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남가현이 돌아왔다. 신정우가 떠난 것을 확인한 남가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가 이렇게 바닥까지 추락할지도 몰랐고 이렇게 나를 괴롭힐 줄도 몰랐어.” “언니.” 소연은 남가현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신고해요. 이렇게 괴롭힘만 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에요. 손님들이 보기라도 한다면 다음부터 안 올지도 몰라요. 가게에 영향이 간다고요.” 남가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입장을 바꿔 생각했을 때 남가현이 만약 네일을 하려고 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가게에 거지가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면 다시는 가지 않을 것 같았다. 제일 좋은 방법은 신고해서 경찰에게 이 문제를 맡기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 두 명이 도착했다. 그들은 몇 가지를 묻고는 바로 떠났다. 떠나기 전 그들은 남가현에게 전화번호를 남겼다. 신정우가 다시 찾아왔을 때 바로 이 번호로 연락하면 된다고 했다. 남가현은 안심했다. 경찰의 도움도 있겠다 신정우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점심을 먹고 난 남가현은 다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네일을 하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주변에 비슷한 가게가 없었기에 남가현의 가게에는 항상 손님으로 가득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저렴한 가격이었다. 남가현은 너무나도 바빴지만 남지훈과 소연과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 좀 바쁠 것 같으니까 너희 둘이 나가서 산책이라도 하고 와.” 남지훈과 소연이 많은 대화를 나누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둘은 고개만 기웃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구도 먼저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 남지훈은 삼 년만 버티고 삼 년 뒤면 갈라서자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이효진과도 그렇게 오래 버텨왔는데 삼 년이 뭐 별거겠는가? 소연에게는 더욱 간단한 일이었다. 그녀와 남지훈 사이에는 아무 감정이 없었다. 고작 한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무슨 감정이 생기겠는가? 게다가 그녀는 남지훈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
답장이 오지 않았다. 사실 남지훈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퇴근해 집에 돌아오자 소연도 집에 와 있었다. “내일 대호촌에 내려가 봐야 하는 거면 일찍 자.” 소연이 말했다. 남지훈은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날이 밝자 둘은 대호촌으로 향했다. 남지훈과 소연이 도착하니 진성철은 이름이 가득 적힌 붉은 종이를 들고나왔다. 대호촌 촌민들도 적지 않게 온 듯했다. 마을을 드나들게 하는 중요한 도로가 공사 된다고 하니 그들은 너무나도 기뻐 폭죽까지 준비했다. 그저 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3600만 원 이상이 부족했는데 어느 사이에 이렇게 많이 모였는지 궁금했다. 그들은 주위에 물어보았다. 땅이 징수되었어도 누가 이렇게 많은 돈을 흔쾌히 내놓을 수 있겠는가? 진성철은 붉은 종이를 들고 마을위원회의 공지란 앞에 섰다. 그는 촌민들을 향해 말했다. “여러분! 그 길은 정말 오랫동안 우리 대호촌의 골칫덩어리였죠! 하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여러분의 노력덕분에 새로 도로를 공사할 수 있게 되었어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들려왔다. 비 오는 날만 되면 그 길은 진흙탕으로 변해 사람도 건너지 못할뿐더러 차가 침수되기도 했다. 도로공사만 끝나면 예전과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진성철은 기뻐하며 말했다. “여러분,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돈이 많든 적든 다 여러분들의 성의니까요!” “총금액은 전에 여러분들과 얘기한 것과 같습니다. 누가 얼마를 냈고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차차 공지하도록 하겠으니 감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는 붉은 종이를 마을 공지란에 붙였다. 촌민들은 뚫어지랴 쳐다봤다. 그 부족했던 3600만 원을 누가 냈는지 궁금해서였다. 남지훈과 소연의 이름이 가장 앞에 쓰여 있었다. “어머나!” 남지훈의 둘째 숙모 김계현은 남지훈이 기부한 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놈의 자식이 어떻게 1800만 원이나 기부해?” “용진 씨,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무슨 1800만 원?” 진성철은 남용진을 힐끔 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남용진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 맞다! 제가 잘못 계산했어요. 1800만 원 아니고 3600만 원이요!” 진성철은 갑자기 깨달았다. “남용진!” 진성철은 화가 난 듯했다. “네 머릿속엔 돈 말고 다른 건 들어있지 않아? 3600만 원은 지훈이와 지훈이 여자친구가 도로공사에 쓰라고 기부한 돈인데 너랑 무슨 상관이야?” 남용진은 바로 대답했다. “그게 왜 저와 상관이 없어요? 진 이장님, 잊지 마세요. 지훈이는 제 큰 형이 주워 온 아이라고요!” “그는 그저 양아들일 뿐이에요. 가현이도 결혼했고 혹시나 지훈이가 우리 형과 제수씨를 내버려 둔다면 제가 고생할 게 아닌가요?” “그들이 아파도 제가 돈을 내야 하지, 죽어도 제가 돈을 내서 묻어야지. 다 돈 쓸 일이잖아요!” “말해봐요. 그 돈을 저를 주지 않으면 누구를 줘야 하는지.” 이 말을 들은 진성철은 남용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게 무슨 헛소리야? 됐어 됐어. 더는 얘기하지 말게. 네 아들이 그렇게 잘나간다면서 네 형의 얼마 안 되는 재산까지 탐내?” “할 말도 많지. 나도 너한테 할 말이 가득해. 네 아들 억대 연봉이라며? 근데 왜 너희는 고작 이만 원 기부한 건데?” “지훈이네 봐봐. 주워 온 자식이면 어때? 본인 1800만 원에, 여자친구도 1800만 원. 네 억대 연봉인 아들 돈은 어디로 갔어? 걔는 시골 사람들보다도 많이 벌잖아!” 진성철의 말에 남용진은 말문이 막혔다. 자신은 3층짜리 단독 주택에 살면서 마을에서 도로공사를 한다고 하니 고작 이만 원을 내놓은 남용진이었다. 심지어 진성철이 한참을 설득했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일 원도 내놓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길 한편에는 굴착기 등 공사 도구들이 세워져 있었다. 진성철은 향을 피웠다. 요란한 폭죽 소리와 함께 도급업자가 첫 괭이를 파내면서 공사는 정식으
금세 시간이 흘렀다. 차 사고는 점심에 일어났고, 지금은 이미 오후였다.시골의 외딴곳, 도로에 차량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사고가 일어난 지 몇 시간이 지났음에도 발견되지 않는 이유일 수도 있었다.승합차에 타고 있던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찾을 겨를도 없이 남지훈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고 보험회사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승합차 운전자의 사라짐으로 인해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차 옆으로 다가가서 그는 차 문을 열고 뒷좌석에서 자켓을 꺼내 소연에게 걸쳐주었다.가을이 되면서 시골의 밤은 유난히 추웠고 소연은 이 지역에 대한 상식이 없어서 아침에 나올 때도 겉옷을 챙기지 않았다.소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자켓을 남지훈에게 던졌다.남지훈은 잠시 멍하니 서 있더니, 두말 안하고 재킷을 바로 자기 몸에 걸쳤다."해가 막 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덜 추운데, 곧 있으면 너도 추워질 거야." "내가 알아서 할게! 상관 마!"소연이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님지훈이 주위를 둘러보며 서둘러 말했다."경찰에 신고했으니까, 일단 마을로 돌아가서 기다리는 게 어때?"소연은 입을 꾹 닫은 채 묵묵부답이었다.그녀가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위치 하나 보내줄게, 그 위치로 나 데리러 와줘!"'누구한테 전화를 하는 거지?'남지훈이 소연을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도 없어서 그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위치 추적 메시지를 보내려던 소연은 2G 네트워크를 보고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남지훈이 박장대소하며 말했다."저기요 아가씨, 여기는 깊은 산골이야. 아직 4G 네트워크가 깔리지 않았어. 아, 그리고 더 무서운 거 말해줄까? 어두워지면 여기 야생 늑대가 출몰할 수도 있어. 정말 대호촌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소연이가 남지훈을 노려보며 물었다."내가 늑대에게 잡혀갔으면 좋겠어?"남지훈이 어깨를 으쓱했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다.깊은 산속에서 이따금씩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소연은
은은한 달빛 아래 소연은 손에 든 스피커 음악소리를 최대로 키웠다.그래야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나 무서운 것은 흔들리는 도깨비불덩어리뿐만이 아니라, 머리를 저리게 하는 짐승의 울음소리였다.'아우...'달빛 아래, 산꼭대기에서 마치 늑대가 달을 향해 울부짖는 것 같았다. 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남지훈에게 기댔다."지훈아, 이곳에 늑대가 정말로 있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이곳에 늑대가 있다고 하더라고. 삼촌네 소가 늑대에게 물린 적이 있다고 그랬어."소연은 점점 더 무서워졌다.일반적으로 늑대는 무리를 지어 행동했고, 출몰했다 하면 한 무리였다.아무리 싸움을 잘하는 사람일지라도 늑대 무리는 무리일 수도 있었다.남지훈은 전성철에게 전화를 걸려고 휴대폰을 꺼냈다. 늑대가 있는지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정말로 있다면, 오늘 밤 그들 둘 다 모두 늑대의 밥이 될 것 같았다.전화를 걸기 직전에 남지훈은 앞쪽 언덕의 도로에서 비상등이 켜진 것을 보았다.남지훈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마을 경찰서에서 사람들이 나타났던 것이었다.경찰차가 오니, 주변이 덜 추워진 것 같았다.두 경찰관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소연과 남지훈이 차 옆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그중 한 명이 남지훈과 소연에게 교통사고의 구체적인 상황을 물었고, 다른 한 명은 현장을 조사했다.현장 조사하던 경찰 한 명이 갑자기 다급하게 말했다."이 승합차 이상해요. 어떻게 앞 쪽에 이렇게 큰 강철판이 설치되어 있죠?"세 사람이 같이 가서 확인해 보니, 차 전면에 1cm 두께의 강철판이 설치되어 있었다.누가 봐도 이 교통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차 앞에 설치된 강철판이 마치 고의로 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 같았다."이봐, 사진 찍어 서에 보내, 승합차 등록 정보를 확인하게 하고, 너는 여기서 지키고 있어. 난 이분들 마을로 돌려보낼게."후배 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남지훈과 소연은 다른 한 사람과 함께 가장 가까운 마을로
소씨 가족들이 도착했을 때쯤, 검사 결과가 나왔다.독감, 고열,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 감염, 과로 등이었다.검사 결과를 듣고, 소씨 가족은 혼란스러웠다.소연의 체력이 일반인보다 훨씬 더 좋기 때문에 갑자기 독감에 걸리고 바이러스에 감염될 일이 없었다."지훈 씨는 어디 있어?" 셋째, 소한민이 물었다.다들 그제야 한 사람이 빠졌다는 걸 알아차렸다.소한용이 남지훈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하고 싶었지만, 소한진이 말렸다.소연은 아직도 남지훈에게 속이고 있었다. '남지훈이 오게 되면 다 들통나는 거 아냐?'검사 결과가 나오고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그때 다시 남지훈에게 알리기로 결정했다.전화를 받은 남지훈이 곧장 병원으로 달려왔다.침대에 누워 곤히 자고 있는 소연을 제외하고는 병실은 텅 비어있었다.이를 본 남지훈이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아픈 사람 두고 그 사람은 어디 간 거야?"그 사람은 바로 소한진을 가리켰다.남지훈이 앉기도 전에 의사가 다시 왔다.낯선 얼굴을 본 의사가 흠칫 놀라며 물었다."소연 님의 가족분들은 어디에 계시죠? 방금까지 여기에 계셨는데...?"남지훈이 대답했다."제가 소연 씨 가족이 되는 사람입니다. 저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분들은 동료들인 거 같아요.”의사는 남지훈의 질문에 대답은커녕 자기 할 말만 했다."당신이 남편 되는 분인가요? 정말로 안타깝게도 환자분 상태가 매우 심각합니다. 독감과 과로가 겹친 것 같아요. 가족들은 뭐하다 이렇게 심각해서 병원에 오는 건지 이해가 안 가네요."의사는 소연에게 수액을 연결하면서 말을 이어갔다."일단은 입원해서 경과를 지켜보다가 완전히 회복되면, 그때 퇴원하도록 하죠. 환자분 깨시면 먼저 죽을 먹이도록 해주세요.남지훈이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남지훈은 속으로 독감은 교통사고 난 그날 밤 감기에 걸리면서 악화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의사가 떠나자 병실 안은 다시 조용해졌고, 소연의 불규칙한 호흡소리만 온 병실에 울려퍼졌다
소연은 남지훈의 반응을 이미 예상해 두었고, 그녀도 더 이상 갈등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지금 있는 그대로 만족하면서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따뜻한 죽 세 그릇은 그녀의 위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줬다.남지훈은 소연을 힐끗 쳐다보고, 길게 "오"라고만 답했다.남지훈이 소연과 소한진, 둘 다 '소'라는 성을 가졌으니, 둘이 남매 사이라는 것엔 어떤 이의도 없었다.이 반응은 소연이도 예상 못 했던 반응이었다.남지훈의 반응을 보고 그녀는 약간 당황했다.'날 사랑하긴 하는 거야?'소연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고작 오? 그게 다야?"남지훈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가씨, 그럼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한용 형님도 한진 형님을 형이라고 하던데, 그럼 네가 설마 한용 형님 동생이라도 된다는 거야? 내가 이미 태수 형님에게 확인했는데, 아니라고 하던데?""사실, 나는 오히려 네가 한진 형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알고 싶어. 아파서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아무 관심도 없잖아. 그리고, 먼 친척이라고 하지만, 30 년 전엔 사촌끼리 결혼까지도 가능했어."이런 말을 듣자, 소연은 너무 황당한 나머지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그녀는 남지훈에게 결심하고 모든 것을 설명하려 했지만, 실패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남지훈은 이 사실을 믿지 않았고, 오히려 소한진이 장애물 같은 존재였다.소연이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다 좋은데, 속이 너무 좁아. 내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한진 오빠랑 아무 일도 없어!""알았어, 알았어! 무조건 너만 믿을게. 됐지?"남지훈이 서둘러 웃었다."사실 내가 널 안 믿는 게 아니고, 어떻게 설명하지? 그 사람은 남자인 내가 봐도 너무 멋있어. 그리고 돈까지 많아. 내가 여자였어도 그 사람한테 반할 거야.""예전에는 내가 너에게 너무 관심이 많고, 우리 사이에 기회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질투가 났던 거지. 지금은 지나친 생각이었다는 걸 나도 깨달았어."소연은 한숨을
소연이가 깊이 잠든 것을 보고, 남지훈은 죽을 끓이러 갔다.돌아와 보니, 소연이가 그를 빤히 쳐다보는 것을 보았다."무... 무슨 일이야?" 남지훈은 갑자기 마음이 약해졌다.'설마 어젯밤에 손잡은 거, 눈치챘나?'그제야 남지훈은 자신의 이런 생각이 얼마나 옹졸했는지 깨달았다.소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야."문득, 소연이가 남지훈의 오른손에 손톱자국이 몇 개 나 있고 피까지 배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손은 왜 그래? 보여줘 봐!"소연은 남지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남지훈이 손을 내밀자 소연은 손가락을 벌려 남지훈의 손등에 똑같은 자국을 냈다. 일치한 손톱자국을 보고,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미... 미안해, 어젯밤에 악몽을 꾼 거 같아.""무슨 악몽?"남지훈이 서둘러 물었지만, 그는 여전히 요점을 파악하지 못했다.소연은 손을 뿌리치고 말했다."너랑 말 안 할 거야! 배고파!"남지훈은 어안이 벙벙했다.소연의 몸 상태는 어제보다 많이 호전되었지만, 그래도 밥을 먹으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남지훈도 더는 묻지 않고 묵묵히 먹여줬다.남지훈은 S 그룹과 T 그룹의 기술자에게 전화를 걸어 출근을 못한다고 전했다.남지훈이 전화를 끊은 후, 소연이가 말했다."내가 퇴원하면 복싱을 가르쳐 줄게."그제야 남지훈은 두 사람이 며칠 동안 함께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했다.남가현이 9시쯤에 병원을 다시 찾았다.그녀는 평일에는 가게가 매우 바빠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한 시간 남짓 앉아 있다가 그녀는 다시 떠났고, 남지훈이 아래층까지 배웅해 주었다.그때, 남지훈은 마을 경찰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그들을 들이받은 승합차는 개조된 대포차였고, 운전대에서 지문을 채취했다고 했다.하지만 그 이후론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했다.이 말을 들은 남지훈은 눈섭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저희 아버지를 친 것도 대포차였고, 승합차였어요."경찰서에선 곧이어 남지훈과 남용걸의 관계도 물었다. 두 사람이 부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