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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온하랑은 눈물을 참으며 조용히 계단 입구로 왔다.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최대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단을 내려갔다.

“온하랑 씨, 청장님께선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녀를 기다리던 경찰이 물었다.

온하랑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죄송해요. 제가 방금 급한 일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거든요. 이만 먼저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추서윤 면회는 나중에 제가 다시 올게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살펴 가십시오.”

온하랑은 차로 돌아왔다. 힘없는 모습으로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부민재는 그녀의 아버지를 죽게 만든 사람이었다. 부승민은 그런 부민재를 위해 책임을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려고 했다.

그녀는 아마도 그간 부승민의 입에 발린 소리에 홀려 있었던 탓인지 속상함에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녀는 사실 부승민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설령 그가 그녀에게 추서윤이 아닌 자신과 거래를 하자고 했어도 경계를 늦추지 말았어야 했다.

입에 발린 소리 뒤에는 달콤한 사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소와 양귀비가 있었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만약 그녀가 조금이라도 더 늦게 알아챘다면 아마 뼛속까지 중독되어 더는 이성을 되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때 멀리서 차가 점점 다가오더니 경찰서 앞에 멈춰 섰다.

그 차에선 소청하와 부윤민이 내렸다. 두 사람은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정월 대보름에 만났을 때보다 소청하는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

온하랑은 주먹을 꽉 쥐었다.

순간 소청하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확 내려 몸을 숨겼다. 몇십 초 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소청하와 부윤민은 이미 경찰서 안으로 들어간 뒤였다.

온하랑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분명 그녀와 온강호가 피해자였다. 부민재가 주모자인지 아니면 공모자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감방 신세는 면하지 못할 것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소청하와 부윤민을 볼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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