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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아니, 개자식이지!

소파에 털썩 앉은 김시연은 눈을 빤히 뜨고 연민우가 온하랑의 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이 열리더니 슈트를 차려입은 부승민이 안에서 걸어나왔다. 옷차림새는 깔끔하고 단정했다. 연민우가 뒤에서 따라나왔다.

소리를 듣고 시선을 옮긴 김시연은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애써 분노를 가라앉힌 그녀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승민 씨는 언제 오셨길래 제가 못 봤죠? 혹시 은신술이라도 쓰셨나요?”

김시연의 말 속에 담긴 비아냥을 눈치 챈 부승민은 옅게 웃으며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미안해요. 하랑이가 어젯밤 시연 씨가 잠들었다고 해서 방해하지 않았어요.”

김시연의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려왔다.

깜찍한 온하랑!

부승민이 말을 이어갔다.

“그동안 옆에서 하랑이를 챙겨주고 위로해줘서 고마워요. 시연 씨가 없었더라면 하랑이가 이렇게 빨리 벗어날 수 없었을 거예요. 감사하다는 의미에서 시연 씨가 원하시는 게 있으면 편하게 말씀하세요. 지나간 일들 때문에 시연 씨가 저한테 의견이 많다는 거 알아요. 짧은 시간 안에 저에 대한 편견을 버리기 힘드신 건 알지만 잠시 적의를 내려 놓으시길 바라요. 어쨌든 시연 씨는 하랑이 제일 친한 친구이고 전 하랑이 남편이니까요. 저희는 다 하랑이가 잘 되길 바라잖아요. 난처해지는 게 아니라.”

김시연은 부승민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부승민 씨 언변이 이렇게 뛰어나신 걸 이제야 알았네요.”

한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다. 김시연은 근본적인 원인은 부승민이 아니라 온하랑에게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온하랑이 배신했다!

말로는 부승민과 재결합 안 할거라고 했지만 실제 행동은 차츰 누그러지고 있었다. 김시연은 한탄스러웠지만 자신이 온하랑이 아니기에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감정이란 사람이 마시는 물처럼 찬가운지 따뜻한지는 본인만 안다. 김시연은 온하랑의 선택을 개변시킬 수 없다면 뒤에서 그녀를 격려해주고 위로해주는 버팀목이 되기로 했다.

“칭찬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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