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5화 몸으로 갚고 싶지 않았다

나는 바로 입을 꾹 닫았다.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순순히 나를 안고 들어가게 할 수는 없었다. 술기운을 빌어 손을 들어 배인호의 뺨을 세게 때렸다.

“짝!”

손바닥이 뺨에 부딪히는 소리가 청량하게 울렸고 배인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품 안에 안겨 있는 나를 내려다보았다. 화가 나서 이를 꽉 깨물었다.

“역시 술은 사람을 담대하게 만드네. 조금 있다가 후회하지 마!”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배인호는 이미 성큼성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예전과 똑같았다. 심지어 공기까지 익숙했다. 익숙하게 배치된 가구들을 보니 마음이 이상했다.

내가 멍을 때리고 있을 때 배인호는 긴 다리로 나를 안고 2층 침실로 향했다.

다시 내가 직접 꾸민 침실에 돌아오니 아픈 기억 들이 떠올랐다.

그때 나는 배인호와의 달콤한 신혼 생활을 기대하며 설레는 환상을 가지고 신혼 침대를 거금을 들여 특별히 제작했었다.

결국 나 혼자서 몇 년간 잘 잤다. 킹사이즈 침대가 싱글 침대가 되었다.

“날 왜 여기로 데려와요?”

나는 침대에 눕혀졌고 술기운에 나는 힘이 없어 그저 누운 채로 물었다.

배인호는 코트를 벗더니 또 나의 앞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안에 입은 스웨터와 셔츠를 벗기 시작했다.

결국 배인호의 다 벗은 건장한 상반신을 보게 되었다. 더러워진 옷은 빨래통에 넣고 일부러 나에게 야릇하게 물었다.

“뭐가? 남녀가 한 침대에서 자는데 뭘 하겠어?”

“우리가 잠자리를 안 가져 본 것도 아니고, 지금 억지로 할 건 아니죠?”

나는 냉정하게 물었다.

“넌 그러면 지금 뭐로 내 상처를 보상해 줄 건데?”

배인호는 침대 옆으로 서서 높은 곳에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 까만 눈동자로 나를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훑어보았다.

그 눈빛의 원초적인 욕망이 가득해 나는 머리가 멍해졌다. 배인호와 다시 어떠한 관계도 발생하고 싶지 않았다.

아까 그를 이용해 이우범을 자극 한 걸 내가 몸으로 갚아야 한다고?

나는 갑자기 후회되었다. 누구를 이용하더라도 배인호를 이용하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