 상처받을 게 뻔했다.“지금은 그저 불륜이 아니길 바라. 어쩌면 내가 요즘 너무 예민한 걸 수도 있어.”남가현이 말했다.남지훈도 고개를 끄덕이며 제발 불륜이 아니길 바랐다.만약 매형이 바람을 피웠다면 그러면 정말 모든 것을 돌이킬 수 없었다.“일단 병실로 들어가자. 이따가 명원이 숙제도 봐줘야 하니까.”그 말을 들은 남지훈은 병실로 들어가려 했지만, 시선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병원 아래, 알파드 미니밴 한 대에서 젊은 남녀가 내렸다.여자는 바로 남지훈의 와이프 소연이었고 남자는 남지훈이 어제 회사 문 앞에서 본 소한진이었다.남지훈은 소한진이 소연의 큰 오빠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두 사람이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에 남지훈은 웃음만 나왔다.소연이 누구랑 같이 있던 그와 무슨 상관이겠는
이현수는 병원에서 점심까지 먹은 후 떠났다.이현수를 배웅할 때 남지훈은 주차장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 알파드 미니밴은 여전히 그곳에 주차되어 있었다.아마 소연이 점심시간까지 병원에 있은 것으로 추측되었다.남지훈은 소연이 한 번이라도 자신을 찾아올 줄 알았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그는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을 떨쳐내고 다시 병실로 돌아갔다.명원이와 명석이는 간이침대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고 최선정도 아이들과 함께 자고 있었다.“창업하려고?”남가현이 물었다.이현수에게는 자금이 있었고 남지훈에게는 기술이 있었기에 두 사람이 같이 모여 창업을 시도해볼 만하였다.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일단은 그럴 생각이야. 지금 내가 발 담그고 있는 이 업종에선 정리해고 당하는 일이 아주 파다하거든. 게다가 우리 업종은 35세까지 일하면 모두 도태되어버린다는 인식이 있어.”“아무리 직장을 찾았다 해도 몇 년 못 하고 잘릴 바엔 그냥 차라리 회사 설립하는 게 나아.”그 말을 들은 남가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난 널 도와줄 수가 없어. 아마 네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거야.”그녀는 자책감이 들었다.동생이 회사를 차리고 싶다는데 누나는 돈이 없었고, 지금 그녀에게 돈만 있었으면 그녀는 아마 당장이라도 동생을 도와줬을 것이다.직장도 없었던 남가현은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그녀의 남편은 대기업에서 높은 직급을 맡고 있으면서 일전 한 푼도 내놓지 않았다.남지훈이 웃으면서 말했다.“누나, 아직 결정된 일은 아니야. 게다가 이현수 씨의 말대로라면 스타트업 기업이니 초기에 돈은 얼마 들지 않을 거야. 회사가 잘 돌아가면 그때 가서 누나가 투자해.”남지훈은 애초에 누나의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2000만 원이라는 돈으로 자금은 운용할 순 있었기 때문이다.그때 가서 모자라면 은행 대출을 받아도 되는 일이었다.한편 다른 병실.송태수는 차를 홀짝였다.“두 사람의 점심시간까지 내가 빼앗진 않을게. 이따가 난 아주 중요한 친구를 만나러 가야 하거든.
송태수가 계속해서 말했다. “지훈 씨, 오후에 시간 되면 함께 식사라도 하는 게 어때요? 고마움의 표시니, 사양하지 말고요!”잠시 고민하던 남지훈이 말했다. “좋아요!”송태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오후 5시에 제가 근사한 곳에서 모실게요! 참, 소연이도 참석하는 거죠?”남지훈은 머리를 긁적였다. “스케줄이 될지 모르겠어요. 이틀 연속 야근 중이거든요.”‘이번에 거절하면 앞으로 끈질기게 날 찾을지도 몰라.’“그러면 연락해서 스케줄 확인 한 번 해줘요. 되면 오늘 다 같이 식사하는 거로 하고 안 된다면 제가 다음에 더 근사한 곳에서 대접할게요.”어느새 시간은 흐르고 흘러 오후가 되었다.남지훈은 소연에게 식사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예상대로 소연에게서 동반할 수 없다는 문자가 왔다.‘괜히 쓸데없는 문자나 하고, 송태수만 아니었으면 그냥 저녁 약속 때문에 늦는다고 문자보냈을 텐데.’남지훈은 송태수가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하지만 그의 차를 본 순간, 남지훈의 생각은 송두리째 바뀌었다.송태수의 차는 다름 아닌 벤츠 마이바흐였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보기 드문 외제차였다.게다가 운전기사까지 동행했다.‘설마 송태수가 T 그룹의 수장은 아니겠지?’남지훈은 차마 자기 생각을 직설적으로 물을 수 없었다.두 사람은 곧 벤츠 마이바흐에 올라탔다.한편 위층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소한용은 넋이 나간 상태였다.소한용은 자신의 두 눈을 힘껏 비볐다.“헐, 내가 지금 뭘 본 거야?”믿기지 않는 듯 소한용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소연에게 연락했다.“오빠, 무슨 일이야?”“매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나... 나 혹시 귀신이라도 본 건가?”소한용은 사실 며칠 동안 남지훈을 감시했었다. 그 과정에서 별것도 아닌 김명덕에게 납작 엎드려 있었던 게 바로 남지훈이었다.그런 남지훈이 송태수와 아는 사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그가 조사한 남지훈은 평범 그자체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전 소한용이 본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
송태수는 너털웃음을 떨며 말했다. "난 이대로 부를 테니 너희들은 그럼 삼촌으로 부르거라!"송태수의 의외의 반응에 남지훈이 오히려 어색했다.곧 주문했던 음식들과 와인이 세팅되었다.남지훈은 자신의 앞에 준비된 음식들을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너무 성대하게 준비하신 거 아니에요?""에이! 별거 아닙니다.”송태수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천천히 즐기면서 식사합시다. 기헌아, 와인 좀 따르거라."송기헌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남지훈이 어르신을 구했다는 걸 송태수에게 전해 들은 그는 남지훈을 정중하게 모시고 싶었다.한 잔, 두 잔 어느새 세 번째 와인을 들이킬 때쯤 남지훈과 송태수의 얼굴은 붉게 변해있었다.송유리는 술자리의 분위기를 견디지 못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레스토랑 밖으로 나오자, 전봇대에 기댄 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소한용이 보였다."유리야!"송유리를 발견한 소한용은 얼른 담배를 끄고 그녀의 앞으로 뛰어왔다."잘 먹었어?"소한용을 힐끗 쳐다본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한용 오빠, 왜 이래요? 우리 만나면 안 돼요. 저희 아빠가 소씨 가문을 얼마나 못마땅하게 여기는지 오빠도 알잖아요."소한용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유리야, 송씨 가문과 소씨 가문이 어떻든 우리는 우리 둘만 신경 쓰면 돼! 어디 가서 한 잔 안 할래?"송유리는 입술을 삐쭉 내밀고 말했다. "됐어요. 갑자기 삼촌이 생겨서 술 마실 기분 아니에요.""갑자기 삼촌이 생겼다니?"소한용은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어떻게 된 건데?""자세한 건 저도 잘 몰라요. 남지훈이라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삼촌이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저희 아버지랑 형님 동생 하면서 마시고 있어요. 남지훈이라는 사람이 다른 의도를 품고 저희 아빠한테 접근했을까 봐 걱정이에요."소한용은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유리가 남지훈을 삼촌이라 부른다고? 그럼, 나랑 유리가 결혼하게 되면 남지훈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오빠, 왜 그래요?"송유리는 그제야
"송태수."남지훈의 대답을 들은 소연은 깜짝 놀랐다.'한용 오빠 말이 맞잖아. 둘이 어떻게 아는 사이였어?'"둘이 친해?"소연이 다시 한번 물었다.남지훈이 발음을 꼬면서 답했다. "형님이 어찌나 열정적으로 술을 주시는지, 거절도 못 하고 그대로 다 마셨어. 이걸 친하다고 표현할 수 있나?""형님?"소연은 다시 한번 경악했다.‘태수 아저씨를 형님이라고 부른 거야?’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응!"‘헐!’소연은 남지훈이 송기헌을 형님이라고 칭하는 줄 알았다. "궁금한 거 다 물은 거지? 나 그러면 자러 가볼게."소연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래, 자! 침대에 토하면 죽을 줄 알아!"남지훈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비틀비틀 방으로 들어갔다.소연은 머리가 복잡했다.'남지훈이 아저씨랑 이렇게 친한 사이였다고? 한 번 내린 결정은 번복하시지 않는 게 태수 아저씨야. 그런 분이 남지훈을 동생으로 인정했다는 거잖아?’그녀는 자신과 계약 결혼을 한 남편이 송태수의 동생이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아침부터 병원에 가서 버틴 우리도 못 해낸 걸 남지훈이 해낸 거야?'그녀는 남지훈에게 부탁해야 할지 고민했다.한창 고민을 하던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매제 집에 갔어? 유리한테 물어보니까 남지훈이 태수 아저씨랑 엄청 친한 것 같다고 하던데? 게다가 남지훈을 삼촌이라고 불러야 한다잖아.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소연이 말했다. "돌아왔어. 전부 사실이야."소한용은 이마를 짚었다. "휴! 형한테도 얘기했어. 이따 너한테 연락 갈 거야."소한용이 전화를 끊자마자 소한진이 전화를 걸어왔다.소한진도 상당히 놀란 것 같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소연은 자기 머리를 헝클며 말했다. "오빠도 모르는 걸 나한테 물으면 어쩌자는 거야? 쟤 지금 취해서 묻지도 못해. 오빠 설마 남지훈한테 부탁하려는 건 아니지?"소한진의 마음을 읽은 건 역시 소연뿐이었다."필요하다면 그래야지. 성진구 프로젝트는 S 그룹의 향후 몇 년간의 계획이랑 발전에 밀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