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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껌딱지를 들여보내다

서란의 비명에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하여 가속페달을 밟았다.

나는 그녀의 이상 낌새를 눈치채고서야 차를 멈췄다.

서란의 얼굴은 파랗게 변했고, 그녀는 나에게 책임을 물을 시간도 없이 가방에서 약을 꺼내 물도 없이 넘겨버렸다.

“차 내려, 여기서 나 귀찮게 하지 말고!”

나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내 차에서 내쫓았다.

서란은 원래부터 심장병을 갖고 있었다. 하미선이 그녀를 입양한 후 다시 심장 이식은 해줬는지, 아니면 이식했다 해도 자극을 받으면 안 되는 건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서란은 움직이지 않고, 가슴을 내리치며 자신을 진정시키는 듯했다.

한참 후, 그녀는 다시 혈색을 되찾았고,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내 앞에 내던졌다.

“길게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여기에 사인해요.”

그건 서류였고, 간단히 읽어보고 나서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서란아, 너희 두 모녀 그렇게나 우리 집 회사를 인수하고 싶어?”

서란은 나를 생각해 주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지영 언니, 지금 언니네 집안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뭘 더 버텨요? 이참에 차라리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게 좋지 않겠어요? 게다가 회사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언니네 아빠한테도 피해 가기가 쉬워요. 이미 일까지 터진 마당에, 더 설상가상으로 갈 순 없잖아요? ”

“우리 집안일에 신경 쓰지 마. 서란아, 넌 한 남자를 위해 이렇게 까지 하는게 재밌니?”

내가 되물었다.

적어도 내가 처음에 봤을 때의 서란은 이 정도로 혐오감이 극에 달하진 않았다.

서란은 멈칫하더니, 나를 웃으며 비꼬았다.

“지금의 모습이 전 좋은데요? 적어도 예전보단 잘살고 있고, 당신에게 지금은 보복할 능력도 되잖아요? 나를 지금 이 상태로 만든 건 바로 당신이라고요.”

“네가 애당초 물질에 관한 유혹을 참고 선우랑 같이 일반 커플들처럼 잘 만나 결혼까지 갔었다면 배인호는 아마 계속 널 좋아했을 거야. 너에게 모든 걸 다 바치면서 말이야. 근데 결국은 너 스스로 변한 거야. 내 탓으로 돌려도 쓸모 없다고. 알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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