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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이우범과의 약속을 저버리다

아빠도 내가 배인호에게 다시 도움을 청하는 건 원치 않을 것이다. 아빠는 자존심도 강하신 분이라, 그 후에라도 알고 나면 분명히 나에게 뭐라 할 게 뻔하다.

나는 내 이런 고집이 맞는 건지 틀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엄마와 아빠의 의견대로 하고 싶었다.

그들이 원치 않는 일이라면, 나는 최대한 그 일들을 피할 것이다.

“허지영, 너 고집 진짜 세다? 하지만 이번에는 네가 나한테 먼저 부탁할 때까지 기다릴 거야. 네 그 버릇도 좀 고쳐줄 겸!”

배인호는 어두운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나는 머리를 저었다.

“이번에는 절대 그럴 일 없어요. 배인호 씨, 우리 집이 거지가 된다고 해도 절대 당신한테 머리 숙이는 일은 없을 거예요. 내가 당신 곁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라는 것 같은데, 절대 그럴 일 없다고요.”

배인호는 나를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

“내가 언제 돌아와 달래? 너에게 보상 좀 해주려는데 그것도 안 되는 거야?”

“필요 없어요.”

나는 고민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배인호는 더는 말하지 않았고, 나를 몇 초 동안 빤히 쳐다보았다.

“그래, 아무튼 미리 말할게. 네가 내 곁에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돼. 하지만 절대 다른 남자랑 못 만나게 할 거야. 난 말하면 말한 대로 해.”

말을 마친 뒤 그는 뒤돌아서 자리를 떠났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조금 전 그가 했던 말은 협박 요소가 다분했다. 이건 전생에 그가 서란한테 했던 최초의 수법인 건가?

하지만 나는 서란이 아니니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외삼촌네 집에서 나온 뒤, 나는 더는 그들을 설득할 시간이 없었다. 회사 쪽에 상황이 더욱 긴급한지라 나는 얼른 서울로 돌아가야 했다.

나는 매일 해가 저물 때까지 정신이 없었다. 직원들도 달래야 했고, 생산 판매도 감독해야 했고, 주식을 철회하겠다는 그 늙은 여우들도 상대해야 했고, 재무팀 일도 조사해야 했다.

하지만 아빠의 일은 여전히 진전이 없었다. 큰아버지 쪽에는 지장이 생겼고, 이우범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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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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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아~~쉬운게 하나없는 지영씨. 그래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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