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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부현승은 여자친구를 데리고 부모님을 찾아뵌 적은 없지만 서혜민과 함께 데이트를 나갔는지 아닌지를 둘째 숙모는 잘 꿰고 있었다.

세상 그 어느 엄마가 아들이 마음 맞은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을 마다할까?

사실 초반에 둘째 숙모도 서헤민의 정체를 알았을 때는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는 않았다.

가정환경도 평범했고 부모님 역시 사업가가 아닌 그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밑으로는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는, 돈 나갈 일이 많은 여동생 두 명과 남동생 한 명이 있었다. 게다가 나이가 든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몸 여기저기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서혜민의 큰아버지는 병원에 입원까지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총체적으로 서혜민의 집안은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헤민 본인도 중학교를 자퇴하고 백화점 의류 매장에서 판매 직원으로 일하는 신세였다.

부현승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하층민이나 다름없었다.

다행히도 둘째 숙모가 집안 환경을 크게 따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연구에만 심취해 있던 아들이 어렵게 연애를 한다고 하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서혜민의 조건을 바로 수락해버렸다. 분명 서헤민에게 아들이 좋아할 만한 특징이 분명히 있으리라는 신념만 갖고 말이다. 그게 아니고서야 자기 아들이 이런 조건의 서혜민을 좋아할 리가 없었다.

미래 며느리에 대해 궁금한 게 아주 많던 둘째 숙모는 바로 며칠 전, 친하게 지내던 부잣집 사모님 한 명과 함께 쇼핑하며 서헤민이 근무하고 있는 매장을 방문했다.

그때 가게에는 다른 손님들도 있었다.

한 쌍은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여학생이 옷을 입어보고 있었다. 겉모습부터 평범했던 두 여학생에게 서혜민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둘이 무엇을 하든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수시로 가게 입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둘째 수고 일행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곧바로 고등학생 손님 두 명을 제쳐두고 환한 미소로 둘째 숙모 일행을 맞이했다.

그 순간, 둘째 숙모의 표정이 슬슬 굳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혜민은 그런 둘째 숙모의 표정을 미처 눈치채지 못한 채 누가 봐도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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