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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남자와의 통화가 끝나자 추서윤은 또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됐어? 그쪽 애들은 국경 근처는 갔대? 장국호가 온하랑한테 넘어가면 우리는…”

수화기 너머의 남자가 답했다.

“갔어. 지금 장국호의 행방은 아무도 몰라.”

추서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원망 섞인 눈빛으로 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온하랑이 10년 전 사건 조사하기 시작할 때부터 진작…”

온하랑도 같이 처리해버렸어야 했다.

수화기 너머의 남자는 침묵을 지킨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추서윤이 비웃으며 말했다.

너희 부씨 집안도 온하랑 거둬줄 땐 이런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은 못 해봤지?”

부민재가 말했다.

“내가 할아버지한테 온하랑 입양하자고 얘기한 거야.”

사실 할아버지는 그저 온하랑이 계속해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후원만 해줄 생각이었다.

온하랑을 부씨 가문으로 입양해 양딸로 키우자는 말을 먼저 꺼낸 사람은 바로 부민재였다.

할아버지는 평소에도 항상 온강호를 꽤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인지 온강호의 죽음이 알려졌을 때도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진심으로 애도했다. 갓 사회에 진출해 일을 시작한 큰 손자를 온강호의 장례식에까지 참석시킬 정도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민재는 그저 할아버지의 친구가 세상을 뜬 줄로만 알고 할아버지와 함께 장례식에 참석했다.

장례식장에 도착해 크게 걸려있는 흑백의 영정사진을 확인한 후에야 부민재는 그 자리에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영정사진이었지만 부민재는 사진 속의 남자가 살벌한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듯한 괴이한 느낌을 받았다.

할아버지를 포함한 여러 사람이 진심으로 애도 하는 표정을 보는 부민재의 마음은 괴롭기 그지없었다.

부민재는 그곳에서 온하랑을 처음 마주쳤다. 16-17살 정도밖에 안 된 어리고 어렸던 온하랑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소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온강호가 온하랑의 유일한 가족이었다는 ㅅ사실을 접한 후에는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연민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할아버지에게 먼저 온하랑의 입양을 제안했다.

할아버지도 부민재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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