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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민지훈의 기대에 찬 눈빛을 마주한 온하랑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천천히 근처 광장을 향해 걸어갔다. 길가의 행인들은 빠른 발걸음으로 걷고 있었고, 두 사람만 대화를 나누며 느긋하게 걷고 있었다.

갑자기 민지훈의 팔이 흔들리면서 온하랑의 손에 닿았다. 온하랑은 반사적으로 뒤로 치우고 계속 앞으로 걸으며 중얼거렸다.

“... 금정 근처에 있는 여러 케이크 가게에서 다 먹어봤는데...”

눈을 내리깔고 있던 민지훈은 온하랑의 말을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귀가 살짝 빨개지고 눈을 꾹 감았다 뜨며 용기를 내어 갑자기 온하랑의 부드럽고 가느다란 작은 손을 덥썩 잡았다.

그의 손은 온하랑의 손보다 컸고 그녀의 손을 꼭 감싸 쥐었다. 피부가 닿는 느낌이 들자 온하랑은 몸이 흠칫 굳으며 반사적으로 벗어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온하랑은 입술을 감쳐물고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순간 그녀는 가시방석 위에 앉은 것처럼 어색하고 불편한 느낌만 들었다. 머릿속에는 뜬금없이 부승민의 얼굴이 떠오르며 그녀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왜 또 그를 생각하는 거야?

그녀는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다. 마음이 혼란스럽고 민지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애써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민지훈이 웃으며 말했다.

“누나 손이 좀 차가워요. 다음부터는 나올 때 더 따뜻하게 입어요. 감기 걸리지 않게요.”

“그냥 체질 탓이에요. 겨울이면 항상 차가워요.”

“그럼 앞으로 겨울마다 제가 손을 따뜻하게 해줄게요.”

민지훈의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러웠다. 온하랑은 침묵했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민지훈은 그저 그녀가 부끄러워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이 이미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으니 딱히 상관없었다.

두 사람은 케이크 가게에 도착했다. 진열장에 진열된 여러 종류의 케이크를 보던 민지훈은 온하랑의 초롱초롱한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누나, 어떤 거 좋아해요? 초콜릿케이크?”

온하랑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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