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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결혼식에 생긴 재수 없는 일

내 말에 서란의 얼굴이 더 일그러졌다. 그녀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배인호가 나한테 적극적이라는 것이었다.

하미선은 그나마 괜찮았다. 서란의 손을 토닥거리더니 상냥한 어머니의 말투로 말했다.

“라니야, 너 왜 이렇게 속이 좁아? 허지영 씨 배인호 씨 전처인데 이혼해도 서로 친구 하는 건 정상이잖아. 오늘 너도 여기 왔고.”

맞는 말이다. 전에 서란은 유하가든에 와 본 적이 없었다. 지금 들어올 수 있다는 건 무조건 배인호가 허락이 있었을 것이다. 그 의미는 그들의 사이에 변화가 생겼다는 거다.

배인호는 여전히 이랬다저랬다 변덕스러웠다. 나는 도무지 그가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알겠어요, 엄마.”

서란은 하미선의 말을 참 잘 들었고 바로 착한 딸의 모습으로 돌아와 고분고분 대답했다.

나는 하미선 말속의 자랑을 신경 쓰지 않았다. 곁눈질로 배인호가 걸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우리 집 정원으로 들어갔다.

서란의 상큼하고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기쁜 듯했다.

“인호 씨!”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척 빠르게 거실로 들어가 “쾅”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옆집에서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는 생각하기조차 귀찮았다.

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다. 벌거숭이 나무는 이 겨울밤에 더 시려 보였다. 나는 와인 한 잔을 따랐다. 마시고 바로 잘 생각이었다.

“딩동!”

핸드폰이 울렸다. 냥이가 보내온 메시지였다.

확인하기도 전에 냥이의 음성통화가 날아왔다.

전화를 받자, 냥이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지영 언니, 인호 씨 전에 머리 다친 적 있죠? 어떻게 서란과 하미선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할 수가 있어요?”

“어떻게 알았어?”

나는 놀라서 물었다.

“저 서란 씨 인스타 있잖아요. 인스타에 올렸더라고요. 진짜 답답해요.”

냥이가 이렇게 화내는 건 드문 일이었다. 언성도 많이 높아져 있었다.

털털한 성격이라 거의 충동적이고 격렬한 태도가 없었다. 있는 집 딸이라 있어야 할 기본 매너는 있었다.

배인호의 이번 행보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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