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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이렇게 시간을 끌다 보면 몇 년 안에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민지훈의 대답은 온하랑의 예상 밖이었다. 혹시 그녀가 믿지 못할까 봐 민지훈은 녹음 파일까지 보냈다. 대화 뒷부분만 녹음 되었는데 정말 그런 뜻이었다.

민지훈이 민성주를 제지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민지훈은 애초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걸 알고 있었다. 온하랑은 녹음 파일을 다시 자세히 듣고 나서 바로 공급업체의 책임자와 지시자를 구분할 수 있었다.

온하랑은 이 지시자의 목소리가 왠지 익숙했다.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같았지만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상하군요. 저 남자의 정체를 조사하고 싶은 거죠?]

[집주인이 저 남자와 관계가 있는 것 같거든요. 사실 이 모든 것이 저 남자가 우리를 노리고 벌인 일 같아서요. 우리도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죠. 저들에게 몇 년 뒤까지 가만히 끌려다닐 수는 없잖아요. 저 두 사람의 약점을 찾을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어요.]

설마 민성주는 정말 재료에 문제가 있는 줄 모르고 그저 저들의 표적이 된 것일까?

[사설탐정은 나도 잘 몰라요. 잠시만요. 친구한테 물어 보고 있으면 알려 줄게요.]

[네. 고마워요, 누나.]

온하랑은 서우현의 대화창을 열어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서우현더러 아무것도 모르는 척 민지훈을 도와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다. 서우현은 잠시 답장이 없었다.

온하랑은 부시아가 신나게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았다. 얼굴이며, 손이며, 옷이며 물감이 알록달록 묻어 있었다. 그녀는 옆에 앉아 서우현의 답장을 기다리며 스토리를 보고 있었다.

인스타에는 새로운 스토리가 많이 올라와 있었다. 그녀는 ‘좋아요’를 누를 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아야 할 것은 댓글을 달았다. 이때 육광태가 올린 동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표지는 새끼 고양이 사진이었다.

육광태같은 상남자가 고양이를 키운다고?

그녀가 동영상을 열어보자 귀에 들어온 건 육광태의 목소리였다.

“야옹아, 이리 와”

온하랑은 흠칫 놀라며 얼굴에 미소가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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