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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만약 우리가 이혼하지 않았다면

주방은 주로 벽이 검게 변했고, 천장은 더러워졌으며, 냄비 여러 개가 불에 탄 상태였다.

사실 배인호가 굳이 청소해 줄 사람을 보내주지 않아도 된다. 내가 시간 날 때 청소부를 불러 처리하면 되니 말이다.

“괜찮아요. 저 시간 날 때 사람 찾아서 청소하면 돼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덜 바쁜가 봐? 나한테 이미 준비된 청소부가 있는데도 그걸 거절한다고.?”

배인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답했다.

나는 요즘 확실히 바쁘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바빠 보기는 처음이다. 온 가족의 무게가 내 어깨에 떨어진 상태이며, 나를 지지하던 두 가족 중 한 사람은 혼수상태이고, 다른 한 사람은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잠시 고민 후 배인호 말대로 하기로 했다.

“알겠어요. 그럼 제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요. 저 아마 6시 넘어서 퇴근할 거예요.”

큰아버지는 아빠 일을 위해 아침 일찍 나가셨고, 여러 인맥도 찾아봐야 하기에 비교적 바쁠 것이다.

배인호는 그제야 굳은 표정을 풀고는 답했다.

“응, 걱정하지 마. 주방일만 다 해결되면 우리 원래 약속대로 실행하고, 더는 귀찮게 하지 않을 거니까.”

나는 요즘 이런 일에 대해서까지 걱정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은 꼭 해야 했다.

“인호 씨, 우리 아빠 이번 일 있잖아요. 아마 서란과 하미선이 뒤에서 일부러 꾸민 일 같아요. 그리고 서란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십중팔구 인호 씨 때문이고요.”

배인호의 풀렸던 미간은 다시 한번 찌푸려졌고, 그의 눈에서는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응, 나도 알아. 그러니 어떤 식으로든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거절하지 않을게.”

나는 몇 초간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다른 일에 대해서는 도와줄 필요가 없어요. 그냥 한 가지만 도와주면 돼요.”

“말해봐.”

배인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 대신 이우범 씨 좀 찾아주세요. 그 사람 어제저녁부터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되고 있어요. 성민 씨한테도 그 집에 찾아가 보라고 부탁했지만, 결국은 거절당했대요.”

나는 진지하게 배인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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