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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추서윤이 호텔 방 밖에 대기하게 시켰던 그 사람이었다.

발신인을 확인한 추서윤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바로 전화를 받아 질문을 던졌다.

“왜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

수화기 너머에서는 한동안 침묵이 흐르더니 이내 대답이 들려왔다.

“방금 구급차가 와서 조감독님을 싣고 갔습니다.”

추서윤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띄워졌다.

설마 음주 후 성관계로도 정신을 잃을 수가 있나?

흥, 40대 늙다리가 운동도 안 하고 살만 뒤룩뒤룩 쪄있으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 이상할 건 없었다.

매번 최민식과 함께 관계를 할 때마다 추서윤은 능지처참을 당하는 듯한 기분을 느껴왔다.

온하랑도 자신과 같은 일을 겪었다 생각하니 추서윤의 마음은 후련하기 그지없었다.

“제가 방금 가까이 가서 봤는데요, 조감독님 옷매무새는 단정했는데 머리에 상처가 심하게 나 있었습니다…”

추서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뭐라고요? 확실해요? 잘못 본 건 아니고요?”

“네, 정말입니다.”

“…”

추서윤은 지금 심정을 무어라 형용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추서윤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심장이 빠르게 쿵쿵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급하게 수화기 너머로 질문을 던졌다.

“방 안에는 들어가 봤어요? 카메라…”

“방금 혼란스러울 때 들어가 봤는데요. 메모리 카드는 이미 누군가가 가져간 것 같습니다.”

추서윤은 마음속에 무거운 돌덩이가 쿵 내려앉는 듯했다.

그녀는 조용히 전화를 끊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채 자동차 핸들을 힘껏 내리쳤다.

쓸모없는 것들!

정말 하나 같이 쓸모라고는 없는 것들!

최민식 이 돼지 새끼가!

아니, 돼지보다 못한 놈!

입 앞까지 고기를 가져다줘도 못 먹어!

추서윤은 극에 달한 분노에 완전히 이성을 잃고 말았다.

메모리 카드는 분명 온하랑이 가져갔을 것이다.

추서윤이 기억하기로는 자신이 카메라를 작동시킨 후로도 최민식과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었을 것이다.

만약 온하랑이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따로 공개라도 해버린다면 그 결과는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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