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39화 죄를 함부로 갖다 붙이다

“사람 됨됨이가 어떻다는 게 아니라 당신과 성민 씨 관계가 있으니까 성민 씨에게 알려주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일로 당신 원망할 생각도, 책임지라고 할 생각도 없었다고요. 이제 알겠어요?”

나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설명했다.

“문부터 열어.”

배인호는 이렇게 문을 사이에 두고 나와 대화하는 게 만족스럽지 않은지 문을 두드리며 엄격한 말투로 말했다.

“성민이가 정원 문 부쉈다면서, 거실 문도 망가지고 싶으면 그러든지.”

이건 협박이었다.

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협박은 안 통해요. 자꾸만 이렇게 찾아오는 거 민설아 씨도 받아들인다면 계속 내키는 대로 해요. 근데 또 빈이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지면 그때 가서 내 탓 하지 마요.

배인호가 나를 협박하면 나도 그를 협박하면 된다. 민설아에게는 책임감만 느낄 수 있지만 빈이는 아닐 수도 있었다.

내가 민설아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면 민설아는 무조건 난리를 피우지 않으면 바로 빈이를 데리고 떠날 수도 있다.

내 협박이 먹혔는지 배인호도 조용해졌다.

2, 3분쯤 지나자 나는 배인호가 간 줄 알고 문을 열어 상황을 확인했다. 그 결과 문을 열자마자 아직도 문 앞에 서 있는 배인호를 발견했다. 누가 돈이라도 뜯어간 것처럼 어두운 표정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아직도 안 갔어요?”

“이제는 설아와 빈이를 가지고 나를 협박하네? 허지영, 간덩이가 부었지? 갈 데까지 가보자는 거야?”

배인호가 입을 열더니 매서운 말투로 말했다.

이쯤이면 장희선도 지현이 샤워를 거의 끝낼 시간이었다. 나는 아예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는 말했다.

“가요. 밖에서 얘기해요. 애들 잘 시간이라 떠들면 안 돼요.”

배인호는 거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장서서 장렬히 희생된 우리 집 대문을 넘어 밖으로 향했다.

나는 배인호 뒤를 따라 근처 큰 가로수 아래까지 걸어갔다. 거기에는 벤치가 하나 놓여 있었는데 평소 사람들이 앉아서 쉬기도 했다. 나는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배인호는 앉지 않고 옆에 서 있었다. 가벼우면서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