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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관종 모녀

한참 후 냥이가 고맙다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대화가 끝난 셈이었다.

나는 저릿한 목을 돌려 풀어주고는 물건을 정리해 퇴근했다.

“지영아, 우리 집 와서 해물 샤부샤부 먹자, 빨리!”

회사에서 나오는데 마침 정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래.”

나는 단번에 동의했다. 지금 집에 가도 별 의미가 없었다. 텅 빈 집은 외로운 기운으로 가득 찬 느낌이 들었다. 요즘은 틈만 나면 정아와 애들을 찾아서 모이려고 했다. 그러면 혼자서 잡생각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세희는 얼마 전 이모건과 사귀게 되었고 민정은 결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아네 가족도 따듯하고 화목해 보였다. 셋 다 행복한데 나만 불쌍한 느낌이었다.

“성민 씨는?”

인사를 하고는 집을 둘러봤는데 노성민이 보이지 않아 물었다.

“배인호 씨가 불러서 나갔어. 무슨 일인지는 몰라.”

정아가 답답한 듯 말했다.

“어젯밤에 이우범 찾느라 여기저기 알아보더니 아침에 이우범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그러더라고.”

배인호는 아까 샤인 코스메틱트로 갔는데 노성민까지 불러낸 거 보면 진짜 무슨 일 생긴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마음속 깊이 샤인 코스메틱에서 또 이상한 짓거리를 해서 우리 회사에 영향 주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인호 형, 아마 가짜일 거예요...”

정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노성민은 이렇게 말하며 나타났다. 그러더니 테이블에 앉은 우리를 발견하고 멈칫했다.

뒤따라 들어오는 배인호의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였다. 그는 짜증이 담긴 눈빛으로 이쪽을 쳐다보았다.

노성민이 절반쯤 말하다 말았다. 그는 외투를 벗으며 헤헤 웃었다.

“아, 다들 밥 먹으러 온 거구나. 우리 자기가 말 안 해줘서 몰랐네요.”

정아가 나와 배인호를 번갈아 보더니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난 배인호 씨 오는 줄 몰랐어.”

요새 배인호와 만날 기회가 많아지면서 밥 한 끼 같이 먹는 건 아주 평범한 일이 되었다. 나는 현실을 잘 파악해야 했다. 우리가 살아있는 이상, 그리고 같은 계층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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