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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온하랑이 부정하며 말했다.

“형님,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그저 시아를 좋아할 뿐이에요.”

“그런 거였군요…”

온하랑은 소청하의 표정이 어딘가 부자연스러워진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

“형님, 왜 그러세요?”

소청하는 온하랑의 질문에 손에 들고 있던 간식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숙인 채 한숨을 푹 내쉬고는 낮게 중얼거렸다.

“어제 그이가 또 그 여자랑 통화하는 걸 들었어요…”

소청하의 말에 온하랑이 화를 내며 대답했다.

“아주버님도 참,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이혼 생각을 품고 있던 소청하도 아이가 생기자마자 바로 이혼이라는 생각 자체를 접어버렸는데 부민재는 그게 아니었단 말인가?

온하랑이 함께 화를 내주는 모습을 보자 소청하는 덩달아 슬퍼졌는지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온하랑의 손을 잡고 말했다.

“하랑 씨, 저도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온하랑이 본 소청하의 상태는 생각보다 좋지 못했다. 전보다 살도 많이 빠졌고 얼굴도 훨씬 초췌해 보였다.

홑몸도 아닌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절대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정”이라는 단어가 참 묘한 것 같다. 형태도 없이 다가와 사람을 죽이고 흉터 하나 없이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정”이라는 이유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져도 쉬이 놓을 수가 없다.

만약 부민재와 소청하가 단순히 집안끼리 맺어진 사실혼 사이였다면 소청하가 이 정도로 심하게 아파하지는 않을 것이다.

“형님, 형님은 이 아이, 낳고 싶으세요?”

소청하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저도 모르겠어요…”

사실 소청하는 어떻게든 아이를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어제저녁 부민재의 통화를 엿들어버린 순간, 소청하도 자신의 진심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사람들 말 틀린 것 하나 없었다. 이미 바람을 한 번 핀 경험이 있는 사람은 분명 두 번째, 세 번째가 존재한다고. 부민재가 계속해서 외간여자와 연락을 이어나가는데 소청하가 계속해서 이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깔끔하게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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