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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만날 때가 된 것 같아

“인호 씨, 나보다 참을성 더 좋을 텐데?”

나는 배인호 옆으로 걸어가 앉았다. 그러고는 적극적으로 그의 손을 잡고 손바닥을 살살 문질렀다.

“인호 씨 말로는 진명수가 의심이 깊다면서요? 당신한테도 경계심이 어마어마할 텐데 그 사람 약점 잡으려면 우리가 끝장까지 봤다고 믿게 해야 해요.”

배인호는 손을 돌려 내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손은 크면서도 따듯했고 쉽게 내 손을 감쌌다.

그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입술을 거의 내 얼굴에 대다시피 했다.

“그래. 네 말대로 할게. 그래도 내가 받은 마음의 상처는 보상받아야겠어.”

“이것도 보상해야 해요?”

많이 놀란 건 사실이었다. 배인호는 요즘 점점 파렴치해졌다.

“응, 해야 해.”

배인호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정확하게 내 입술을 찾아 키스를 해왔고 혀끝은 익숙하게 공략해 왔다.

요새 시도 때도 없이 들러붙는 건 좀 적응이 된 것 같다. 내 몸도 즐거운 일이니, 임신하지 않는 이상 손해 볼 건 없었다.

나는 배인호에게 반응을 주려고 노력했다. 내가 적극적으로 나가자, 그가 멈칫하더니 눈을 떴다. 까만 눈동자가 보였고 그 눈빛은 흥분에 가득 차 있었다.

“나 빨리 우리 아기 가지고 싶어.”

배인호가 부드럽게 키스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들끓었던 성욕이 이 말로 완전히 사라졌다.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가슴이 아파졌다.

더는 아이는 없을 거라는 말을 차마 꺼낼 수가 없었다.

배인호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니 부드럽게 키스만 할 뿐이었다. 나는 마음속에 아픔을 숨긴 채 가까스로 키스에 응했다.

오늘 밤도 역시 뜨겁게 엉켜서 보낸 밤이었지만 내 기분은 계속 다운되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기선혜는 이미 아침 준비를 마쳤고 내가 밖에서 들어오자 멈칫하더니 뭔가 생각난 듯 알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 아침 드세요.”

“그래요. 엄마랑 먼저 먹어요. 저는 옷 좀 갈아입고 내려올게요.”

나는 기선혜의 눈을 피해 황급히 계단을 올라갔다.

올라가서 샤워하고 나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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