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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둘이 잘 어울리네.”

최동철이 빙긋 웃으며 말하자 임연지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고마워요, 오빠.”

임연지는 최동철을 사촌 오빠라고 말하지만 두 사람은 혈연관계가 없었고 그녀에 대한 최동철의 태도는 친밀하지 않았다.

이 최씨 가문의 사촌 아가씨는 실속이 없었다. 그러나 최동철이 그녀를 지지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강남은 괜찮은 곳이야. 넌 여기 있고 싶으면 더 있어도 돼.”

“네.”

임연지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고모도 여기 며칠 있을 거래요. 동림이가 주말에 놀러 오고 싶대요.”

최동철은 가타부타 대답하지 않고 부승민이 걸어간 방향을 보며 말했다.

“가 봐.”

“그럼 나 먼저 갈게요, 오빠.”

임연지는 부승민이 간 방향으로 쫓아갔다. 임연지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눈을 가늘게 뜬 최동철이 비서를 불러 귀에 대고 몇 마디 지시를 내리자 고개를 끄덕인 비서는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임연지는 복도에서 부승민을 발견했다. 그는 창가에 서서 왼손을 주머니에 꽂고 오른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통화 중이었다. 들어 올린 팔에 의해 깔끔한 슈트에 몇 겹의 주름이 잡히며 어깨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서 임연지는 관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부승민을 바라보았다. 넓은 어깨와 다부진 몸매, 전화를 받는 단순한 동작만으로도 매력이 철철 넘쳐흘렀다.

서른이 되면 살이 찌기 시작하는 남자들을 아주 많이 봤지만 부승민은 여전히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눈에 그가 정기적으로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주 운동하는 사람들만의 특유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도 매우 듣기 좋았다. 중저음의 동굴 목소리는 남성적인 매력을 한껏 끌어올려 주었다. 임연지는 부승민이 듣기 좋은 목소리로 휴대폰 너머의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불구속 상태라도 사건 수사는 중단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 사건은 증거가 분명해서 바로 검찰에 송치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사건의 당사자인 추서윤과 최민식 조감독의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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