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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엄기준의 꿍꿍이

“이 빌어먹을 여편네가 이제 좀 재수가 붙는가 싶었는데 죽고 싶어? 집으로 얼른 꺼져! 여기서 눈꼴 사납게 굴지 말고!”

유기봉이 욕설을 퍼부었다.

조수연은 한참을 바닥에 널브러진 채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도박장 사람들은 늘 있는 일 인양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가슴이 떨려 왔고 정아를 데리고 빨리 자리를 떴다.

이 기사가 차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안색이 안 좋은 것을 보고 다정하게 말했다.

“사모님, 어디 불편하세요?”

“아니에요, 다시 서울로 가요.”

나는 아직도 얼얼한 목을 매만졌고 정아도 가까이 와서 자세히 봐주었다.

“빨개진 거 봐. 그 여자 진짜 너무 독한 거 아니야?”

정아가 미간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조수연이 한 말 무슨 뜻이지?”

하지만 내 생각은 온통 다른 곳으로 가 있었다.

“누가 유기봉을 매수한 거지?”

“나도 모르겠어. 유기봉은 도박 중독자라 빚이 엄청 많을 텐데 누군가가 갚아 주는 대신 와이프를 잡아 오라고 했다? 역시 나쁜 사람은 나쁜 사람이 상대해야 해.”

정아가 감탄하며 말했다.

“근데 그 사람 누구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전에 내가 고용한 탐정도 유기봉을 찾은 적 있거든. 근데 유기봉은 와이프의 외도 사실에 꿈쩍도 안 했다고 했거든. 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유기봉이랑 조수연 사전에 이미 판을 짜 놓은 걸 수도 있어. 조수연이 잘사는 사람한테 빌붙어서 돈을 가져오면 유기봉 도박 빚 갚고. 근데 조수연은 반대로 이 기회를 이용해서 유기봉과 이혼하고 싶은 거고.”

정아가 몇 초 정도 생각하더니 눈이 점점 커졌다.

“배인호는 아니겠지...?? 배인호 집에서 그 사진들 봤다면서?”

마음이 덜컹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러고는 중얼댔다.

“그 사진들 여기서 가져온 건가?”

그럼, 그 사진들이 원본 사진이다. 나는 배인호를 잘 안다. 일을 하면 깔끔하게 하고 돈을 썼으면 그 가치를 최대한으로 뽑은 사람이다. 원본 사진이 아니라면 배인호가 가져갈 필요가 없었다.

이혼 서류에 사인하고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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