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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남자의 소심함

이모건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내가 가리키는 곳을 쳐다봤다. 이미 테이블에 쓰러진 세희를 보더니 눈빛이 바로 부드러워졌고 죄책감으로 마음 아파했다.

이모건은 “응”하고 대답하더니 바로 세희를 찾으러 가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를 불러세웠다.

“이모건 씨 잠깐만요. 혹시 이 두 사람 본 적 있어요?”

나는 서란과 우지훈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모건은 이 두 사람을 힐끔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 두 인간쓰레기잖아요.”

이모건의 말에 우지훈과 서란의 표정이 굳어졌다. 유정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이모건을 보며 말했다.

“무슨 뜻이에요?”

우지훈이 유정의 손을 잡더니 다시 옆으로 끌어내려 했다.

“둘이 얘기하자.”

이모건의 입꼬리에 차가운 웃음이 걸리더니 말했다.

“자기 여자 친구에게 약을 탄게 고작 헤어지기 위해서라니, 전 이런 경우는 처음 봐요.”

“뭐라고요?”

유정의 얼굴이 하얘지더니 눈도 휘둥그레졌다.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이모건이 유정을 힐끔 보더니 더 말하기 귀찮은 듯 세희를 찾으러 갔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은 이미 다 해준지라 나는 그를 잡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의 표정은 참으로 재밌었다. 특히 서란은 목구멍에 뭐가 걸린 것처럼 입은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유정은 몸에 힘이 빠진 듯 입술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 누구라도 이런 일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배인호가 실눈을 뜨고 우지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소꿉친구이기도 하고 연초에 금방 우지훈을 배 씨 그룹 본사에 들였기 때문이었다.

근데 남자가 돼서 이렇게 비겁하기 그지없는 일을 저지르다니, 배인호의 기분도 복잡했다.

“라니야, 이 일 너도 알고 있었어?”

유정은 서란을 잊지 않았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란에게 물었다.

“난 몰라.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서란은 몹시 켕기는 듯한 표정으로 두 걸음 물러서기까지 하면서 배인호 뒤에 숨었다.

“정아, 난 진짜 아무것도 몰라.”

이젠 유정도 서란을 백 퍼센트 믿지는 못했다. 이모건의 말을 들어보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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