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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가까이에서 보니 그의 옷은 이미 빗물에 흠뻑 젖은 상태였고 앞머리에선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부승민은 그녀가 건넨 우산을 보았다. 받지 않고 그저 가만히 온하랑을 보았다.

“고마워, 하랑아. 네가 나와줘서 난 기뻐. 하지만 받지 않을래.”

은은한 가로등 불빛 아래 그가 입을 열자 뽀얀 입김이 나왔다.

온하랑은 고개를 떨군 채 우산을 그래도 부승민의 품으로 밀어 넣었다.

“가져가! 차로 돌아가라고!”

그녀가 손을 빼자 우산은 그대로 바닥에 툭 떨어졌다.

온하랑의 안색이 변하고 바닥에 떨어져 버린 우산을 보다가 부승민을 보았다.

“싫으면 말아! 비 맞고 싶은 거라면 다른 곳에 가서 맞아. 괜히 우리 집 아래에서 맞았다고 무슨 일이 생기면 내 탓할 생각하지 말고.”

“알았어. 아파트 입구에 서 있을게.”

“...”

온하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몸을 틀어 걸음을 옮겼다.

비를 맞으며 말이다.

올곧은 그의 자세를 보니 더 처량해 보이기도 했다.

온하랑은 속에서 화가 치밀어 그대로 집으로 올라가려 했다.

우산을 챙겨 줬는데도 그는 받지 않았으니까.

‘어디에 서 있든 말든 알아서 하라고 해!'

‘나랑 상관없는 일이고 상관할 생각도 없어!'

하지만 얼마 못 가 온하랑은 걸음을 멈추었다. 아랫입술을 틀어 물며 몸을 돌려 부승민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를 쳤다.

“부승민, 너 정말 머리에 문제가 있는 거지?!”

부승민은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빗속을 뚫고 말이다.

“하랑아, 난 네가 왜 내가 그런 짓을 했다고 믿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어. 난 부민재는 돕지 않았다고. 설령 나를 믿지 못한다고 해도 경찰을 믿어주리라 생각했어.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데 내가 그런 짓을 했다고 확정 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난 확정 지은 적 없어. 그러니까 얼른 돌아가.”

온하랑은 눈을 깜박이며 말했다.

사건이 아직 해결되기 전이었지만 판사는 이미 판결서를 준비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만 나온다면 정식 판결서가 나올 것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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