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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돌아오면 혼내줄게

나는 이우범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마지막 남은 대화 기능도 이미 상실했다.

시간은 분명 2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나는 한 세기가 지난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배인호의 선택을 기다리는데 이우범이 갑자기 머리를 숙이더니 내 목을 물고는 힘껏 빨아 키스 마크를 남겼다. 그러고는 복잡하고 답답한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문을 열러 갔다.

팽팽하게 당겨졌던 신경도 순간 느슨해지는 느낌이었고 의식도 더 이상 반항할 의욕을 잃은 것 같았다.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일어났을 때는 이미 유하가든으로 돌아와 있었고 옷도 단정한 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기선혜가 내 옆에 와서 앉더니 내가 깬 걸 발견하고 다급하게 물었다.

“아가씨, 깨셨어요? 혹시 어디 불편한 데 없어요?”

“괜찮아요. 누가 날 여기까지 데려다준 거예요?”

나는 이 문제만 신경 쓰였다.

“이우범 선생님이 데려다주셨어요. 이게...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기선혜가 불안해하며 물었다.

이 대답을 들으니, 마음이 덜컹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에 문을 열지 않은 건가? 아니면 문을 열었는데 배인호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아서 이우범이 나를 데려다준 건가?’

배인호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면 참을성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건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조금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 그가 하는 일도 결국은 나를 위해서니, 그를 탓할 자격은 없었다.

“인호 씨 왔다 갔어요?”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사장님 온 적 없어요.”

기선혜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나는 침묵했다. 마음이 복잡했지만 이내 자기 자신을 위로했다. 배인호에게 그렇게 각박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뒤에 진명수, 서란, 하미선만 무너트려 주면 된다.

그때가 되면 아빠 사건도 더 이상 압박을 넣을 사람이 없을 테니 무조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기선우 사건도 말이다.

배인호는 기선우의 죽음이 샤인 코스메틱의 알려져서는 안 되는 비밀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해준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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