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뭐야 이게?” 베개 아래의 눈썹칼을 발견한 남지훈은 깜짝 놀랐다. 소연은 왜 베개 밑에 눈썹칼을 놓고 있는 거지? 나 때문인가? 남지훈은 헛웃음을 지었다. “누가 건드리기라도 한대?” 남지훈은 베개를 던지고는 물을 따라 침대맡에 놓고는 신경을 끄려했다. 방에 돌아온 남지훈은 당시 혼인신고를 하고 나서 쓴 계약서를 보게 되었다. 남지훈은 비웃었다. 그는 갑자기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 소연이 왜 그와 결혼하려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본인은 1800만 원 때문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전혀 사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비록 고등학교 동창이긴 했지만 당시 두 사람은 말 몇 마디도 나눠보지 않았었다. 남지훈의 마음속에서 소연은 그저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도도한 얼음공주였다. 그저 최근 소연의 행동으로 인해 남지훈은 자신한테도 기회가 있으며 두 사람이 잘 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된 것 같았다. “남지훈, 정신 차려!” 남지훈은 자기 뺨을 한번 때리고는 누워 잠을 청했다. 마음을 내려놓고 나니 모든 것이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이른 아침. 익숙한 환경에서 눈을 뜬 소연은 벌떡 일어났다. 이불을 들춰본 소연은 자기 옷이 그대로인 것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소연은 눈을 비비면서 중얼댔다. “누가 데려다준 거지? 셋째 오빤가?” 소연은 침대맡의 물컵을 보고는 한입 마셨다. 한참을 멍때리던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식탁 위에는 뜨끈뜨끈한 아침밥과 차키가 놓아져 있었다. 소연은 두리번거렸으나 누구도 없는 듯했다. S그룹. 해당 장비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었다. 남지훈과 대승 테크의 기술자들은 초보적으로 장비를 설치하고 테스트하고 있었다. 서버에서부터 시작하여 메모리, 방화벽, 스위치, 메인보드 등은 모두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최적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었다. 남지훈한테는 매우 익숙한 일이었다. “갑시다, 밥 먹으러.” 남지훈은
남지훈은 퇴근하고 소연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가 스카이 팰리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7시였다. 5시에 퇴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길에서 두 시간이나 낭비했다. 평소대로라면 삼십분 운전하면 도착 할 거리였다. 집에 돌아와서는 평소대로 주방으로 향해 저녁을 준비했다. 남지훈과 소연 사이에는 정적만이 느꼈다. 밥을 먹고 난 뒤, 남지훈은 잠깐 쉬다가 권투를 연습했다. 이틀간 연습을 많이 한 탓인지 속도도 빨라지고 힘도 세졌다. 얼마 연습하지 않아 모래주머니의 끈이 버티지 못하고 끊어져 버렸다. 그는 이마를 찌푸리더니 갑자기 이러한 트레이닝 방법이 자신한테 알맞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었다. 끈이 너무 쉽게 끊어져 버린다. 소연은 남지훈을 한참이나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소연은 남지훈이 지금 권투를 연습하는 것이 아닌 그저 분풀이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모래주머니 말고 벽에 주먹질하지 그래?” 남지훈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남지훈은 벽에 주먹질할 정도로 멍청하진 않았다. 남지훈은 더 말하지 않고는 샤워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갔다. 방문을 걸어 잠그기까지 했다. “풉!” 소연도 입을 삐죽이더니 방으로 돌아가 문을 잠갔다. 그들은 여전한 일상을 보냈다. 주말이 되자 남지훈은 일찍 일어나 간단한 운동 후 누나의 가게를 찾았다. 주말은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네일과 메이크업을 받는 손님 중 대부분은 아기 엄마들이었기에 주말만 되면 아이들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남지훈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기 싫었는지 누나의 가게에 들렀다. 남지훈이 혼자 온 것을 보자 남가현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왜 혼자 왔어? 소연이는? 너희 둘 예전에는 딱 붙어 다녔잖아.” “야근해.” 남지훈은 대답했다. 남지훈이 집을 나설 때까지만 해도 소연도 집에 있었다. 남지훈은 소연에게 주말을 어떻게 보낼 건지 묻지도 않았다. “아직도 화나 있어?” 남가현도 짜증스럽게 말
정장은 낡아 볼품이 없었고 20만 원 정도 하는 구두에도 구멍이 크게 나 있었다. 지금 신정우는 거지 같았고 몸에서는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돈! 돈 줘!” 신정우는 바닥에 벌러덩 앉아 말했다. “안 그럼 나 오늘 안 갈 거야!” 신정우는 이미 빈털터리 신세였다. 원래는 구걸을 해서라도 생계를 유지하려 했지만 그 동네에서까지 따돌림을 당하는 신세였다. 신정우도 불쌍한 신세였다. 거지들까지도 그를 따돌리다니. 신정우는 본가에 돌아가려고도 했지만 차비조차도 없었다. 남가현은 신정우가 이렇게나 뻔뻔할 줄은 몰랐다. 그녀가 말했다. “당장 나가! 안 가면 나 신고할 거야!” “신고?” 신정우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남가현! 너 나 자극하지 마! 난 어차피 지금 아무 것도 없고 너와 아이들 다 죽여버릴지도 몰라!” 남가현은 겁을 먹었다. 사람은 궁지에 몰렸을 때 어떤 미친 짓이든 저지르게 된다. 그녀는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화가 걸리기도 전해 신정우가 덮쳐 들었다. 소연은 이마를 찌푸리더니 달려들어 발차기를 날렸다. “이 미친 여자가 날 감히 찼어?” 신정우는 분노에 가득 차 말했다. “예쁘다고 봐주지 않아!” 저번에 누님한테 맞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누님은 여자긴 했지만 몸집이 건장했고 평범한 남자들은 그녀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그런데 보기에도 가녀린 소연이 감히 신정우를 때린다고? 신정우는 고함을 지르며 소연한테 달려들었다. 소연은 일부러 신정우와 거리를 뒀다. 신정우는 악취를 풍기고 있었고 발차기를 날릴 때 하마터면 냄새를 맡고 기절할 뻔했다. 그저 신정우만이 소연을 가만히 내버려 두려 하지 않았다. 요즘 그의 상황이 상황이 아닌지라 화풀이를 할 상대가 필요했던 것 같았다. 신정우의 비굴한 모습을 본 소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옷 좀 갈아입으세요. 샤워도 하시고요.” 소연은 신정우를 혼내주려 했다. 그렇게나 오래 무술을
얼마 지나지 않아 남가현이 돌아왔다. 신정우가 떠난 것을 확인한 남가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가 이렇게 바닥까지 추락할지도 몰랐고 이렇게 나를 괴롭힐 줄도 몰랐어.” “언니.” 소연은 남가현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신고해요. 이렇게 괴롭힘만 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에요. 손님들이 보기라도 한다면 다음부터 안 올지도 몰라요. 가게에 영향이 간다고요.” 남가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입장을 바꿔 생각했을 때 남가현이 만약 네일을 하려고 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가게에 거지가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면 다시는 가지 않을 것 같았다. 제일 좋은 방법은 신고해서 경찰에게 이 문제를 맡기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 두 명이 도착했다. 그들은 몇 가지를 묻고는 바로 떠났다. 떠나기 전 그들은 남가현에게 전화번호를 남겼다. 신정우가 다시 찾아왔을 때 바로 이 번호로 연락하면 된다고 했다. 남가현은 안심했다. 경찰의 도움도 있겠다 신정우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점심을 먹고 난 남가현은 다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네일을 하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주변에 비슷한 가게가 없었기에 남가현의 가게에는 항상 손님으로 가득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저렴한 가격이었다. 남가현은 너무나도 바빴지만 남지훈과 소연과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 좀 바쁠 것 같으니까 너희 둘이 나가서 산책이라도 하고 와.” 남지훈과 소연이 많은 대화를 나누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둘은 고개만 기웃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구도 먼저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 남지훈은 삼 년만 버티고 삼 년 뒤면 갈라서자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이효진과도 그렇게 오래 버텨왔는데 삼 년이 뭐 별거겠는가? 소연에게는 더욱 간단한 일이었다. 그녀와 남지훈 사이에는 아무 감정이 없었다. 고작 한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무슨 감정이 생기겠는가? 게다가 그녀는 남지훈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
답장이 오지 않았다. 사실 남지훈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퇴근해 집에 돌아오자 소연도 집에 와 있었다. “내일 대호촌에 내려가 봐야 하는 거면 일찍 자.” 소연이 말했다. 남지훈은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날이 밝자 둘은 대호촌으로 향했다. 남지훈과 소연이 도착하니 진성철은 이름이 가득 적힌 붉은 종이를 들고나왔다. 대호촌 촌민들도 적지 않게 온 듯했다. 마을을 드나들게 하는 중요한 도로가 공사 된다고 하니 그들은 너무나도 기뻐 폭죽까지 준비했다. 그저 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3600만 원 이상이 부족했는데 어느 사이에 이렇게 많이 모였는지 궁금했다. 그들은 주위에 물어보았다. 땅이 징수되었어도 누가 이렇게 많은 돈을 흔쾌히 내놓을 수 있겠는가? 진성철은 붉은 종이를 들고 마을위원회의 공지란 앞에 섰다. 그는 촌민들을 향해 말했다. “여러분! 그 길은 정말 오랫동안 우리 대호촌의 골칫덩어리였죠! 하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여러분의 노력덕분에 새로 도로를 공사할 수 있게 되었어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들려왔다. 비 오는 날만 되면 그 길은 진흙탕으로 변해 사람도 건너지 못할뿐더러 차가 침수되기도 했다. 도로공사만 끝나면 예전과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진성철은 기뻐하며 말했다. “여러분,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돈이 많든 적든 다 여러분들의 성의니까요!” “총금액은 전에 여러분들과 얘기한 것과 같습니다. 누가 얼마를 냈고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차차 공지하도록 하겠으니 감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는 붉은 종이를 마을 공지란에 붙였다. 촌민들은 뚫어지랴 쳐다봤다. 그 부족했던 3600만 원을 누가 냈는지 궁금해서였다. 남지훈과 소연의 이름이 가장 앞에 쓰여 있었다. “어머나!” 남지훈의 둘째 숙모 김계현은 남지훈이 기부한 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놈의 자식이 어떻게 1800만 원이나 기부해?” “용진 씨,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무슨 1800만 원?” 진성철은 남용진을 힐끔 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남용진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 맞다! 제가 잘못 계산했어요. 1800만 원 아니고 3600만 원이요!” 진성철은 갑자기 깨달았다. “남용진!” 진성철은 화가 난 듯했다. “네 머릿속엔 돈 말고 다른 건 들어있지 않아? 3600만 원은 지훈이와 지훈이 여자친구가 도로공사에 쓰라고 기부한 돈인데 너랑 무슨 상관이야?” 남용진은 바로 대답했다. “그게 왜 저와 상관이 없어요? 진 이장님, 잊지 마세요. 지훈이는 제 큰 형이 주워 온 아이라고요!” “그는 그저 양아들일 뿐이에요. 가현이도 결혼했고 혹시나 지훈이가 우리 형과 제수씨를 내버려 둔다면 제가 고생할 게 아닌가요?” “그들이 아파도 제가 돈을 내야 하지, 죽어도 제가 돈을 내서 묻어야지. 다 돈 쓸 일이잖아요!” “말해봐요. 그 돈을 저를 주지 않으면 누구를 줘야 하는지.” 이 말을 들은 진성철은 남용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게 무슨 헛소리야? 됐어 됐어. 더는 얘기하지 말게. 네 아들이 그렇게 잘나간다면서 네 형의 얼마 안 되는 재산까지 탐내?” “할 말도 많지. 나도 너한테 할 말이 가득해. 네 아들 억대 연봉이라며? 근데 왜 너희는 고작 이만 원 기부한 건데?” “지훈이네 봐봐. 주워 온 자식이면 어때? 본인 1800만 원에, 여자친구도 1800만 원. 네 억대 연봉인 아들 돈은 어디로 갔어? 걔는 시골 사람들보다도 많이 벌잖아!” 진성철의 말에 남용진은 말문이 막혔다. 자신은 3층짜리 단독 주택에 살면서 마을에서 도로공사를 한다고 하니 고작 이만 원을 내놓은 남용진이었다. 심지어 진성철이 한참을 설득했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일 원도 내놓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길 한편에는 굴착기 등 공사 도구들이 세워져 있었다. 진성철은 향을 피웠다. 요란한 폭죽 소리와 함께 도급업자가 첫 괭이를 파내면서 공사는 정식으
금세 시간이 흘렀다. 차 사고는 점심에 일어났고, 지금은 이미 오후였다.시골의 외딴곳, 도로에 차량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사고가 일어난 지 몇 시간이 지났음에도 발견되지 않는 이유일 수도 있었다.승합차에 타고 있던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찾을 겨를도 없이 남지훈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고 보험회사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승합차 운전자의 사라짐으로 인해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차 옆으로 다가가서 그는 차 문을 열고 뒷좌석에서 자켓을 꺼내 소연에게 걸쳐주었다.가을이 되면서 시골의 밤은 유난히 추웠고 소연은 이 지역에 대한 상식이 없어서 아침에 나올 때도 겉옷을 챙기지 않았다.소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자켓을 남지훈에게 던졌다.남지훈은 잠시 멍하니 서 있더니, 두말 안하고 재킷을 바로 자기 몸에 걸쳤다."해가 막 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덜 추운데, 곧 있으면 너도 추워질 거야." "내가 알아서 할게! 상관 마!"소연이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님지훈이 주위를 둘러보며 서둘러 말했다."경찰에 신고했으니까, 일단 마을로 돌아가서 기다리는 게 어때?"소연은 입을 꾹 닫은 채 묵묵부답이었다.그녀가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위치 하나 보내줄게, 그 위치로 나 데리러 와줘!"'누구한테 전화를 하는 거지?'남지훈이 소연을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도 없어서 그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위치 추적 메시지를 보내려던 소연은 2G 네트워크를 보고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남지훈이 박장대소하며 말했다."저기요 아가씨, 여기는 깊은 산골이야. 아직 4G 네트워크가 깔리지 않았어. 아, 그리고 더 무서운 거 말해줄까? 어두워지면 여기 야생 늑대가 출몰할 수도 있어. 정말 대호촌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소연이가 남지훈을 노려보며 물었다."내가 늑대에게 잡혀갔으면 좋겠어?"남지훈이 어깨를 으쓱했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다.깊은 산속에서 이따금씩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소연은
은은한 달빛 아래 소연은 손에 든 스피커 음악소리를 최대로 키웠다.그래야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나 무서운 것은 흔들리는 도깨비불덩어리뿐만이 아니라, 머리를 저리게 하는 짐승의 울음소리였다.'아우...'달빛 아래, 산꼭대기에서 마치 늑대가 달을 향해 울부짖는 것 같았다. 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남지훈에게 기댔다."지훈아, 이곳에 늑대가 정말로 있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이곳에 늑대가 있다고 하더라고. 삼촌네 소가 늑대에게 물린 적이 있다고 그랬어."소연은 점점 더 무서워졌다.일반적으로 늑대는 무리를 지어 행동했고, 출몰했다 하면 한 무리였다.아무리 싸움을 잘하는 사람일지라도 늑대 무리는 무리일 수도 있었다.남지훈은 전성철에게 전화를 걸려고 휴대폰을 꺼냈다. 늑대가 있는지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정말로 있다면, 오늘 밤 그들 둘 다 모두 늑대의 밥이 될 것 같았다.전화를 걸기 직전에 남지훈은 앞쪽 언덕의 도로에서 비상등이 켜진 것을 보았다.남지훈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마을 경찰서에서 사람들이 나타났던 것이었다.경찰차가 오니, 주변이 덜 추워진 것 같았다.두 경찰관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소연과 남지훈이 차 옆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그중 한 명이 남지훈과 소연에게 교통사고의 구체적인 상황을 물었고, 다른 한 명은 현장을 조사했다.현장 조사하던 경찰 한 명이 갑자기 다급하게 말했다."이 승합차 이상해요. 어떻게 앞 쪽에 이렇게 큰 강철판이 설치되어 있죠?"세 사람이 같이 가서 확인해 보니, 차 전면에 1cm 두께의 강철판이 설치되어 있었다.누가 봐도 이 교통사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차 앞에 설치된 강철판이 마치 고의로 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 같았다."이봐, 사진 찍어 서에 보내, 승합차 등록 정보를 확인하게 하고, 너는 여기서 지키고 있어. 난 이분들 마을로 돌려보낼게."후배 경찰이 고개를 끄덕였다.남지훈과 소연은 다른 한 사람과 함께 가장 가까운 마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