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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김시연은 케이크를 한입 베어 물며 부승민을 곁눈질로 슬쩍 바라보고는 두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하랑 씨, 왜 안 가요? 부지런 때문에 남아있을 건 아니죠?”

“그럴 리가요?”

온하랑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말 다른 일이 있어서 그래요. 조금만 더 기다려봐요.”

“알겠어요.”

김시연은 기꺼이 믿어주기로 했다.

김시연은 고개를 들어 온하랑의 표정을 살피더니 아랫입술을 짓씹으며 물었다.

“하랑 씨… 질문이 있는데요…”

“뭔데요? 얘기해봐요.”

“하랑 씨 예전에는… 부지런 엄청 좋아하지 않았어요?”

김시연은 온하랑과 부승민이 결혼을 앞둔 그때,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위태로웠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연락을 주고받는 걸로 미루어보았을 때 온하랑은 진심으로 부승민을 좋아했던 적이 있는 것 같았다.

적어도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만큼은 온하랑이 부승민을 꽤 좋아했던 것 같다.

어쩌면 그 감정이 생각보다 깊었을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고서야 금방 이혼했을 때 온하랑이 그토록 넋 나간 사람처럼 살았을까. 아마도 또 다른 고통은 바로 아이 때문이었으리라…

잠시 멈칫하며 대답을 망설인 온하랑이 입술을 한번 깨물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맞아요.”

김시연은 “역시나” 같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엄청 오랫동안 좋아하지 않았어요?”

적어도 두 사람이 서로를 만났을 때부터 온하랑은 누군가를 눈에 띄게 좋아하고 있었다. 어쩌면 김시연이 온하랑을 알기 훨씬 전부터 온하랑은 부승민을 좋아하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네.”

온하랑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으로 포크의 손잡이를 만지작대며 고개를 푹 숙인 채 말을 이었다.

“말하자니까 좀 웃기긴 하는데요. 제가 부씨 가문에 입양되던 그해부터 좋아했어요.”

김시연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이 정도로 오랜 시간일 줄은 몰랐다. 대충 계산해보면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그럼 지금도 좋아해요?”

온하랑이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로비에서 한바탕 소란이 들려왔다.

두 경찰이 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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