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67화

“너 간 거 아니었어? 다시 와서 뭐 해?”

부승민은 냉랭한 눈으로 온하랑을 흘겨보았다.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온하랑은 깨진 유리컵을 쓸며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들어 부승민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내가 가기를 바라니까 금방 가도록 할게.”

부승민은 화가나 웃음이 났다.

이 여자는 분명 일부러 이러는 걸 꺼야!

일부러 그를 약 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시아는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삼촌은 대체 무슨 고집이 이렇게 세지? 왜 말을 이따위로 밖에 못 하는 거야. 숙모를 밀어내고 있잖아. 마른 병아리 민지훈은 누나, 누가 거리며 입이 얼마나 달콤한데?

당장 삼촌을 말려야 해. 이러다 숙모가 진짜 화나서 가버릴지도 몰라.

“삼촌, 이거 왜 이래요?”

부시아는 뒤로 한 발 물러서며 바닥에 유리 조각을 짚었다. 부승민의 표정은 그제야 조금 누그러졌다. 주먹을 입술에 대고 기침을 하고는 조용히 말했다.

“방금 물 마시려다가 실수로 컵을 떨어트렸어.”

“삼촌, 나랑 말하며 왜 숙모를 보고 있어요?”

부시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동그란 눈을 깜빡거렸다. 작은 얼굴에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어 보였다.

“...”

온하랑은 저도 모르게 눈을 치켜뜨고 부승민을 바라보았다. 얼떨결에 부승민과 시선이 마주치며 온하랑은 얼른 시선을 거두고 유리 조각을 쓰레기통에 쏟아버렸다. 부승민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꼬마는 눈을 떼굴떼굴 굴렸다.

“알았어요. 삼촌은 숙모가 보고 싶었던 거죠. TV에서 하루 못 보면 3년 못 만난 것 같다고 했는데 그러면 삼촌은 숙모를 몇 년 동안이나 못 만난 거네요. 그래서 너무 보고 싶었던 나머지 숙모에게서 눈을 못 떼는 거예요...”

“부시아!”

온하랑은 얼굴을 굳히며 정색했다.

이 꼬마는 평소에 어떤 드라마를 보길래 나이도 어린 게 어른보다 아는 게 더 많은 거야. 정말 못 하는 말이 없어.

부시아는 얼굴에 미소가 굳으며 입술을 꼭 다물고는 검지를 맞대며 애교를 부렸다.

“삼촌, 살이 엄청 많이 빠졌어요.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