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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이우범을 단념시키다

바에는 음악이 시끄럽게 울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배인호를 빼곤 듣는다고 해도 무슨 뜻인지 모를 것이다.

그의 눈빛이 유감스러움과 애달픔으로 깊게 물들었다. 그는 손을 올려 나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대신 닦아 주었다.

“미안해.”

“오늘 우리 아빠 생일이에요. 근데 내 집은? 어디 있어요? 그 차갑고 텅텅 빈 그 집? 아니야...”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배인호 씨. 우리 결혼 했을 때, 매일 나 혼자 그 생기 없는 빌라를 지켰잖아요. 거기가 내 집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당신하고 이혼해도 난 여전히 만신창이이고 부모님의 집도 잃고 여전히 난 혼자예요. 정아 말이 맞았어. 당신이 날 망치고 있는 거야.”

배인호의 손짓이 멈췄다. 그는 나의 턱을 조금 힘주어 잡았다. 나의 고개를 들어 자기와 시선을 맞추게 하고 미련이 흘러넘치는 말을 뱉었다.

“난 네가 계속 나한테 매달렸으면 좋겠어. 예전처럼 펜 하나가 안 보여도 날 귀찮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난 더 이상 당신한테 안 매달려요. 배인호 씨.”

나는 취했지만 정신은 말짱했다.

“날 속여서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하지 말아요. 난 이미 벌어진 모든 걸 받아들였어요.”

배인호의 눈빛은 바로 깊어졌고 얼굴에 먹구름이 낀 것 같았다.

“계속 날 화나게 하지 마.”

“우리 부모님도 이미 저렇게 되셨는데, 당신이 뭘 갖고 날 더 협박할 수 있는데요?”

“네 어머니가 평생을 바쳐서 일궈낸 회사를 포기할 거야?”

배인호는 입꼬리를 올리며 잔인하게 웃었다.

“내가 즐거울 땐 널 도와줘도, 기분 나쁘면 설상가상으로 널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고. 알겠어?”

나의 얼굴에 미소가 굳었다. 맞다. 엄마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회사를 무너지게 만들 수는 없었다. 내가 요즘 일에 목을 맨 것도 모두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 아니었던가?

배인호는 나를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하든지 나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잡아냈다.

“지금은 나하고 가. 아니면 결과는 네가 책임져야 할 거야.”

배인호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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