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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만약 이번 동창회가 아니었다면, 그 복잡한 일은 아마 영원히 그녀 마음속 깊은 구석에 숨겨졌을 것이다.

온하랑은 그제야 김시연이 인터넷에서 남자 모델들 사진을 수집하는 걸 좋아하고 남자를 불러 같이 술을 마시고 노래는 불러도 연애는 안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한 번도 연도진을 잊어 본 적이 없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에게 상처를 크게 받아서 다시는 사랑을 믿지 않게 된 걸지도 모른다.

“...내가 그렇게 비굴하게 다시 만나자고 빌었는데... 남아 달라고 바랬는데, 그래도 갔어요... 그렇게 7년을 떠났으면, 돌아오긴 왜 돌아와?”

김시연은 목이 메었다.

물기에 젖은 목소리가 떨리자 듣는 온하랑의 마음도 아팠다.

그녀는 김시연이 이렇게까지 억울해하는 건 처음 봤다.

7년 전, 김시연이 갓 대학에 붙었을 시점이었다.

“하랑 씨. 제가 얼마나 걔를 좋아했는지 모를 거예요... 부모님은 제가 유학 가길 바랐는데 걔 놓치기 싫어서, 제가 부모님 설득해서 남았거든요... 근데, 걔는 갑자기 가버렸어요... 일말의 여지도 안 남겨주고... 돌아오면 돌아왔지... 왜 굳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나냐고...”

김시연은 뒤에서 뭐라 중얼거렸지만 소리가 점점 더 작아져서 온하랑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러다가 그녀는 뒷좌석에서 잠이 들었다. 얼굴에는 이미 마른 눈물자국만 남아 있었고 입은 여전히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자 온하랑은 조용히 내려서 부시아를 데려왔다.

그는 미리 부시아에게 말했다.

“시연 이모가 뒷좌석에서 자고 있으니까, 조수석에 앉아. 차에서 큰 소리로 말하면 안 돼.”

부시아는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 지하 주차장에 주차했다.

온하랑은 김시연을 깨웠다.

“시연 씨, 일어나 봐요. 집에 도착했어요! 집에 가서 자요.”

두 번을 불러서야 김시연은 한쪽 눈만 뜨고 눈물이 나올 정도로 하품했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창밖을 보면서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집 도착했어요?”

“네. 올라가서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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