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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진실 게임

엄마랑 좀 더 얘기를 나누고 나는 병실에서 나왔다. 병원에서 나오는 동안 나는 아빠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문자를 확인한 아빠는 바로 전화를 걸어왔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영아. 아빠 진짜 억울하게 당한 거야. 나 진짜 아무 짓도 안 했어. 이제 사실을 알았으니 네 엄마도 그렇게 화나 있진 않겠구나.”

“아빠. 아직 사진이 남아 있어요. 그것도 반드시 해결해야 해요.”

내가 귀띔했다. 그건 엄마의 화와 관계없이 원본 파일을 손에 넣지 않으면 훗날 다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아빠는 결백하다 해도 그 사진 앞에서는 반박 불가였다.

“알지. 나도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

아빠가 다시 차분해졌다.

“아빠도 너무 급해하지 마세요. 방법 있을 거예요.”

나는 아빠와 몇 마디 더 나누고는 전화를 끊었다.

청담동으로 돌아왔을 땐 저녁 먹을 시간이었다. 나는 간단하게 몇 입 먹고는 올라가 반신욕을 즐겼다.

어느샌가 욕조에서 잠이 들었고 수온이 점점 떨어지지만 않았으면 나는 계속 잤을 것이다.

밤이 깊었지만 나는 잠이 오지 않았다. 잠옷을 입고 테라스로 향했다. 머리만 살짝 돌리면 대문을 볼 수 있는 자리라 전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였다. 여기서 기웃거리며 배인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었다.

‘이혼 서류만 보내 주면 나도 이곳에서 나가겠지.’

청담동은 나에게 너무 비굴한 기억만으로 가득했다. 이혼 후 계속 여기서 사는 건 마음고생을 사서 하는 거다. 그럴 거면 배인호에게 온전히 돌려주어 남은 물건들을 보면서 나를 떠올리게 하는 게 나았다. 어차피 늘 나에게 차가운 그였고 나를 떠올린다고 해도 슬퍼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래 서 있었더니 바람이 춥게 느껴졌고 방으로 들어갔다. 뒤척거리며 잠을 못 이루던 차에 정아가 전화를 걸어왔고 열정적으로 나를 불러냈다.

“지영아, 빨리 나와. 오늘 크리스마스이브잖아. 여기 잘생긴 오빠들 많아. 고르기가 힘들 정도야!”

“안 가. 씻고 이제 막 누워서 자려고.”

나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이렇게 추운 날 이불속이 나의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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